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다리 너머 가을 햇살

by 김경희

교사의 출근길이란 학교 가는 길.

가끔 평생 학교만 다니다 인생 끝난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학교 다닐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나이가 되어보니

학교 오가는 시간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집에서부터 거리가 꽤 멀어

출퇴근 길에 가까운 곳에 근무할 때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을 만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일상은 반복되고 계절도 반복되는 것 같지만

어쩌면 우리는 매일 하나의 터널을 지나 소멸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옛 시인이 노래했듯 지금 이 물이 어제의 물이 아닌 것처럼.


굴다리 밑에서 잠시 신호대기 중,

그 너머로 보이는 풍경 속, 가을 햇살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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