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가온갤러리 초대전 2021.8.24-8.29
인천, 인문의 풍경
인천의 화가 10명이 인천광역시교육청 학생교육문화회관 1층의 가온 갤러리에서 <인천, 인문의 풍경>이란 전시회를 갖는다.
(전시일정: 인천광역시교육청 학생교육문화회관 2층 가온갤러리 / 2021년 8월 24일-8월 29일)
인문(人文)을 ‘사람이 그려낸 무늬’라고 읽는다면, 우리는 거기에 인문(仁紋)을 더해 쓰고 ‘인천(仁川)의 주름 무늬(紋)’라고 읽는다. 인천의 풍경을 인문(仁紋)의 풍경이라고 읽는 것은 우리가 ‘아름답다’란 관념으로 포장된(혹은 표현된) 풍경에 답을 찾지 않고, 그 주름 이면에 녹아 굳은 할머니 살 같은 인천의 진짜 몸을 그리고자 함에 있다. 그것은 멋진 바다 풍광 너머 녹록하지 않은 삶의 경계를 들춰내는 것이고, 흙처럼 변해버린 내 아버지의 손을 작업에 담는 일이다. 구도심 깊은 골목 하찮은 화분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채집하고, 귀청 때리는 자동차 소음에서 심산한 일상을 일깨우는 것, 이것이 ‘인천, 인문의 풍경’이다. (전시 서문 중에서)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는 고창수, 김경희, 김영옥, 김정렬, 도지성, 박충의, 이진우, 정평한, 허용철, 현용안의 10명의 작가다. (필자도 지난겨울부터 조금씩 준비한 작품으로 이 전시회에 참여하였다.)
10인 10색
전시 서문에도 쓰여 있듯이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인천의 각 지역에서 적지 않는 시간 동안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
30여 년 넘게 학생을 가르치다 퇴임한 전직 교사도 있고, 그 아이들의 아이를 가르치는 작가도 있다. 섬 너머의 섬 ‘백령’이 고향인 작가도 있고, 뒤늦게 인천에 정주했지만 여기서 자식 낳고 기르며 바탕이 인천 사람이 된 작가들이다. 참여 작가 서로서로 인천에서 많은 시간 걸어온 길을 너무도 가깝게 지켜본 터라, 여기 내놓는 작품에는 그들의 삶이 온전하게 녹아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작업과 삶은 분리될 수 없다. (전시 서문 중에서)
10여 명의 작가들이 살아온 인천의 지역도 다 다르다. 백령도에서, 남동구에서, 송도, 강화도, 부평에서.... 인천이 고향이거나 인천에 정주한 지 수 십 년 된 작가들이기 때문에 작품은 피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다. 스쳐 지나가듯 그린 그림이라기보다는 내밀한 속살을 온전히 아는 사람만이 그릴 수 있는 풍경들이다. 코로나로 전시가 많이 축소되어 아쉽지만, 작가의 글과 작품을 이곳에 잠시 전시해보려고 한다.
고창수 <부유의 도시>
김경희 <굴포천-시간>
김영옥 <섬섬옥수-그곳에 섬이 있었다.>
김정열(산곡 거사) <부평을 걸으며>
도지성 <오래된 골목에서 발견한 이야기>
박충의 <경계의 바다-백령도>
이진우 <동네에서 그림 그리기>
정평한 <영종도와 도 사이 그 어디쯤>
허용철 <강화 10경>
현용안 <둥지 치다>
기획단계에서의 전시 일정은 8월 초부터 한 달 정도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수도권 코로나 상황이 심상찮아지더니 4단계가 되었다. 인천만이 아니라 수도권 대부분의 전시회가 미뤄지거나 전시 관람 인원을 한정하는 등 축소되는 상황에서 이 전시도 축소를 피해 갈 수 없었다. 한 주, 한 주....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일주일의 전시기간이 결정되었다. 오랜 시간 전시를 준비해온 작가들의 입장에서는 무척 아쉬운 일이다.
지난 14일, 작가들은 비어있는 전시장(원래라면 이미 작품을 전시 중이어야 할 기간이었다.)에 일단 작품 설치를 마쳤다. 학생 교육문화회관 전체가 셧다운 된 상태라 남은 기간 전시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문이 닫힌 갤러리에서 작품들은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다행인 것은, 갤러리 측에서 따로 온라인 전시를 준비하여 유튜브에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 온라인 전시 8월 24일부터 유튜브: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꿈이랑쉼이랑 TV)
10인 10색 전시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