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do list를 적지 마세요.
우리 삶에서 진짜 중요한 의미가 있었던 일 가운데 '할 일 목록'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알려줘서 했던 일이 있는가? 할 일 목록을 적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반복될수록 목록을 적는 큰 의미가 없고 사소한 일들이 끝없이 목록에 쌓여가던 경험은 없는가? 정확히 말해서 어떤 순간에 할 일 목록은 단지 하나뿐이다. 매 순간 할 일은 반드시 하아여야 한다. 매일 아침 할 일 세 가지를 떠올리고 그냥 하는 일이 전부다. 하루에 가장 중요한 일 한 가지만 하면서 살아도 된다.
하루를 충분히 살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할 일 목록을 적지 않는 일이다. 우리가 목록을 적는 순간 두려움에 떨며, 미루기를 밥먹듯이 해야 하는 악마의 수렁 속으로 아주 천천히 빨려 들어간다. 할 일을 정리해주는 앱이 너무 많아서 그런 앱들을 관리하는 별도의 할 일 앱이 또 필요할 지경이다. 애덤 워즈니악은 '할 일 목록이 당신을 해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러한 상황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할 일 목록은 뭔가 진행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할 일 목록은 뭔가 성취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할 일 목록은 이러한 기분을 느끼지 못하면 죄책감이 들게 만든다.
할 일 목록은 어떤 일을 뒤로 계속 미루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들게 만든다.
할 일 목록은 어쨌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죄책감이 들게 만든다.
할 일 목록은 잘못된 대상을 놓고 우선순위를 매기게 만든다.
할 일 목록은 비효율적이다.(그 시간을 다른 데 쓸 수도 있다)
할 일 목록은 할 일이 모두 의무로 느껴지게 만들기 때문에 그 안에 담긴 기쁨을 사라지게 한다.
할 일 목록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할 일이 제대로 정돈되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
할 일 목록은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은 일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거나 당신이 그런 일들을 모색하는 것을 막는다.(우리 삶에서 어떤 일들은 결코 미리 계획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상황으로 어깨가 무겁고 온종일 할 일 목록이 머리 위에 원을 그리며 떠다니고 있고, 그 무게로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은 이미 오래전에 떠났다면 다음과 같은 조언을 참고한다.
1. 누구라도 할 일 목록에 담아야 할 필요가 있는 일은 언제나 반드시 단 한 개일뿐이다.
2. 그렇게 때문에 할 일 목록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은 필요 없는 것이다. 차라리 한 가지 할 일을 기억하라.
3. 지금 당장 할 일 목록에게 파산을 선포하고 모두 내다 버려라. 가슴이 아플 것이다.
4. 할 일 목록을 습관적으로 적는 일을 당장 내다 버리라는 말이다.
5. 조금 무서울지도 모르지만 옳은 일들은 언제나 약간 무섭게 들리는 법이다.
우리가 매일 아침 일어날 때, 신이 주신 완벽하게 독창적인 장치인 유기적인 두뇌를 이용해 그날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세 가지를 떠올릴 수 없다면 그 상황을 진지하게 개선해야 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 무엇이고, 무엇이 우리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지, 얼마큼 성취해야 하는지 분명한 목표를 알아내야 한다. 오늘 반드시 끝내야 하는 일 세 가지를 떠올리고 마칠 때까지 집중하는 데 온 에너지를 써야한다.
일 일 목록을 적는 앱을 비롯해 업무를 잘 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라는 것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두뇌와 본능은 평생 함께 하는 것이다. 평생 함께 해야 할 것을 믿는 법을 배워라. 어떤 물건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분실물 방지장치'를 단다면 그 물건에는 거추장스러운 장치를 달지 않아도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정말로 어떤 일이 중요하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든 기억할 것이다. 만약 기억하지 못한다면, 글쎄 언젠가는 기억할 것이다. 혹시 영영 기억나지 않는다면 사실 그 일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뜻인데,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