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첫 원격근무 체험
체험판. 정식 출시 전에 어떤 오류나 문제가 발생할지 알아보기 위해 출시하는 제품이다. 회사도 원격근무를 도입하기 전에 체험기간을 뒀다. 우선 하루를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일하는 것이었다. 게임으로 치면 내부에서 게임에 오류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거치는 알파 테스트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0. 회사에 출근 안 하면 어떻게 일할 건데?
우선은 각자 어떤 일을 할지를 정리했다. 조직에서 원격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할지를 명확하게 하고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를 정의해야 한다. 이를 정하지 않으면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할건지 정하고, 일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하기로 했다. 사전에 정리한 자리에서 다양한 장소가 나왔다. 카페, 집, 학교, 심지어 제주도까지 말이다.
#1. 당일
당일 아침, 출근준비 없는 아침이 어색했다. 그래도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에 평소처럼 씻고 토스트를 챙겨먹었다. 아침을 먹으며 서비스 출시 기사를 확인하고 일할 공간을 찾아 이동했다. 10시에 브랜딩 관련 인터뷰가 있어 담당자들과 사전 조율 후 집을 나섰다. 집 앞에서 수많은 자소서 작성을 함께했던 카페에 갈 생각이었지만 노트북을 2시간만 쓸 수 있어 눈물을 머금고 스타벅스를 갔다. 일할 수 있는 카페를 찾기 위해서는 따질게 많다.
#2. 일 하나. 인터뷰
브랜딩을 위해 팀원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에서 서비스하는 페이지콜로 '콜'을 만들었다. 사전에 준비한 자료를 올려 인터뷰를 진행했다. 같이 화이트보드를 보며 전화 통화하는 것이기에 불편함은 없었다. 회의실에서 회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회의 내용을 Google Docs에 올려 누구나 어디서든 볼 수 있게 기록했다. 그렇게 첫번째 일을 문제없이 끝마쳤다.
#3. 일 둘. 업무 현황
인터뷰 후, 팀원과 업무 현황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마찬가지로 페이지콜을 사용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문서를 올리지는 않았다는 것. 그래도 화이트보드에 써가며 회의를 한 것과 다름없어 의사소통에는 별 문제 없었다.
#4. 일 삼. 번역 피드백
페이지콜 홈페이지에 쓸 영문 초안을 번역 중이다. 문서 피드백을 위해 페이지콜을 사용했다.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할지 서로 보면서 얘기를 나눠 혼선없이 대화를 나눴다. '1페이지 3번째 줄 보시면'과 같은 얘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좋은 점이었다.
QA를 겸한 원격근무였기 때문에 회사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도 의외로 일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 놀라웠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모습을 돌이켜보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길진 않다. 각자 실무를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얘기를 나눈다. 그것도 메신저를 활용할 때가 많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같은 공간에 모여서 일할 필요가 없지 않은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 직원을 감시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