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방충망에
매미 한 마리
철심 같이 뻣뻣한 울음에
그만 잠이 깬 새벽
손 닿는 가구마다 숨결이 뜨겁다.
선풍기 한 대로 열기를 식히다
문득 창 밖 울리는 둔탁한 사내들의 소리
어-어이, 으-으이
알아들을 수 없는 고함에
아파트 앞마당을 내려다본다.
그 누구도 기다린다 생각해본 적 없었겠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가 기다리고 있던 그들.
운전석의 사내와 짐을 싣는 사내가
서로 내지르는 신호에 맞춰
우르릉, 덜그덩, 그그극
쓰레기 짐 싣는 소리 요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