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반찬 좀 주셔요

추석연휴를 버티게 해 준 이웃들의 반찬나눔

by 이진희

추석 연휴를 앞두고 걱정이 깊었다. 악명(?) 높은 육아를 해보니 어른 둘로는 루틴(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갈고)도 겨우 할 수 있을까 말까. 그나마도 제반 준비(분유, 젖병, 분유탈 물, 손수건 등)가 되어있을 때나 가능하다. 누가 토하거나 젖병이 샌다거나... 뭐하나 삐끗하면 순식간에 혼돈의 카오스!


그러다 보니 정작 애들을 돌보는 어른이 먹고, 씻고, 자기 어렵다. 다른 건 어찌 감당한다 쳐도 밥해서 먹고 치우는 일은 늘 뒷전이 되기 쉬웠다. 식당도 문을 닫고 배달도 잘 안되는 연휴에 굶기 딱 좋은 상황. 이웃들에게 뻔뻔함을 무릅쓰고 구체적으로 부탁했다.

반찬 하실 때 넉넉히 해서 좀 나눠주세요


고맙게도 여러 이웃들이 반찬을 주셨다. 처음 몇 번, 빈 그릇에 과일을 담아 돌려드렸더니 ‘번거로울 테니 옮겨 담고 헹구지도 말고 바로 달라’며 기다리신다


초인종이 울렸는데 모니터에 아무도 안 보여서 문을 열어보면 꼬마친구들이 서 있다. 부모님 심부름을 온 것이다. 반찬을 건네고 수줍게 말문을 연다.

“애기들은 자요?”

내가 보기엔 너도 아직 애기야.


밑반찬으로 밥 먹고, 청귤차로 티타임까지. 이웃들 덕분에 굶지 않고 긴 연휴를 잘 넘겼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실감한다. 기억해두었다가 보답해야지!


깊이 감사하며 이웃자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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