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 모든 말과 행동의 뿌리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이 불편해서 표현했는데 이런 반응이 되돌아온 적 있으신가요?
난 별생각 없이 한 말이야.
이 말에 더 불쾌해집니다. 나의 감정이 부인당하고, 괜히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요. 실제로 모든 말과 행동엔 ‘욕구’라는 뿌리가 있습니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말이죠.
욕구는 인종, 국적, 나이, 성별을 뛰어넘어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중요합니다. 이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 우리는 좌절감을 비극적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지난 시간에 다뤘던 다채로운 몸의 ‘느낌’이 바로 이 욕구가 보내는 신호입니다. 비폭력대화는 느낌을 좋은/나쁜 혹은 긍정적/부정적으로 나누지 않습니다. 욕구가 충족된 느낌과 충족되지 않았을 때의 느낌으로 구분하지요.
소위 말하는 부정적인 느낌은 우리에게 무언가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우울하고 슬픈가요? 억지로 긍정적으로 바꿀 필요 없습니다. 잘 되지도 않아요.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수용하고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찾아 채워보세요. 이 과정은 고되지만 해내기 전과 후의 나는 분명 다를 거예요.
아이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자극이 될 때, 우리는 흔히 당위(~하면 안 되는 거야.) 도덕적 판단(그러면 나쁜 아이야), 비난(누굴 닮아 그러니?), 조사와 심문(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같은 습관적인 반응을 하곤 합니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의 경우,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거나 감정이 더 거칠어집니다. 혹은 이 자극이 주는 불편함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싶어 수단과 방법을 제시하죠. (다른 거 줄게. / 얼른 벗어! / 미안하다고 해.)
습관적인 반응을 멈추고 아래 욕구목록을 들여다볼까요? 아이는 왜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하는 걸까요? 비난 없이 순수한 호기심을 담아 이 욕구 목록을 살펴보세요. 아이의 욕구를 인정하고 물어봐 줄 때, 우리는 아이와 연결됩니다. 아이는 스스로 조절하고 안정을 찾아갑니다.
아래 문장은 비폭력대화의 정석(?)으로 욕구를 묻는 방식인데요.
~가 중요하세요?
~가 필요하신가요?
아무래도 어색하지요? 육아 상황에서는 이런 표현들이 좋겠네요.
안아줄까? (부드러움, 스킨십)
스스로 하고 싶어? (자율성)
해 보니까 재미있어? (창조성, 재미)
놀고 싶어? (놀이)
조용한 시간이 필요해? (평화, 자기 연결)
여러분 만의 언어로 아이에게 욕구를 물어 봐 주세요. 왜 그러는 걸까, 추측해 주세요. 당장 해결하고, 여러 판단과 평가로 단정 지을 때와 당신의 기분은 어떻게 다른가요? 아이의 표정은 어떤가요?
*그림 출처 :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