올해의 OO은 무엇인가요?

연말정산으로 돌아보는 한 해 살이

by 조이아

작년 아니 엄밀히 말하면 올해 1월부터 하는 연례행사가 있다. '연말정산'이 그것이다. 월급과 납부한 세액, 환급 혹은 추가 징수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연말정산이다. 서점 '한쪽가게'에 갔다가 '연말정산' 책자를 발견했고, 일 년의 생활을 돌아본다는 콘셉트에 반해서 주수희용으로 얼른 세 권을 샀다.

DAY-OFF에서 발행하는 연말정산은 올해로 11번째라고 한다. 작년에는 뜨개 콘셉트의 디자인, 올해에는 'Still, We grow'를 부제로 연둣빛 디자인, 씨앗 선물도 담겼다. 1번부터 101번까지 질문 혹은 빈칸 채우기식 워크북 형태다.

올 1월에 있던 주수희 워크숍 첫날에 했던 일이 바로 연말정산 나누기였다. 서로에 대해 더 알게 되었고, 빈칸으로 두었던 질문도 추가해 적을 수 있던 시간이었다. 그 다정한 시간을 기억해 새해에도 모여 앉아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2025년용 연말정산은 주연이 준비해 주었다. 서점 '오케이 슬로울리'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세 권이라고 했다. 이번주 주수희 모였을 때 함께 쓰려고 했으나, 이야기 나누느라 바빠서 각자 쓰기로 했다. 1월에 나누게 될 서로의 문장들이 궁금하다.

올 1월(요새 겨울 방학은 1월에 합니다) 처음으로 연말정산을 구입하고는 다시 가서 스물일곱 권을 샀더랬다. 우리 반(작년 우리 반^^) 애들한테 시키려고. 과자 파티와 더불어 모둠별로 모여서 자신들의 1년을 결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과자 파티랑 같이 해서 제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삼삼오오 앉아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중2의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집에 가서 꼭 해보라고 했으나, 과연 어땠을지는 의문이다.

올해에는 국어 시간에 '올해의 랭킹'을 패들렛에 모아보았다. 3학년 전체에서 딱 10분간 모은 내용이, 둘러보면 사뭇 재밌다. 올해의 행운, 올해의 배움, 올해의 실패, 올해의 덕질 등에 올해의 국어활동도 써보라고 욕심 냈다. 친구들에게 하고픈 말 항목도 넣었더니 졸업을 앞둔 가벼운 마음들을 써넣었다. 여기에 적지 않더라도 각자가 한 해의 성장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져보기를 바랐다.


2025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초에 정리했던 2024년의 나와 어제오늘 적어보았던 2025년의 내 생활. 두 권을 두고 비교해 보니 여전한 것도 있고 새로운 것도 보인다. 올해의 행운이라 할만한 것이 내겐 많았다. 책쓰기 연수팀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 책 만들기 컨설턴트 역할을 해본 것, 아이들 소설, 수필, 웹툰 수상 덕분에 상을 받게 된 것, 읽고 쓰는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것 등. 새해에도 운을 쌓아가는 시간들이기를 바란다.

올해 연말정산의 84번 항목은 "나의 혼문을 지켜준 ________________"이다. '읽고 쓰는 삶, 지지 그룹의 연대'라 썼다. 주수희를 비롯하여 친구들, 가족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올해의 마지막 글을 쓴다.


@ DAY-OFF, <연말정산>

@ 임진아 2025년 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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