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도 괜찮아 - 김은덕, 백종민

없어도 괜찮기 위한 단단한 채비

by 이진희

<없어도 괜찮아>는 김은덕-백종민,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꾸리고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을 선택한 과정과 이유를 쓴 에세이다.


'욕심 없는 부부의 개념있는 심플 라이프'라는 부제처럼 그들은 '직장에 다니고 아이를 낳고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는 대한민국 평균'과 약간 다르게 산다.


몸이 원하는 만큼 자고 일어나 글을 쓰고 일 년에 몇 개월은 여행을 다닌다. 아이는 낳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두 사람 모두 월급쟁이 생활을 그만 두었다. 살림은 최소화하고 양문형 냉장고 대신 김치냉장고로 대신한다. 손수 지은 식사는 밥과 김치 그리고 갓 장본 재료로 만든 반찬 몇 가지. 집 주변을 규칙적으로 달리며 몸을 돌본다. 두 사람의 옷가지를 합쳐도 행거 하나면 족하다.


소신껏 했던 작은 결혼식과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세계여행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부부는 그 결정을 통해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고, 하나하나 바꾸어 지금에 이르렀다.


물론 마냥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주거문제라는 큰 벽에 부딪히기도 하고 정해 놓은 생활비 안에서 살아나가느라 많은 것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로 서로의 마음을 살피고, 당장 충족되지 않은 욕구보다는 우리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그래서 지금 충족되고 앞으로 충족될 욕구는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미니멀 라이프'라고 명명하기엔 함량미달이지만 나 역시 인터넷, TV로부터 멀어지려고 나름 애쓴다. 무분별한 소비를 줄이고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살려고 노력한다. 이 책은 내 좌표를 읽고 균형을 잡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이 사는 방식 중에 따라하기 역부족인 것들도 많았다. 반대로 문제의식은 있는데 솔루션을 찾지 못해 고민이었던 부분의 노하우도 발견했다. 소유는 더 줄이고, 지금보다 조금만 더 내 노동으로 스스로를 돌보겠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두 사람이 서로를 든든하게 믿고 의지한다는 점이다. 시행착오를 비롯해 생활비처럼 구체적인 이야기도 솔직하게 들려주어 더 와닿았다.


작년부터 '미니멀 라이프'라는 수식어가 들어간 책이 꽤 출판되었고, 그 중에 신중하게 몇 권을 골라 읽었다. 범접하기 힘든 경지의 필자도 있었지만 때로는 그저 '미니멀 라이프' 자체를 악세서리처럼 활용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책은 어느 쪽일까? 두 작가는 평가를 독자들에게 남기며 겸허하게 책을 마무리한다.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젊은 부부의 정신승리가 될 지, 그저 잘 포장한 '미니멀 라이프'가 될른지 이에 대한 판단은 책장을 넘긴 당신에게 부탁드리고자 한다.


적어도 내게 이 책은... 없을 수 밖에 없어서 내린 '정신승리'도, 유행처럼 잠깐 걸치고 버릴 라이프스타일로서의 '미니멀 라이프'도 아니었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뒤로 하고 꿋꿋하게 결정한 용기이자, 현재진행형 고민을 저기 누군가도 함께 하고 있다는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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