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 뒷골목, 책방거리에서 산 만달레이 도서관 책 한 권, <What good is a tail?>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 짐을 정리하다 책을 펼쳐 보았다. 아이고 냄새. 책 냄새, 라기보다 책벌레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마분지의 오래된 지질의 책장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이 책에 그림을 덧 그리면 어떨까? 연필과 수채물감 정도면 색연필로 소묘한 것 같은 소박한 일러스트와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일러스트에 여백은 충분하니 양곤 이곳저곳 풍경을 넣으면 좋겠다. 첫 장에는 양곤에서 처음 본 미얀마 풍경이 슐레 파고다를 넣고, 다음 장에는.....
하루 저녁, 책 여백에 슐레 파고다를 그려 넣은 것을 딸아이가 보더니 웃는다.
'처음부터 있는 그림인 것 같네.'
절대 그럴 리가 없지. 이 책은 미국 뉴욕에서 1962년에 발행된 책이거든.
일러스트 없는 첫 페이지. 양곤의 슐레 파고다 덧 그리기
이 페이지에 덧그린 것은? 슐레 파고다의 낫상. 슐레 낫은 쉐다곤 탑 건설을 예언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