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팸 두 달 사용기

아웃풋이니 발화니 모르겠고 재밌게 가지고 놀고 있다~

by 이진희

2022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월팸을 들였으니, 이제 두 달이 돼 가네요.

그사이 아이들과 월팸을 부지런히 가지고 놀았습니다.

얼마나 활용했나 정리해 볼 겸 이번 글을 씁니다.


- 진도(?)

우선 Play along (줄여서 PA), PA는 가장 이른 시기에 노출해 주는 콘텐츠인데요,

세돌이 지난 저희 아이들은 약간 시들했어요.

내용 자체보다 화면에 나온 친구들을 가리키며

'아가다 아가 하하하'하며 자기들은 이미 그보다 크다는 걸 뽐내기 바빠요.

Up up up in the air~ 노래에 흥미를 보이나, up in the air하기엔 16kg나 나가는 두 아이가 너무 무겁...

아버님도 bend down

그리하여 저희는 본 파트 Straight Play를 얼른 깔아 줬습니다. 초반 인기는 단연 Clap your hands! 샘플 영상에 있기도 했고 그간 율동영상 같은 걸 많이 안 봐서 그런지 마냥 신기해하며 따라 부르고 무한 반복했어요.


Sing along은 등하원하는 차에서 주로 듣고, 집에서 놀면서 책을 보거나 퍼즐을 하거나 장난감 가지고 놀 때 틈틈이 틀어줬어요. 물론 DVD로도 보고, 전날 들은 Sing along 음원을 다음 날 트는 정도로 반복을 도왔죠.


월팸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있는데요. 지난 두 달은 앞부분 두 파트(파랑이와 초록이)를 집중적으로 봤어요. 특히 두 번째 파트(소풍을 가고, 그 과정에서 교통수단이 등장하고, 막판엔 야구놀이까지)가 아이들의 관심사와 맞아서 첫 번째 파트를 보다기 좀 흥미가 떨어지는 것 같으면 재빨리 두 번째 파트를 틀어주는 식으로 이어갔어요.


Straight Play DVD는 사이사이 재밌는 디즈니 영상을 골라보면서 6번까지 왔다 갔다 하며 봤고요. Step by step도 6번까지 한번 훑어봤습니다.

아무래도 Step by step은 학습의 느낌이 들더군요. 앉아서 순서대로 해야 하는 게 불편한지 중단하면 다시 Sing along이나 Straight Play로 돌아갔어요.


아직 포장도 안 뜯은 단어카드나 Activity book은 시원하게 풀어서 맘껏 굴렸고요. Talkalong Card는 6권까지를 틈틈이 갈아 끼워가며 아빠차트로 노출했어요. 아주 체계적으로 DVD-책-단어카드를 연계하는 건 꽤 어려운 일이라서 그냥 일주일에 한두 번 애들 퍼즐 맞출 때 저는 옆에서 카드 갈고... 하는 정도로요.


요즘은 The baseball song의 Yes, it is와 No, it isn't의 차이에 대해 물어보곤 하고요. Ooo, Ooo, Ooo와 Eyes and Ears에 푹 빠져서 Sing along 6번만 줄곧 들어요. 아이들이 연두색과 노란색 보고 싶다고 하기 전까지는 파랑이와 초록이를 반복할 생각입니다.


엄가다

CD 리핑과 DVD 리핑으로 끝냈습니다. 안정적인 콘텐츠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노가다만 하고요. 저희 목표는 너덜너덜할 때까지 탕진하며 가지고 노는 거니까요. 이걸 또 하나의 일거리로 만들어서 스트레스받기보다 그냥 편하게 마구 쓰려고요.

플레이해보니 DVD 12개가 문제가 있었는데요. 감사하게도 당근 판매자 분이 A/S를 도와주셨어요.


발화? 아웃풋?

전 아이들의 아웃풋은 기대하지 않고요. (이제 겨우 두 달!) 제 아웃풋은 있습니다. Sing along 2까지 거의 모든 노래를 외웠습니다. 아이들이 무슨 노래(당연히 제목 아니고 황당한 일부 가사) 틀어달라고 하면 척척 틀어줘야 하니까요. 가령, yes it does~ 나오는 거 틀어달라는데 Sing along 1의 21번 트랙을 딱 틀어서 혼자 뿌듯했답니다.


아이들이 제가 좋아하는 몇몇 노래를 (Look up the sun is shining, Tree in the hole 등) '어! 이건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다'라며 알아주는 점이 즐거웠어요. 그리고 어느새 아이들이 몇몇 곡(Which way, ABC song)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노래를 흥얼거리고 문장 단위를 소리째 외워 불러요. 지금까지 틀어 준 노부영, 잉글리시 에그와는 반응이 완전히 달라요.


그리하여 지금은 Sing along 2(=책으로는 6권)까지 거의 모르는 노래가 없이 다 흥얼거리고, 후렴 외에 디테일한 가사를 이따금 물어보곤 합니다. Take turns나 some for me and some for you 같은 표현을 놀거나 먹다가 쓰기도 하고요. Clean-up time을 재연하며 장난감을 치우기도 하고요.

제가 발화나 아웃풋을 유도할 때는 여지없이 기대가 무너지고, 전혀 생각 못하고 있을 때 아이들에게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더라고요. 이제는 어설프게 의도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둡니다. 공기처럼 주변에 계속 흐르게 도울뿐이지요.


Spoken version을 틀어주면 반주를 배경에 깔고 말이 나오니 아이들이 귀 기울여 듣습니다. 아무래도 노래로 부르는 것과 실제 말하는 것의 억양이 다르다 보니 틈틈이 Spoken version이나 Story를 틀어주려고 노력해요.



두 달 써보니

제가 해주고 싶었던 소리환경 만들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 같고요. 가령 유튜브가 광활한 인터넷의 바다라면, 슈퍼브이처럼 패드를 활용한 영상매체는 하이브리드 앱. 그리고 이 월팸은... 네이티브 앱 같아요. 다양하게 구성된 풀장에서 마음 놓고 헤엄치는 기분이랄까요. 워킹맘 입장에서 뭘 찾아 틀어주고, 준비할 것 없이 이 안에서 맘껏 보고 듣고 가지고 놀아라... 할 수 있으니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아껴집니다. 전 이걸로 만족해요.

화면과 소리의 싱크로율이 매우 높아서 제가 많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체득하기 쉽고요. 컷의 편집 속도나 실사/애니메이션의 비율도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미키, 미니, 도널드 덕 등 캐릭터가 다른 영어 콘텐츠와 달리 생활 주변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어요. 오며 가며 옷이든 신발이든 포스터든 친숙하게 알아봐요. 화면 안에서만이 아니라 실제 세상과 연결되기를 바랐는데 이런 점에서 만족스러웠어요.


월팸 외의 영어놀이

좋아하는 장편 애니메이션 옥토넛(72분 가량)을 주말 오후에 반복해서 보기 시작했어요. 같이 가족행사처럼 둘러앉아 감상합니다. 다양한 문장이 등장하지만 아이들은 '츄바~(튜닙이 내는 SUPER 소리)', '오 미 오 마이' 같은 감탄사만 따라 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재미로만 보려고요.

한글 책만큼은 아니지만 읽기도 함께 습관을 들여주고 싶어서 ORT 등의 리더스북의 아주 쉬운 단계, 닉 샤렛 같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가들의 그림책, 당근으로 사서 먼지만 쌓여가던 잉글리시 에그 책을 틈틈이 읽어줍니다. 월팸에서 본 문장구조나 단어들을 다른 영어책에서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앞으로

- 돌아보니 노출시간을 루틴으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게 아쉽네요. 일단 앉으면 진득하게 DVD 한 편을 같이 보려고 애썼는데 앞으로는 좀 더 규칙적으로 평일 저녁과 주말 특정시간에 보려고 해요.

- 언제 나머지 뒷부분으로 넘어갈까? 이건 아이들의 선택에 맡기려고요. 그전까진 현재 재미 붙어있는 파랑이와 초록이를 가지고 더 다양하게 놀려고 합니다. 미키 펜이나 다양한 놀이거리(스티커북 등)가 많이 있으니까요.

- 아이들이 스스로 즐기게 하면서 의도한 듯 안 한 듯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주기. 그것이 관건이네요.

- 다른 분들의 사용기를 다시 살펴보면서 활용도를 높여봐야겠습니다. 꿀팁 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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