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빛나는 이야기들로, 육아 번 아웃을 함께 돌봐요.
왔어요~ 왔어. 올 게 왔네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한 육아 관련 뉴스레터 체크리스트를 해보니 100%입니다.
남편에게 '나 육아 번아웃 온 것 같아' 말했더니, 고맙게도 오늘 하원과 저녁 돌봄은 하지 말고 혼자 시간을 가지라네요. 근데 선뜻 그러겠단 말을 못 했어요. 이렇게 갑자기 시간을 가지면 잘 못 지낼 것 같고(어떻게 주어진 시간인데, 어영부영하면 더 우울할 것 같다는 질척이는 걱정), 제가 보기엔 남편도 저 못지않거든요.
그렇다고 그냥 꾹 참으면 터져버릴 것 같아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그 와중에 중간에 글이 날아가서 한번 더 빡침 ㅋㅋㅋ)
힘들긴 해요. 아이들도 눈치를 챘는지, 시리얼 먹다 우유를 흘려도 '엄마 미안해요'하고, '엄마, 우리 때문에 힘든가요?' 물어요. "천만에~ 너희 덕분에 힘이 나. 너희 덕분에 많이 웃고, 정말 정말 행복해"라고 말합니다만 (진심이고요) 깊은 다크 서클과 앉았다 일어났다 할 때 '아이고오~'소리와 아이들이 다투거나 집이 엉망일 때 하는 심호흡에서 다 느끼나 봐요.
물론 목욕탕 가서 세신 받고 싶고, 카페에서 멍 때리고 싶고, 공연 보고 싶고, 각종 병원에서 진료받아서 몸이 좀 가벼워지고 싶어요. 근데 생각해 보니 지금 제일 제가 하고 싶은 건 아이들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힘든 이야기 말고, 기쁘고 보람찬 순간요. 얼마나 아이들에게 큰 사랑받고, 매일 성장하고 배우며 가슴 벅찬지요.
직장에선 100% 육아하는 직원이 모이지 않으면 아이들 이야기 안 꺼내요. 회사 외에 따로 사람 만나는 기회도 흔치 않고요. 그나마도 대부분 '애국한다', '힘들지' 류의 이야기라 하고 나면 더 지쳐요. 자주 드나드는 맘카페도 없어요. 그러니 아이들 덕분에 행복하단 이야기를 맘껏 할 기회가 없네요.
혹시 댓글을 달아주고 싶으시다면 '시터를 더 구하세요', '식기세척기를 사세요', '완벽하게 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아요' 등등 조언과 솔루션 대신, 여러분이 아이들을 키우며 경험한 빛나는 순간을 보태주세요. 우리의 보물 같은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서 저를 번아웃에서 건져줄 것 같아요.
저의 순간도 조금 남겨놓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