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렛 오리지널 | 부동산 대리투어 (2022년 4월 22일 발행분)
우당탕탕 직장인 부동산 투자 이야기로 '투자를 슬기롭게' 도와주는 썸렛 팀과 함께 뉴스레터를 쓰고 있어요. 매주 월/목/금, 다양한 투자 이야기를 '써머리'해드리고 있으니, '월급 만으로 현생 답 없는', '슬기로운 투자'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꼭 구독해보시길 바래요.
“요즘 지방에 아파트 투자해”라고 얘기하면 많이들 걱정 어린 표정을 지어요.
왜 지방이냐, 불안하지 않냐, 떨어지면 어떠냐, 제대로 알아봤냐 등등… 걱정은 고맙지만 친구들아, 지금 내 돈으로 서울에 집을 살 수 없어.
현실을 자각하면 서울에 내 집 장만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 투자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돼요.
충주에 아파트를 샀습니다
물론 어머니는 모르십니다. 장가도 안 간 아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신데 걱정회로에 배터리를 꽂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충주는 충청북도에 위치한 인구 21만의 소도시입니다. 외지인은 청주와 헷갈릴 만큼, 생소한 도시죠. 그럼에도 몇가지 이유로 제 첫 투자는 충주의 아파트였습니다.
향후 3년 공급 적다.
21만 명이면 그래도 적당한 인구다.
대장 아파트 갭이 살 수 있는 수준이었다.
특히 대장 아파트 투자가 가능한게 매력적이었어요. 다른 지역 대장 갭은 1억 원에 육박한 수준이었는데요. 제가 충주를 알아보던 시점에는 7000~8000 내외 갭이라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전화로 가계약 완료
네, 급했어요. 인정합니다. 데이터만 보고, 임장도 안하고 전화로 덜컥 가계약했어요. 여러분은 따라하지 마세요. 그날 밤 잠 못 잡니다.
이유가 있었으니 아파트를 고르고 모니터링 해야겠죠? 대장급 아파트를 몇 개 찾아둔 뒤 네이버 부동산 알림을 걸어뒀어요.
✅ TIP | 네이버 부동산 알림 -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네이버 부동산에서 아파트 매물 알림을 받으세요. 매번 들어가서 확인할 필요없이, 중개사가 등록한 매물알림을 받아볼 수 있어요. 좋은 매물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빠르게 연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며칠 후, “OOO 아파트, 매매 OO원” 보자마자 ‘어? 너무 싼데’ 라는 생각과 동시에 제 손은 통화버튼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나] : 안녕하세요 사장님, OO 보고 연락드렸어요.
[사장님] : 네, 이번에 급하게 가격 내리신거라 보통보다 더 저렴해요.
[나] : (그치그치..) 그런 것 같네요. 요새 보통 얼마 정도에 거래돼요?
[사장님] : 보통, O원 정도인데, 이 정도면 시세보다 1000~2000은 싸요.
[나] : (맞지맞지..) 알겠습니다. 고민해보고 전화드릴게요.
[사장님] : 오늘 안에 주셔야해. 안 그러면 가계약 걸려.
[나] : (불안초조..) 알겠습니다.
첫 통화를 마치고, 딱 1시간 깊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어요. 그리고 문자로 “가계약 할게요. 계좌 부탁드려요"를 보냈죠.
실제 호가 매물들보다 저렴한건 사실이었고, 비인기 층도 아니어서 고민할 건 더 없었어요. 게다가 잔금도 길었고… 배짱이 필요했을 뿐…
집 주인 분과 날짜를 맞추고 매매 계약서를 썼어요. 이 때 처음 사기로 한 아파트를 봤답니다? 사실 신축 급이라 내부 상태는 신경 안썼고, 혹 이상한 부분은 싸게 샀으니까 수리하자라는 마음으로 결정을 늦추진 않았어요. 역시 무식하면 용감하다.
아파트 내부는 말해 뭐해.. 제 자취방보다는 당연히 좋고, 서울에서는 비인기 지역이라도 15억은 줘야 살 수 있는 신축급 아파트였어요. '� 갭 투자하러 왔다 갭 차이 느끼고 간다.'
집 주인 분은 본인 이사를 위해 좀 급하게 파시는거였고 (그럼에도 잔금은 길게 주셨지만) 다행히 계약서는 잘 쓰고 충주를 한바퀴 둘러본 후 돌아왔어요.
이제부터 찐입니다. 가격도 저렴하게 구했겠다, 전세 매물도 꽤 나올걸로 예상했던 저는 '전세 뭐 금방 빼겠네, 가격 좀 높혀서 갭 줄여야지' 라는 부푼 꿈을 안고 있었어요.
실제 3월 이사철 이후에도 잔금일이 남아있을 정도로 넉넉했고, 충주에 새로 회사들이 들어온다는 얘기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매물을 당장 올리지 않고, 기존 전세 매물이랑 가격형성추이를 모니터링 하려했어요. � 하지만…
슬픔에는 5가지 단계가 있다. 부정, 분노, 타협, 우울 및 수용
네, 제가 그 5단계를 다 경험했습니다. 대선 이후 거래량이 다 죽어버렸거든요.
(부정) 내 매물은 대장이니까 괜찮을거야
(분노) 왜 하필 올해 대선이야!
(타협) 그래도 매물 뿌려보자…
(우울) 왜 연락이 안 올까 �
(수용) 에휴 대출이나 알아봐야지
✅ TIP | 매물 뿌리기는 문자로 전화로 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입도 아파요. 게다가 누구랑 통화했는지 기억도 안나서 관리도 안돼요. 일단 리스트업한 중개소에 문자를 먼저 보내고, 반응 좋은 곳을 전화로 쪼아요(?) 보통 집주인 성함, 호수, 원하는 금액, 입주가능일자, 잔금일자, 본인 연락처/이름 등을 넣어서 보내면 중개사에서 보고 네이버 부동산에 올려줘요.
게다가 우울과 수용의 경계에서, 집주인 분이 잔금을 조금만 미뤄주셨으면 맞출 수 있었던 전세 세입자도 한번 놓치고 나니 멘붕이 더 심해지기 시작했어요.
✅ TIP | 어떤 대출을 쓸 수 있을까? 보통 주담대에요. 중개사 분이 친한 대출관리인이 있으니 물어보는 걸 추천드려요. 주담대는 그 지역 은행에서 보통 취급하는데 지방이라 가기 힘드니까, 대출관리인 분을 통해서 선 심사 ' 후 실행하는게 효율적입니다. 주담대2 (주식담보대출) 구매해 둔 주식이 있다면, 증권담보대출도 일으킬 수 있어요. 당연히 금리는 쎄지만… 현 시점 신용대출 금리와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것 같기도… 2금융권 신용대출 금리 쎕니다. 진짜 셉니다.
스타벅스에서 빵 쪼가리 하나 씹으며 대출을 미친 듯이 알아보던 그날, 전세 세입자를 구했어요. 비록 처음 생각했던 갭 줄이기는 커녕, 예상보다 전세가를 더 낮췄지만 진짜 된게 어디냐… 그날 밤 집에서 혼자 맥주 한 캔 깠습니다.
최종 계약 및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기 위해 충주를 가야했던 날. 연차 딱 쓰고, 출근시간보다 일찍 일어나 충주로 내려갔습니다. 서울에선 오지 않던 비까지 추적추적.
제 최종 계약 때는 참관인이 많았어요. 소유권 이전 / 전세권 설정을 위해 법무사 2분, 매매 / 중개 / 전세 계약 도와주신 중개사 3분, (법인 전세 계약이었기에 오셨어야 하지만 워크샵에 잡혀가신 계약자 1분은 마음으로 참석을…)
✅ TIP | 전세권 법인은 보통 전세권 설정을 요구해요. 전세권은 이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갔을 때, 전세금 보전을 강제하는 권리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데요. 요즘 필수인 전세보증보험의 법인판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전 전세보증보험 가입은 진행하지 않았어요)
막상 제가 할 건 없었어요. 도장 땅땅, 서류 제출 끝. 길고 긴 첫 갭투자가 이로서 마무리 되었습니다.
우당탕탕 첫 투자를 마쳤어요. 다행히 계약 때보다 가격은 올랐지만, 팔 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이득이라기 보다는 더 떨어지진 않겠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나름 철저하게 따져보고 시작한 투자였음에도 심장 내려앉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전세 세입자는 내가 구해올 수 있는게 아니더라구요. 그래도 실전 투자에 첫걸음 뗀 것에 만족감이 드는 투자였습니다.
여러분의 부동산 첫 투자는 어땠나요? 댓글과 피드백에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