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클립 <양육자,나의 성장일지>

애 크는 이야기 말고 양육자, 나 크는 이야기

by 이진희

지난 10월부터 꼬물꼬물 오디오클립을 만들었습니다. 지속가능성-주1회 제작할 수 있을까, 아이템이 계속 떠오를까 등-에 대해 확신이 안 서서 어디 홍보는 못하고 혼자 모니터만 했지요. 근데 두 달간 에피소드 아홉 개를 올리고 나니 조금 자신이 생기네요.


양육자 본인의 성장을 돕는 질문을 던집니다. 3~5분 정도 분량이니 짬내어 한번 들어보시고, 좋으면 널리 퍼날라 주세요.



양육자들의 성장을 돕는 기린언니가 만드는 <양육자, 나의 성장일지> 첫 에피소드입니다.


좀 뻔하지만 제가 이 채널을 만들게 된 아주 중요한 질문으로 시작할게요.

여러분은 지금 양육자로서, 행복하신가요?


아직 아기가 어리다면 매일매일 언제 자고, 언제 먹고, 언제 쌌(!)는지에 집중하느라 행복은 둘째치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실 테고요. 자기 말을 하는 아이와 복 닥이고 계시다면 아마 행복하지만 말을 너무 안 들어서 힘든 시간이실지도 모르겠어요. 아이가 제법 커서 이것저것 챙겨주느라 정신없을 수도 있고, 이제 아이가 방문을 닫고 나오지 않아 걱정인 분도 계실 거예요.


여러분이 양육의 어떤 시기에 있든, 지금의 관계가 어떠하든 한 번쯤 꿈꾼 그 순간을 다시 떠올려볼게요. 아이와 함께 아무 거리낌 없이 맑고 명료하게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순간요.


그 순간을 아주 구체적으로 그려봐 주세요. 이미 경험한 순간도 좋고,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순간이어도 좋아요. 어디에서, 어느 시간대에 무엇을 하고 있나요?

공기의 온도와 날씨는 어떤가요? 누가 함께 하고 있나요? 어떤 소리가 들리나요? 아이와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나요? 그 순간 여러분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요? 참고가 될만한 이미지를 찾아보셔도 좋아요.


제가 그린 장면을 나눠드릴게요.


전 아이와 캐치볼을 하고 있어요. 집 근처 공원 풀밭인데 해 질 녘이라 오후 햇살이 아주 안온하고 따뜻해요. 우린 급한 일도 없고, 특별히 아픈 곳도 없어요. 몸이 가벼워요. 아이가 던진 공이 제법 힘차서 조금 놀랐어요. 제 눈이 커지고 오~하면서 감탄해요. 아이는 자기가 던진 공을 제가 못 받으니까 깔깔 소리 내어 웃어요. 좀 숨이 차고, 같이 웃다 보니 광대뼈와 볼이 당겨요.


또 다른 장면은 아이와 걷고 있네요.


몸이 제법 더워지고, 둘 다 얼굴이 발그레해요. 주변은 간간이 나무그늘이 지는 약간 오르막길이에요. 우리는 조금 힘들지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기대돼요. 두렵지 않아요. 별 대화는 없어요. 그저 가끔 나와 아이가 서로 컨디션이 괜찮은지 물어가며 걷고 또 걸어요.


들으니 어떠세요? 어렵지 않지요? 제가 그리는 장면을 듣는 것만으로도 왠지 가슴 뻐근하시다고요? 어떤 순간이든 상관없어요. 이 상상에는 물리적인 제약도, 물질적인 한계도 없어요. 남의 눈이나 세상의 비난, 전문가의 평가 같은 것 신경 쓰지 말고 맘껏 떠올려보세요. 오롯이 여러분이 아이와 함께 행복하다고 느끼면 그걸로 충분해요.


마음이 닿는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 이 상상을 다시 꺼내 감춰진 보물들을 캐낼 거니까요.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1947/clip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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