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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하와이Hawaii] 2. 자유여행, 그런데

#2. 항공권과 숙소 예약

by 이진희
이게 다 하와이. 오아후에 호놀룰루가 있고 마우이에 라하이나가 있다.

하와이로 여행을 가기로, 그것도 자유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일정은 오아후 3박-마우이 3박. 다음은 항공권과 숙소 예약이다!


항공권


항공권은 비교적 간단했다. 스카이스캐너(skyscanner)나 인터파크에서 검색해서 최저가로. 다만 인천에서 오아후에 갔다가 마우이 들러서 돌아올 거냐, 인천에서 마우이로 바로 갔다가 오아후에 들렀다 올 거냐를 결정해야했는데 나는 후자를 택했다. 일단 마우이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온도조절하듯 오아후를 거쳐서 일상으로 돌아오고 싶었기 때문에.


변수는 섬 간 이동이다. 일정을 오아후와 마우이로 쪼갤 경우 두 섬 사이를 오가야하는데 코드 쉐어가 되었건 별도의 예약이 되었건 꽤 신경 쓰인다. 티켓 가격이 싸면 무료 수하물의 양이 달라 별도 비용이 들 수 있으니 이 부분을 꼭 체크해야 한다. 인천-오아후만 국제선으로 싸게 끊고 오아후-마우이 별도로 또 싸게 끊었다가 현장에서 고생했다는 후기를 많이 봤다.


우리는 깔끔하게 인천부터 하와이안 항공으로, 섬 사이 이동도 국제선과 같은 조건으로 짐을 실을 수 있는 티켓을 골랐다. 말하자면 인천-마우이 왕복 항공권인데 들어오는 길에 오아후에서 스톱오버를 하는 식이다.


나는 신용카드 할인이나 마일리지 같은 것에 능하지 못해서 항공권 끊을 때부터 조금 스트레스를 받았다. 호텔에 비하면 항공권은 세상 간단하다는 걸 당시엔 모르고 ^^;


숙소 - 마우이

마우이를 다녀온 동생이 '언니 섬이 생각보다 커서 한 군데서 묵으면 보기 어려워요'라고 알려주었다.

좌우로 큰 산이 버티고 있는 마우이 섬.

그래서 3박을 1박과 2박으로 나누어 잡았다. 공항이 카훌루이(지도 중간, 양쪽 덩어리의 목덜미 부분)에 있기 때문에 도착하는 첫 날은 서북쪽 해안을 돌아 카팔루아나 카아나팔리에 묵고 둘째날 서남 해안을 따라 구경하며 놀다가 와일레아-마케나에서 2박을 하면서 섬 동쪽을 구경하기로.


결과적으로 숙소를 이렇게 잡은 덕분에 섬을 두루두루 볼 수 있었고 한결 여유로웠다. 섬의 동북쪽(지도의 360번 도로와 맨 오른쪽 노란 별-하나(Hana)는 가기 여의치 않을 정도로 섬은 꽤 크고 도로는 몇 개 없으며 제한속도가 낮다.


도시와 스팟 사이를 잇는 지름길이나 '터널' 같은 건 마우이에 없다. 섬 대부분이 보호지역이고 대형 쇼핑몰이나 상업시설도 많지 않다. 대신 그만큼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 만약 하루 정도를 더 보낼 수 있다면 중산간의 오래된 마을 마카와오나 동쪽 해안마을 하나에서 묵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숙소가 해안가에 있어서 마우이 숙소는 굳이 오션뷰에 연연하지 않았다. 수영장이나 동네 쪽 조망을 오션뷰로 바꿔주기도 했다. 다만 워낙 숙소들이 오래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한 군데는 작년에 새로 문을 연 곳(Residence inn by Marriott)으로 예약했다. 실제 가보니 오래된 곳도 관리를 잘해서 그렇게 낡지 않았고, 새로 지은 곳은 새로 지은대로 좋았다.


마우이에서는 숙소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이동하거나 외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리조트 시설보다는 위치를 잘 잡는 게 중요했다.


숙소 - 오아후

오아후의 숙소는 호놀룰루와 비(非) 호놀룰루로 나누어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마우이처럼 섬의 곳곳을 다닐 요량이면 호놀룰루가 아닌 곳도 한 군데 정도 섞어볼 수 있겠다.

호놀룰루 기준으로 30분 정도 동쪽으로 가면 나오는 카할라 비치의 숙소들도 여유로워 보였고, 현지인에게 듣자하니 오아후 섬은 동서남북 해안마다 다른 분위기라서 차로 섬을 일주할 생각으로 동서남북에 숙소를 쪼개어 잡는 것도 재밌는 여행이 될 수 있어보였다.


허나 우리는 깔끔하게 호놀룰루로. 그것도 한 호텔에서 3일을 줄창 머물기로 결정했다. 애초에 마우이에 더 비중을 두기도 했고, 처음가는 만큼 호놀룰루 자체를 여유롭게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닥 부지런하지 않은 걸 스스로 잘 알고 있고요.) 다른 지역은 여력이 되면 차를 빌려 돌아볼 생각이었다.


호놀룰루만으로도 숙소 정보는 차고 넘친다. 세계최대의 해양휴양지답게 관광객도 많고, 그만큼 숙소의 수도 많다. Booking.com이나 여러 숙소예약 사이트의 후기를 보니 개발된 지 오래된만큼 많은 숙소들이 낡았다고 한다. 어떤 가격대에 어디 있는 숙소를 잡아야 할까? 이름 이 죄다 '비치' 혹은 '와이키키' 어쩌고라서 헷갈리기도 엄청 헷갈린다.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와이키키 해변은 그림 왼쪽 상단 연한 오렌지 빛의 사각형, 에이러 모아나 쇼핑센터와 오른쪽 아래 초록 동그라미, 다이아몬드 헤드 사이에 펼쳐져 있다. 더 좁게는 아래 정도에 주요 숙소가 몰려있다.

중간에 흐르는 물길은 일종의 운하인데, 저 운하를 경계로 현지인이 사는 구역과 관광지가 나뉘는 분위기다. 관광지로 분류되는 해안지역도 척추처럼 지나는 중간의 하얀 길, 칼라쿠아 에비뉴로 나뉜다. 왕복 4차선 정도의 도로고 차와 버스, 트롤리가 다닌다. 그림상의 오렌지 색 중에 이 에비뉴 왼쪽은 바닷가와 도보 5분 이내, 에비뉴 오른쪽은 7-10분이라고 보면 된다.


해변을 접하는 쉐라톤, 웨스턴, 햐얏트 리젠시 등이 가장 비싸고 할레쿨라니, 아웃트리거 리프... 같은 낯선 이름의 고급 리조트들이 있다. 그 안에서도 시티뷰-파틀리오션뷰(방에서 전면으로 보이는 건 아니고 어슷하게 테라스에서 바다가 보이는 방)-오션뷰(거리가 좀 있지만 바다가 방 안에서도 보이는 방)-오션 프론트(말 그대로 해변을 바로 접하는) 순서로 비싸진다.


여기서 한 블럭씩 안으로 들어갈수록 숙소가격이 싸지는데, 거리는 앞서 말한대로 도보 5-10분 차이다. 이 차이는 작다면 작고, 바닷가에서 놀다가 젖은 상태로 움직이기엔 다소 불편한 거리다.


허니문이고 바닷가에 자주 나가 놀고, 숙소에서 바다를 보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과감하게 해변을 접하는 호텔의 오션 프론트를 예약할 수 있겠지만 내 경우엔 쉽지 않았다. 어떤 방은 항공권과 1박 가격이 맞먹었으니까.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숙소가 지어진지 오래된 건물을 내부 리뉴얼 한 거라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해변에 바로 접하는 호텔이 아닌 이상 오션뷰라는 표현에 너무 현혹될 필요도 없다. 서울의 한강뷰나 역세권과 비슷한 표현이다. 막상 가보면 건물 사이로 보인다거나 테라스에 나가야 조금 보인다. 눈앞으로 확 쏟아지는 오션뷰는 레어템이다. 화끈하게 쉐라톤 오션프론트에 묵을 게 아니라면.


합리적인 가격의 숙소를 찾는다는 전제로 몇 군데 꼽아보았다.


A : 서핑을 하는 등 바닷가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밤에도 시끄럽지 않게 묵고 싶다 : 파크 쇼어나 애스턴 와이키키

B : 바닷가는 단지 거닐 뿐 쇼핑이나 오아후 섬의 다른 곳들을 가는데 편하면 좋겠다 : 쇼어라인이나 홀리데이 인

C : 바다도 가깝고 쇼핑센터도 가까우면 좋겠지만 해안가 5성급 숙소는 부담된다 : 와이키키 파크, 트럼프


우리도 이 중에 한 곳을 골랐다. 쉐라톤, 웨스틴 등등 좋은 숙소들도 안 찾아본 건 아니지만 숙박비를 조금 낮추고 대신 현지 스냅촬영과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에 더 힘을 주기로 했다.


그 와중에 약간의 호사를 부렸는데, 비용 부담은 줄이되 마지막 1박은 기분도 낼 겸 시티-파틀리오션뷰와 오션-오션프론트뷰를 섞어서 한 숙소 안에서 방을 바꾸어보았다. 널찍한 테라스가 딸려있어서 바다를 보며 기분전환하기 좋았다. 3일 연속 여기 묵었다면 아마 처음에만 '와아'하고 내내 방 안에 있으면서 별 감흥 없었을 거다.


이렇게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고 '이제 가기만 하면 되겠네' 여유가 생기자 현지 투어와 렌트로 관심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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