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Your App with Zoom SDKs
2일차, Product Keynote에서 Zoom은 향후 4가지 핵심 비즈니스 영역 중 한가지로 App Marketplace 출시를 언급했다. App Marketplace는 Zoom SDK를 개발자, 파트너사가 자유롭게 활용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개발 문서를 제공하고, 등록된 서비스를 모아둔 일종의 플랫폼이다. 현재는 Zoom에서 적극적으로 Collaboration을 실시한 Slack, Stride 등의 제품이 등록되어 있다. Zoom SDK 비즈니스는 우리의 API 비즈니스가 보고 배울 점이 있다. 그래서 Product Keynote와 Power Your App with Zoom SDKs는 이번 Zoomtopia의 계란 노른자 같은 핵심세션이었다.
Zoom SDK는 모바일, 데스크탑, 웹 클라이언트를 모두 지원한다. UX/UI를 커스텀 할 수 있어 어떤 비즈니스에도 쉽게 녹일 수 있다. 또한 간편한 사용성과 어플리케이션 이탈 시 미팅이 끊어지지 않아 커뮤니케이션의 연속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Zoom의 특징이 잘 녹아있다.
이날 세션에서는 2가지 DEMO를 시연했다. 하나는 Welearn이라는 원격 교육앱이고, 다른 하나는 MY DOC이라는 원격 의료 플랫폼이었다.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영역을 제외한 예약, 검색 등 각 비즈니스에 필요한 요소를 포함해 제작할 수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영역에서 Zoom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그렇지만) 기존에 Zoom은 완성된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기반으로 Conferencing과 Web Conferencing, Screen Sharing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SDK는 Zoom 기술의 노하우가 집약된 액기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Zoom은 많은 경쟁자가 있는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Product를 오픈소스로 제공할까.
1. Zoom의 가치와 기업운영 방식
Zoom은 Bottom-Up 형태의 비즈니스 운영으로 잘 알려진 스타트업이다. 여기서 Bottom은 조직 내 가장 아래에 있는 구성원이 아니라 고객을 의미한다.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쌓아야하기 때문에 엔지니어 못지않게 세일즈 인원이 조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며, 거기서 시작된 고객의 의견을 취합하고 반영하는 프로세스도 잘 갖춰져있다고 한다. 또한 Zoom은 신뢰에 기반한 Collaboration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일례로 Zoomtopia의 연사만 하더라도 모두 Zoom과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들이다. 참가한 연사의 대다수가 CEO였다. 한 회사를 이끄는 CEO가 연사로 온다는 것은 그 회사와 Zoom이 신뢰관계를 얼마나 잘 구축했는지 보여주는 예다. Zoom은 이 Collaboration 문화를 기업 고객 뿐만 아니라 SDK를 사용할 개발자, 파트너사로 확산시키기 위해 서비스의 오픈소스화를 실시했다고 볼 수 있다.
2. 시장의 급속한 변화
지금, 시장은 빠르게 변한다. 매우 빠르게 말이다. 이런 환경에서 완성된 제품를 제공하는 것은, 곧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제품은 유연해지고, 조직은 점점 더 애자일해져야 한다. Zoom은 SDK 서비스로 고객이 자사의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하게 해 예측 불가능한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만들게 하고자 한다. 즉, 변화의 흐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만드는) 변화의 흐름을 타고 서비스를 성장시키고자 한다.
3. 콘크리트 고객층 생성
Zoom은 이미 Royal Customer를 보유하고 있다. 타 서비스에 비해 월등히 쉽고, 서비스 결함이 적기 때문에 Zoom을 사용하는 고객은 이탈하지 않는다. 나아가 SDK를 오픈소스 형태로 제공하면 또 다른 굳건한 고객층을 만들 수 있다. Zoom의 기술력에 자신들의 비즈니스가 달려있기 때문에, 더 Zoom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오픈소스 형태의 SDK / API를 제공하며 서비스를 빠르게 성장시킨 사례는 슬랙이 있다. (물론 슬랙의 성장요인을 SDK 하나만으로 볼 순 없지만) 슬랙은 메시징을 통한 협업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스타트업이 사용하고 있을만큼 유명하다. 슬랙이 제공하는 API를 받아 그에 맞춰 자신이 서비스를 개발해 슬랙에 등록함으로서, 자신들의 협업 커뮤니케이션을 개선시키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서비스를 알릴 수 있다. 상부상조로 슬랙은 공짜로 자신의 제품에 수많은 기능을 도입할 수 있었다.
Zoom 역시, 슬랙과 같은 효과를 얻길 원할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슬랙이 업무에서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기 때문에 3rd Party 서비스를 슬랙으로 수집한다면, Zoom은 Video Communication이라는 비 일상적인 상황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3rd Party 고객이나 파트너사가 자신의 비즈니스에서 Video Communication이 필요한 상황에 Zoom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가져가서 쓰게한다. 하지만 각자 서비스를 기반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목적은 같다.
왜 하필 지금, Zoom은 SDK 서비스를 시작할까?
오픈소스 플랫폼 생태계 구축은 매우 긴 기다림이 필요하다.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고, 많은 제품이 만들어지고 또 고객에게 퍼져나가야 하나의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Zoom은 현재 고객 지향적인 자신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했고 잘 성장하고 있다. 충분한 자금과 성장력을 바탕으로 긴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달콤한 열매를 먹을 수 있는 영역으로 진출하지 않았나 추측한다.
Zoom과 같은 영역에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API와 개인용 웹 어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하는 우리 입장에서도 Zoom의 다음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먼저, 고정된 제품은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것이다. 변화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 수록, 변화에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을수록 경쟁력은 줄어든다. 시장과 고객의 취향이 빨리 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고객이 제품이라는 것이다.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그러한 형태 자체만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기존에 Zoom의 성공을 이끌어낸 방정식도 고객의 의사를 제품에 빠르게, 잘 반영시켰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방법을 자사에서의 서비스 개발 뿐만 아니라 고객 혹은 파트너사와의 Collaboration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레이싱에는 슬립스트림(Slipstream)이라는 용어가 있다. 앞서가는 차 뒤에 붙어가면 저항을 적게 받아 연비와 가속에 이점이 있는 현상을 뜻한다. 플링크가 갈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거쳐 앞서 간 회사가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배, 멘토를 만나고 온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뒤에 바짝 붙어 Zoom의 교훈을 잘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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