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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언니 Nov 06. 2024

<연결노트-10> T와 F가 함께 일하는 법

자유롭게 여러 유형을 오가며 무럭무럭 자라나세요.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지표)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습니다. 특히 T와 F의 차이(*각주 참고)는 하나의 장르가 돼 가는 모양새입니다.  


T와 F는 업무를 함께 하다 소소하게 틀어지기 쉽습니다. 이런 식이죠. T직원이 정보를 정리해서 공유했는데, F상사가 답은 안 하고 맥락과 의도를 물으면 T직원은 답답합니다. T상사가 과정에 대한 설명은 잘라버리고 결론부터 말하라고 하면 F직원은 당황스럽습니다. 여기서 잠깐, 연결노트는 비폭력대화를 근간으로 하고, 그래서 왠지 '공감이 중요해요'라고 말할 거라 짐작하신다면 꼭 끝까지 읽어주세요. 


(*사진 출처 : https://www.16personalities.com/)


우선 각각의 유형은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사고형(T)은 명료함이 중요할 것 같네요. 예측가능하고 효율적이며 이를 바탕으로 성취를 이룰 때 효능감을 느낍니다.

반면 감정형(F)은 공감과 협력, 수용과 지지, 소속감이 중요해 보입니다. 성취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안전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길 원하죠.


비폭력대화는 이 모든 욕구를 두루 충족하는 방법을 함께 찾는 대화법입니다. 위에 언급된 욕구들은 보편적이고 모두에게 필요한 욕구이기 때문이죠. CEO의 스타일이나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제로썸 게임이 아닙니다. 어떻게 회사에서 공감만 합니까, 성과를 내야죠. 그렇다고 팩트로 쥐어짜기만 하면 '네, 당신이 맞아요.' 하고 구성원들이 일할까요? 좋은 성과를 냈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떠난다면 그것은 성공일까요?


성격유형은 다르더라도, 각자의 욕구를 인정할 때 접점이 생깁니다. 안전하면서 효율적인 회의, 서로를 지지하면서 명료한 업무 플로우.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서비스를 따뜻한 언어로 전달해 사용자의 마음을 얻기. 어떤가요? T와 F가 자신의 장점을 펼치면서도 조화롭게 협력하는 풍경이 그려지시나요.


각자의 성격유형과 자극이 되는 말에 걸려 넘어지지 말고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모든 말과 행동의 원인인 욕구를 알아챌 때 우리는 연결됩니다. 바다에 떠 있는 여러 섬들이 바다밑에서 모두 이어지듯 말입니다. 

(*사진 : Two Islands / by Andrew Dinh)

우리를 구분하는 것이 성격유형뿐일까요. 문과냐 이과냐, 이과 안에서도 개발자냐 기계공학이냐, 국내파냐 유학파냐 쪼개고 나누어 레이블링을 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이렇게 레이블링 하면 현상을 분석하고 서로를 이해하는데 유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각자의 태생적인 특성이라 바뀔 수 없다는 변명거리이자 방어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고, 발견의 기회가 줄어듭니다. 무엇보다 한 개인이 스스로를 특정 범주에 가둘 때, 성장판은 조금씩 닫힙니다.


타인과의 연결은 물론 나의 성장을 가로막는 이름표를 떼고, 매 순간 현존하며 욕구와 만나세요. 자유롭게 여러 유형을 오가며 무럭무럭 자라나세요.


*다음엔 'J와 P가 같이 일하는 법'을 들고 올게요.

*이해를 돕기 위해 T와 F에 대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 T는 Thinking의 머릿 글자로, '맞다, 틀리다'를 판단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고형을 의미합니다. 원리와 원칙, 분석과 논리를 중시하죠.
- F는 Feeling의 머릿 글자로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것을 선호하는 감정형을 의미합니다. 의미와 영향을 중시하고,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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