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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희 May 30. 2018

8-3 헷갈리는 미술(숨은 그림 찾기, 착시, 왜상)


“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단순히 대상을 눈으로 보는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대상을 볼 때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다양한 지식과 감정을 동원하여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가 무언가를 ‘본다’라고 표현할 때는 단순한 시각적인 현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다양한 사고행위까지를 포함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람의 ‘보는’ 행위를 헷갈리게 하는 미술들이 있다. 왜상, 착시, 숨은 그림이 그것이다.
왜상

왜상은 대상의 원근을 극단적으로 강조하여 그린 그림을 말한다.

아래 그림은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이란 그림이다.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젊은 나이에 대사가 된 인물들이다. 그런데 아래쪽에 보면 뭔가 형체를 알기 힘든 형상이 보인다. 이것은 무엇일까.

이것을 제대로 보려면 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봐야 한다. 눈을 그림 오른쪽 위에 두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비로소 해골이 보인다. 작가는 이 해골을 통해 젊은 나이에 출세를 한 지식인들에게 겸손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착시

착시란 눈에 보이는 대상의 실재 길이, 크기, 각도, 방향이나 기하학적인 관계가 실재와 다르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착시를 이용한 대표적인 미술은 옵아트가 있고, 초현실자들의 그림 중 에셔나 르네 마그리트도 착시를 이용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다음 그림은 마그리트의 작품으로, 이젤 위에 올려진 그림을 그린 그림이다.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젤에 올려진 그림이 그림이고 나머지는 현실(화가의 화실)이라고. 하지만 생각해보자. 이젤 밖 화실은 현실일까? 그 역시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의 일부분일 뿐이다.

에셔의 그림은 육각의 도형 속에 갇힌 도안화된 도마뱀을 그렸다. 그런데 이 파충류는 현실로 기어 나와 다시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현실? 무엇이 현실인가? 입체감 있게 그려진 파충류 역시 에셔의 그림에 지나지 않는데.

이처럼 르네 마그리트와 에셔의 그림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그림인가? 도대체 현실이란 과연 무엇인가?

숨은 그림 찾기, 인형그림

우리의 눈은 대상을 볼 때 무의식적으로 닮은 형태를 찾으려 한다. 하늘의 구름을 보면서 양 떼를 닮았느니, 토끼를 닮았느니 하며 보기도 하고, 바닥의 얼룩에서 나비를 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어둠 속 그림자에서 무서운 무언가를 연상하게 되면 단순한 그림자일 뿐인데도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숨은 그림 찾기는 바로 이와 같은 형태의 유사성을 이용한 그림이다.


숨은 그림 찾기, 착시, 왜상 중 한 가지를 정해 그려보자.

본 수업은 진중권 씨의 <놀이와 상상력>을 읽으면서 기획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언급한 왜상, 숨은 그림 찾기, 착시를 학생들과 함께 수업시간에 해보고 싶었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했는데, 왜상, 숨은 그림 찾기, 착시 수업은 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 진행하기에는 어려운 수업이었다는 수업 반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위 내용을 수업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대상을 재현할 수 있는 능력, 과학적 원리에 대한 이해, 상상력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수업 진행을 해 보니 대상 재현 능력에서부터 벽에 부딪히게 되었던 것. 만일 이 수업을 지금 다시 하게 된다면, 손으로 그리는 수업이 아니라 컴퓨터의 이미지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수업으로 진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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