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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여행19_바간의 모래 그림

by 김경희

불탑의 도시 바간, 사원 근처 어디에나 모래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이 있다. 일출과 함께 벌룬이 떠오르는 풍경, 자주색 가사를 걸친 스님들, 불교의 신화, 만다라가 그려진 그림들이다. 흰색과 같이 밝은 색 천 위에 그린 이 그림들을 그들은 모래그림, send painting이라고 불렀다.


모래그림 화가는 돗자리를 깔고 바닥에 납작 엎드려 그림을 그리거나 작은 밥상 크기의 앉은뱅이책상을 놓고 그림을 그린다. 그의 주변에는 이미 완성한 그림들이 가득 펼쳐져 관광객들을 부르고 있다. 그림에 열중하는가 싶다가도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온몸으로 느끼는지 사람들이 바라보기만 하면 곧바로 고개를 들고 그림 판매에 나선다.

'이건 모래그림이야. 매우 아름다워.'

화가는 그림을 내밀며 만져보라고 권한다. 촉감이 까슬까슬하다. 짐작에, 안료 자체가 모래라기보다 천에 접착제를 바르고 그 위에 아주 가는 모래를 뿌려 바탕을 만드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모래를 접착시킨 천 위에 밑그림을 그리고 채색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모래그림의 크기는 아주 다양하다. 대부분 미얀마 거리의 화가들의 그림이 그렇듯이 정해진 그들만의 몇 가지 유형이 있는 것 같았고, 그 틀 안에서 조금씩 변형해서 그리는 것으로 보였다. 비슷비슷해 보이기는 했지만, 화가들에 따라 조금씩 다른 유형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대부분은 화려하고 강한 채색을 사용했다. 좀 더 솜씨가 좋은 사람이 있기는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이 있다면 솜씨와 상관없이 한 장쯤 사와도 좋을 것이다.


모래그림은 바간에서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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