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10년 / 우석훈

한국의 3-40대에 희망을 건 어느 경제학자의 편지

by 이진희

이 책은 2014년 여름 출판되었다. 그 후로 ‘촛불집회’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라는 큰 사건이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 담긴 예상과 주장이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느낄 법하다.


하지만 대통령 한 명 바뀌었다고 하루 아침에 나라가 바뀌는 것은 아님을 나는 매일 체감하고 있다. 더구나 경제는 정치상황의 변화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돈은 안 쓰는 것’이라는 <김생민의 영수증>이 돌풍을 일으키고 여기저기에서 아류 프로그램들이 줄잇는 걸 보면, ‘불황 10년’이라는 제목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크게 네 챕터로 되어 있다.

1.집 살까요? 말까요? - 부동산
2.불황의 시대에 우아하게 사는 법-개인 재무구조
3.불황의 시대에 내 일은 어떻게 될까-고용 문제와 창업
4.불황 10년, ‘나쁜 교육’이 치료되는 시기-육아와 교육

어느 하나 쉽게 넘길 수 없다. 작가가 주 독자라 못박은 3-40대에겐 당면한 이슈다. 허망한 희망이나 꼰대같은 조언이 아니라 냉정해 보이지만 현실적인 대안들이 이어진다.


저자의 주장이 때로는 급진적이고 때로는 너무 신중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경제학자답게 당위나 관념이 아니라 수치와 분석을 통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서 읽다보면 자연스레 수긍이 되었다.


몇몇 대목을 옮긴다.


국민 모두가 비겁하고 야비한데, 그 나라 국민경제가 안전하고 탄탄해지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p.29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치가 실패해도 개인들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p.25


이 외에도 정말 허를 찔리는 듯한 냉철한 조언들이 많았다.


저자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쿡쿡 찌르기만하고 물러나지 않는다. 엉킨 실타래 같은 상황을 풀기 위한 단초, 이미 시도하고 있는 사례들을 곳곳에 심어두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저앉아 낙심만 하고 있진 않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용기를 얻는다.


정치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을 뗀 우리는 경제실패도 동시에 극복해야한다. 88만원 세대를 펴낸 저자는 그 희망을 30대(에서 40대를 포괄)에서 찾는다. 공고하게 기득권을 쥔 6-70대, 노년층이나 386세대로 일컬어지는 50대, 반면 사회적 기반이 부족한, 생존 자체가 어려운 20대를 하나하나 선택지에서 지워간다.

비슷한 상황이었던 일본보다 경제적 기반이나 산업적 구조가 더 취약한 우리는 어떻게 앞으로의 10여년을 견뎌내야할까? 책을 읽으며 냉정하게 내 상황을 들여다봤다. 앞으로 큰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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