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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언니 Jul 12. 2024

마음, 어떻게 읽어주고 있나요?

[느낌] 머리에서 몸으로, 동의에서 공감으로.

'마음 읽어주기'라는 표현, 들어보셨지요. '그랬구나아~'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수용해 주라는 이야기 말입니다. 어떤 육아 전문가는 반대로 마음 읽어주기가 요즘 아이들을 망친다고도 하지요.
꼭 마음을 읽어줘야 할까요? 읽어줘야 한다면 어떻게 읽어줘야 할까요?


1. 공감은 동의가 아니다

공감과 동의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면 잘못된 마음 읽어주기를 하기 쉽습니다. ‘때리고 싶었구나’처럼 말이죠. 때리는 아이의 '행위'를 동의해 주어서는 안 됩니다. 그 행위는 잘못됐음을 분명히 알려주되, 그렇게 잘못된 방법으로 표현한 마음을 물어봐 주어야 하죠.

‘때리는 건 안 돼. 화가 났던 거야?

화난 게 맞다면 그 화를, 때리는 게 아니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알려주고요. 화난 게 아니었다면 어떤 마음이었는지 함께 찾아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감정은 수용하고, 표현은 적절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공감이 동의라고 생각하면 공감해 주기 꺼려집니다. 지는 것 같고, 가식처럼 느껴지니까요. 하지만 동의하지 않아도 상대의 감정과 욕구는 수용해 줄 수 있지요. 때리는 건 안 되지만 화가 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듯이요. 관점을 바꾸면 공감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2. 생각과 구분한다

생각은 머리가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생각만으로 우리는 이어지지 못합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위해 검색하기 바쁘죠.

느낌은 몸이 하는 일입니다. 진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 뿌리엔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인 ‘욕구’가 있어서 이 여정을 걷는 것만으로도 서로 연결되지요.

아이의 말과 행동을 보고 들으며 맞다, 틀리다, 이상하다 같은 생각이 올라온다면 말로 표현하지 말고 잠시 멈춰보세요. 그리고 그 생각 이면에 나의 느낌은 무엇인지 찾아가세요. 이 잠깐의 시간만으로도 불필요한 말을 많이 줄일 수 있답니다.


3.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 브런치북은 금요일마다 발행됩니다. 그런데 글이 제때 발행되지 않았다고 가정해 볼게요.

누군가는 ‘이 작가 괜찮나?’ 걱정하고, 누군가는 ‘이 작가 약속을 안 지키네’ 실망할 수 있습니다. 각자 다른 욕구에 기반해 반응(걱정 vs. 실망)하는 거죠.

아이가 보이는 반응이 나와 다를 때, 혹시 수용하기 어려우신가요? 이게 뭐가 뜨거워? 이게 뭐가 무서워? 이게 뭐가 수줍어서 말을 못 해? 하면서 말이죠. 나와 다른 반응을 거짓말이나 요령이라고 단정 짓기 전에(물론 꽤 부리는 경우도 많지요.) 아이의 느낌을 존중해 주세요. 아이는 나와 다른 존재이자, 분명 그만의 느낌이 있을 테니까요.


4. 느낌이 이상해? 별로야?

느낌을 물으면 많은 분들이 좋아요, 나빠요, 이상해요, 별로예요, 괜찮아요 같은 무색무취의 단어로 표현합니다. 느낌을 표현하는 오색빛깔의 단어들이 있는데 말이에요.

양육자부터 다양한 느낌을 표현해 보세요. 순간순간의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https://m.yes24.com/Goods/Detail/92085016

어느 달의 제 느낌을 볼까요? 정말 각양각색의 모습에 빛깔이죠?

내 느낌은 뭘까? 고민하는 어린이

요즘은 감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책이나 교구들도 많아요. 얼마 전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 같은 영화를 보며 아이들과 느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아도 좋겠어요.

https://brunch.co.kr/@giraffesister/236


머리로, 이성으로,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고,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 판단하고 싶을 때 우선 멈추고 내 느낌을 살펴보세요. 그리고 아이는 지금 어떤지(지금 기분이 어때? 괜찮은 거야?) 물어봐주기만 해도 우리는 훨씬 더 잘 조절할 수 있고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느낌이 보내는 신호를 따라 다음 주엔 ‘욕구’의 깊고 포근한 세계로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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