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희 May 02. 2018

[양말목 직조1]냄비받침 만들기

업사이클링 수업

양말목 직조에 사용하는 양말목은 일반 공예 재료가 아니고, 양말 공장에서 양말을 짤 때 나오는 산업 폐기물이다. 양말을 짤 때 처음 코를 잡기 위해 여분의 실로 짜고, 실제 양말을 다 짜고 나면 양말목 부분은 잘라 버리게 되는데, 이 부분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공예인 셈이다. 양말목은 과수원에서 주로 사용했던 걸로 보인다. 인터넷에서 양말목이라고 검색을 하면, 양말(과수 결속 끈)이라고 나오고, 판매처도 농자재 관련 사이트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미술수업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일종의 생활공예라고 할 수 있는 종류의 수업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그런 흐름이 흥미롭기는 하나 지식과 시간의 한계로 그냥 눈여겨보고 있을 뿐이다. 


양말목 직조는 미술과 수업으로서도, 기술가정과 수업으로서도 응용 가능한 수업이다. 미술과 수업이라면 생활공예 쪽에서, 기술가정과 수업이라면 섬유와 관련된 단원에서 응용해볼 만하다. 평소 기술가정과 선생님들이 평직, 능직 등 섬유 조직 수업에서 색종이로 섬유 짜는 연습을 시키는 것을 보아왔던 터라 이런 수업을 하면 색종이가 아니라 진짜 섬유를 만들어 보는 경험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양말목을 실재 사서 사용해보니 길이가 다른 것들이 있었다. 어떤 것은 두껍고 긴데 어떤 것은 가늘거나 짧은 것들이 있었다. 아마도 제작 목적에 따라 다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양말목은 섬유제품의 부산물이라 섬유 먼지가 매우 많다. 실내에서 직조를 하게 되면 제법 많은 먼지에 노출이 될 수 있으니 야외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시원한 나무 그늘이나 파고라 벤치 아래에서 아이들과 수다를 떨면서 직조를 해봐도 좋겠지. 


이 수업은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남녀 합반의 수업이었다. 그리고, 이 수업은 남, 녀 학생 모두 즐겁게 집중해서 참여하였다. 

직조 틀 만들기 
  *  준비물 : 나무틀, 황동 못(신주못 22mm), 망치, 1cm 간격 표시된 종이                

직조 틀은 공방에 맡겨 제작했다. 삼나무를 사용했는데, 미송은 못을 박을 때 쪼개짐이 있고 삼나무는 부드러운 편이라 쪼개짐이 덜하다고 한다. 못은 황동 못(신주못)을 구입했다. 황동 못은 황동 코팅이 되어있어서 머리가 비교적 작고 둥근 편이라 실을 걸고 짜기에 유리했다. 

만일 수업시수가 충분하다면, 학생들이 직접 못을 박고 직조 틀을 만들 수 있으면 더 흥미로울 것 같다. 


삼나무도 일부 쪼개짐이 나타나는데, 미송에 비해 심하지 않은 편이며, 이 때는 갈라진 부분에 초강력 접착 본드를 흘려녛으면 된다. 만일 미송을 사용한다면 가장 가는 드릴로 미리 구멍을 뚫어놓고 못을 박으면 된다.

                     

나는 수업시수가 부족해서 빈 수업시간에 미리 만들어 놓다. 못 박는 것이 익숙해지면 한 개 만드는데 10 걸린다. 다만, 망치질을 갑자기 많이 했더니 어깨 근육통이 와서 며칠 힘들. 한 번 준비해놓으면 학교가 없어지거나, 교사 그만둘 때까지(?) 해마다 쓸 수 있으니 다소의 근육통쯤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직조 제작과정
 *준비물 : 직조 틀, 코바늘(6mm 크기의 왕코바늘로, 다**에서 개당 천 원에 구입함),
                양말목(인터넷에서 무게 단위로 구입 가능.)    

1. 날실을 건다. 

  직조할 때 세로로 거는 실을 날실, 가로로 거는 실을 씨실이라고 부른다. 직조는 씨실과 날실이 교차하면서 직물을 짜는 것을 말한다. 

2. 씨실을 건다. 

  못에 양말목의 한 쪽을 걸어두고 두 줄, 또는 한 줄씩 교차로 씨실을 건다. 시작할 때는 손가락만으로도 충분히 짤 수 있으나, 마무리할 시점에는 날실이 짧아져 있기 때문에 코바늘과 같이 실을 끌어낼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3. 처음에는 평직을, 두 번째에는 다양한 무늬를 고안해서 짠다. 

  씨실과 날실의 교차 방법에 따라 다양한 무늬가 나타난다.

4. 다 짜고 나면 코바늘을 이용해서 마무리를 한다. 

  마무리는 사각 모서리 어느 쪽에서 시작해도 된다. 코바늘로 두 코씩 잡아 두 번째 코를 첫 코로 사슬 뜨기 하듯 빼낸다. 마지막 한 코가 남으면 살짝 잡아당긴다. 그대로 둬도 풀리지 않는다.


5. 가로세로로 잡아당겨 가면서 모양을 잡아준다. 

완성한 냄비받침

6. 같은 모양을 여러 개 만들어 이으면 큰 사이즈의 방석이나 발판을 만들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1-6 융합수업에 대한 짧은 생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