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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희 May 03. 2020

미얀마여행_마하 간다용 짜웅의 아침 공양과 배꼽티

 만달레이 마하 간다용짜웅 사원은 스님들의 아침 공양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이 사원은 스님들의 수행처로 유명하여 그 수가 많을 때는 수 천명에 달한다고 한다. 스님들은 매일 아침 10시부터 순차적으로 공양을 위한 그릇을 들고 맨발로 사원을 나와 식당으로 향한다. 스님들의 아침 공양은 미얀마 불교의 상징처럼 되어 전 세계에서 몰려온 사람들은 스님들의 아침 공양의 장관을 보기 위해 이곳 마하 간다용 짜웅으로 몰려든다.

스님들은 매일 아침 10시가 되면 사원을 나와 식당으로 향하는데, 시간이 되면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스님들의 이동하는 통로인 도로 양 옆으로 관광객들을 통제하기 위한 줄을 친다. 관광객들은 인도에 줄지어 서서 스님들이 나오시기를 기다리며, 관리 요원들이 따로 있어서 관람하는 관광객들에게 예절 등을 안내한다. 예를 들어 핸드폰 카메라 촬영은 가능하지만 DSLR 카메라 촬영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스님들이 나오시면 관광객들은 미리 준비한 음식, 돈 등을 시주하기도 한다.

스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

나도 관람객들 사이에 끼어 스님들이 나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익숙한 한국말이 들려왔다.

 '와~, 쩐다.' 

고개를 돌리니 도로 한가운데를 걸어오는 세 명의 젊은 여성이 보였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도로는 스님들이 이동하는 통로이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양 옆 인도에 서 있다. 가끔 자리를 옮기기 위해 도로 가운데를 지나는 사람이 있기는 하나 인도의 관광객들의 시선을 의식하듯 대부분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곤 한다. 특히 스님들이 나오시는 시간이 임박하면 도로 양쪽으로 관광객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기 때문에 도로 한가운데를 지난다는 것은 관광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상황이 된다. 그런데, 이 세 여성은 인도에 서있는 사람들을 둘러보기까지 하면서 도로를 점령이라도 한 듯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내가 들은 목소리는 그중 한 사람의 것으로, 정확히는 "와~, 사람들 진짜 많다. 다." 였다.

 

고개를 돌린 내 눈에 가슴 아래에서 질끈 묶은 티셔츠와 그 아래로 훤하게 드러난 배꼽과 반바지가 보였다. 그녀들은 가슴과 배를 한껏 내밀고 '쩔게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마하 간다용 짜웅 사원을 방문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수행하는 스님들의 공양 행렬을 보러 오는 것이다. 단순한 관광상품을 보러오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옷차림이나 표현은 각자의 개성이지만 사원을 방문할 때는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절이 있지 않을까. 특히 수행하는 스님들의 모습을 지켜보러 올때에는 더더욱 그래야한 것 아닐까? 가끔 다른 나라 관광객들의 여행 예절을 흉보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 또한 다른 나라 사람들의 눈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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