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년 만에(?) 장을 봤다.
잘 아는 동네 정육점에 닭 두 마리 살을 발라달라고 부탁해서 찾아오고, 당근을 포함해서 대파, 노랑 빨강 파프리카, 대파, 호박 등 야채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요리라는 것을 해보는 날.
야채는 토막토막 네모네모, 닭고기도 토막토막 네모네모.
손에 잡히는 대로 꼬치에 꽂는다. 딸아이가 싫어하는 당근은 제일 끝에.
실수로라도 먹으라고. ㅎ
양념장을 만든다.
비율은.... 모르겠다.
내가 하는 요리들이 늘 그렇듯이 손에 잡히는 대로 퐁당퐁당 휘적휘적, 끝.
고추장, 간장, 고춧가루, 물엿, 매실 진액. 굽다가 탈까 봐서 마늘은 생략.
물도 넣는다. 재료가 익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양념장이 조금 묽어야 한다.
바닥 두꺼운 프라이팬에 꼬치를 올린다.
나도 불맛이란 것을 내보겠노라고 맨 프라이팬에 꼬치를 올린다.
그런데, 하이고야, 다 익기 기다리다가 숨넘어가겠고나. 앞뒤로 뒤집어주는데 익을 생각을 안 하네.
안 되겠다. 양념장 발라야지. 앞뒤로 요리 솔로 양념을 발라가면서 익혀본다.
안 되겠다. 그냥 양념을 들이붓자. 오오, 이건 흡사 포장마차 닭꼬치~~~
과정이야 어찌 되었건 맛나게 먹으면 장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