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하와이Hawaii] 1.시작

#1. 준비하며 했던 고민

by 이진희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출발 전부터 지인들로부터 하와이에 대한 후일담을 부탁받았다. 선배 부부가 다음 달 신혼여행을 갈 예정이고, 동생 부부는 추석 연휴에 비행기표를 끊었다.


여행의 기억도 쌓을 겸 차근차근 정리해 본다. 하와이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나 잘 아는 분보다는 백지상태에서 여행을 준비해야하는 사람들을 염두해서 썼다. 내가 그랬으니까.


자유여행 vs. 패키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듯 휴가 전에 여유가 없었다. 일도 차질 없게 해두어야 하고 신경 쓸 게 많으니 준비도 부담이었다. 고로 시작은 패키지였다. 몸만 가면 알아서 여기저기 데려다주고 비용도 경제적이길 기대하며.


현실과 기대는 달랐다. 우선 비용이 예산을 훨씬 뛰어넘었고, 패키지라고해도 에어텔에 가이드나 옵션이 붙는 식이었다. 짬을 내어 하나하나 알아보며 자유여행을 가기로 가닥을 잡았다.


여행을 다녀온 지금 돌아보면, 자유여행으로 다녀오길 잘했다. 비용이 저렴해서는 아니다. 돈을 아끼겠다고 자유여행을 선택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후에 자세히 적겠지만 하와이는 숙박비가 상당히 비싸고 숙소가 다양해서 개인적으로 가는 게 보통 피곤한 게 아니다. 거기에 세금, 리조트피 등등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꺼리가 꽤 많다. 현지 프로그램이나 렌트까지 따져보면 패키지보다 돈이 더 들었을 수도 있다. (물론 따져볼 계획 없음 ^^;) 이것저것 신경 쓴 것까지 비용으로 환산하면 자유여행은 그닥 합리적인 결정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 그대로 자유로웠다. 시차나 물갈이 때문에 고단하면 딩굴거리며 쉬었고, 이미 지불한 옵션을 날려서 스트레스 받는다던가 우리의 일정을 가이드 분께 통보해 드려야 한다거나 취소수수료가 얼마인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다음 날 일정에 차질이 있을까봐 새벽달이 지는 걸 못 보고 억지로 자야하지도 않았고 같은 장소를 다른 시간대에 또 가볼 수도 있어서 참 좋았다. 우연히 발견한 사람과 장소에 충실할 수 있었다.


블로그나 yelp, google에도 안 나오는 '지금, 여기'에 오롯이 머물렀다. 하와이는 선물 같은 순간들이 가득한 곳이라 자유여행으로 다녀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시차 때문에 새벽에 깨서 문득 내다 본 창 밖, 선셋 못지 않은 문셋


몇 박 며칠 일정으로 갈 것인가?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 남짓. 생각보다 하와이는 크고 다양했다. '하와이'라는 명칭은 하나의 '주'를 말하는 거고 여행단위로 쪼개보자면 섬과 그 안의 도시들까지 선택지가 정말 다양하다.


이럴 때, 패키지 일정을 살펴본다. 경험과 노하우가 녹아든 최적의 코스일테니까. 하나투어, 모두투어, 각 지역에 특화된 소규모 여행업체의 일정을 한두개 살펴보면 각이 나온다. 그 중에 끌리는 건 넣고 별로인 건 빼는 식으로.


패키지는 크게 두 종류였다.

1) 오아후 only + 옵션으로 이웃섬 투어

2) 마우이와 오아후 3+3, 3+4, 4+3


(*처음엔 오아후와 마우이, 섬 이름도 헷갈렸다. 오아후는 와이키키가 있는 섬이고 오아후는 이웃섬)


두 섬은 비행기로 40분 남짓 거리지만 아무래도 섬 사이를 이동하려면 반나절 이상을 할애해야하기 때문에 숙박을 나누면 일정이 쑥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오아후를 본거지로 삼고 이웃 섬(중에서도 마우이 섬)을 옵션으로 다녀오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마우이(maui)가 많이 끌렸다. 하와이를 다녀 온 지인들도 '넌 마우이가 딱이다'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기도 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빅 아일랜드는 너무 크고 현실적일 것 같아서 애초에 뺐고, 처음 가보는 거니까 그 유명한 와이키키(waikiki)는 어느 정도 보고 싶고....


마우이와 오아후를 나누는 2)로 결정했다.

마우이의 흔한 풍경. 심지어 신호대기 중에 차에서 찍은 사진.


오아후 vs. 마우이

다음엔 어디서 몇 박을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한다. 이 결정은 가기 전엔 어려웠는데 지나고보니 의외로 쉽다. 힌트는 제주도.


하와이와 제주도는 닮은 점이 많다. 태평양에 있는 화산섬이니 지질학적으로 비슷하다. (이 생각을 많이 하고 다니면 즐거움이 반감할지도)


만약 제주도에 가서 이런 것들이 좋았다면 '오아후' 일정을 길게 잡는 게 좋겠다.

- 서귀포 이중섭 거리나 제주 시내의 동문시장처럼 섬사람들이 사는 모습이나 문화명소

- 오설록 등의 각종 박물관

- 외딴 곳 보다는 중문 관광단지의 오래되어도 체계적이고 큰 호텔

- 자연경관도 이왕이면 천지연 폭포나 용두암처럼 차로 편하게 가서 조금만 걸으면 되는 곳

- 세련된 카페와 음식점

- 공항 면세점을 비롯해서 쇼핑


반면에 이런 것들을 즐겼다면 '마우이' 쪽에 힘을 싣는 게 좋겠다.

- 곶자왈이나 오름... 심지어는 한라산 등반에 하루 넘는 일정을 할애

- 히든클리프나 포도호텔, 자연휴양림 내의 숙박시설처럼 자연 가까이 있는 숙소

- 현지인들의 숨은 맛집이나 전통음식


서핑하기 좋은 해변이나 풍광이 좋은 곳들은 두 섬 모두 기가 막히게 많으니 굳이 고민 안 해도 된다.


우리는 마우이 3박, 오아후 3박으로 정했다. 만약 하루 이틀 여유가 더 있었다면 마우이-오아후 순으로 1박 씩을 추가했을 것이다.


일정을 정하고나니 이제 항공권과 호텔 예약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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