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부터 보슬보슬 비가 내리고 있다.
빛이 없는 하루, 집안은 온종일 초저녁
인터넷 검색을 하다 오랜만에 듣게 된
김윤아의 '봄날이 간다.'
어느 시간부터였을까,
내 안의 감정과 감성을 표현하는 일에 인색해진 것이.
마치 사춘기 소녀들의 전유물인 양,
철이 덜든 탓인 양
객관적인 사실만을, 정보만을, 생각만을 이야기해야
어른스러운 어른인 양 여기게 된 것은.
세월이 흐른다고 내가 내가 아닌 것이 아니듯
내 안에는 여전히 키 작고 눈물 많은 소녀가 살고 있는데
비 오는 날 오후, 봄날은 가고,
나는 이미 가버린 나의 봄날을 듣고
김윤아 노래 <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