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
詩人의 눈으로 본 오월은 어떤 날들인지 보여주는 시다. 젊음 날에 대한 예찬도 아니고 눈부신 계절을 노래하지도 않는다. 억지로 '오월의 시 알려줘' 하고 chatGPT에게 물어보면 프롬프트와 함께 화면에 나오는 일상적인 가벼운 단어들, 초록을 노래하는 익숙한 표현을 줄줄이 적은 오월의 시가 아니다. 삶이 지루해서였는지 흔한 것들에는 고귀함이나 품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시인은 고귀함이란 무엇을 보고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달려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시인은 오월에서 '찬물로 세수한 청신한 젊은 얼굴'을 보고, 스물한 살의 나이에 갑작스레 죽으러 간 바다를 보고 고통을 배우고 살아 돌아왔다.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나이는 세서 무엇하랴는 마음을 드러낸다. 곧 다가울 '원숙한 여인'의 모습을 보고 더욱 열정에 찬 계절이 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나이 듦과 젊음에 대한 묘한 대비와 어쩌면 다 지나가 버린 것들에 대한 쓸쓸한 마음까지 읽을 수 있다.
끝 부분에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이라는 작가의 표현이 마음에 걸린다. 젊은 사람은 시간을 날, DAY로 표현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세월로 말하곤 한다. 어린 사람에게는 하루가 아주 길고, 나이가 들면 계절이 짧다. 지금은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고 참으로 적당하게 흐른고 있는지 모르겠다.
* 이 부분을 직역하면 "사랑을 얻음도 고통이요, 사랑을 잃음도 고통이라."정도로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