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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리나 Oct 27. 2021

21.10.27 수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 공기는 생각보다 차다.


카페를 창업한 지 4개월이 다되어간다. 우리 카페 앞 상가가 철거에 들어갔다. 새로운 가게가 들어올 예정이다. 김치 찌개 집인데, 꽤나 기대가 된다. 철가하는 모습을 보니 6월달의 이 곳이 떠올랐다. 진x개발이라는 곳에 철거작업을 맡겼는데 친절하고 섬세하게 잘 해주셨었다. 개업하면 불러달라고 하셨는데 따로 부르진 않았다. 철거를 한 상가는 싹 비어졌다. 유리창도 없고, 바닥도 천장도, 벽도 모드 뜯어져있다. 이제 여기에 어떤 색이 칠해지고 어떤 것들로 채워질지 미지수이다. 들어오실 사장님의 머릿 속엔 어느정도 그려져있겠지? 궁금해도 이것 저것 여쭤보지 않고 기대하며 지켜봐야지.


10월달은 조용했고, 조용하다. 매출 일 10만원을 보기가 힘든 나날들이다. 12월까지는 일 10만원이 목표가 되어버렸다. 그 마저도 참 감사한 일인거다. 늘 하는 말이 있다. "버텨야한다. 버텨야 산다. 더 지켜보자.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누구는 2개월, 누구는 반년, 누구는 1년을 지켜봐야한다고 한다. 4개월차인 지금 나는 지금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무언가 변화를 주고싶지만 변화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뭔가 변치않는 모습을 우리 브랜드의 색으로 가져가고싶은 것일까? 때론 변화가 필요하다는걸 알고는 있다. 늘 여러 방면으로 마음을 열어두어야지. 고지식하지 말아야지. 뭐든 받아들이고, 거르고, 경계하고, 반영해야지. 주변 사람들이 잘 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나도 말해줘야지. "잘 하고있다. 지금처럼만 오래오래 하자."


여성 두 분이 오셨다.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과 풍경들을 보며 재미있어 하셨다. 꽤 오랜 시간 앉아계셨다. 솔직히 2~3시간 앉아계시는건 상관 없다. 그 시간동안 손님이 오지 않아 참 고요하고 처량할 뿐이었다. 요즘은 그걸 버티는게 힘들다. 이렇게 처량할 수가 없다. 종종 손님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생각해보곤 한다. '와 우리 앉아있는 동안 한 팀도 안왔네?', '잘 안되나보다.', '조용해서 좋네' 실제론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데 괜히 내 마음에서 만든 허상이 나를 힘들게 한다. 이래서 이런 걱정은 독밖에 안되는구나. 이런 긴 시간 사이사이에 테이크아웃 주문, 배달 주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홀 5~10만원, 배달 10~15만원. 참 이상적인 매출이다. 일 20만원 할 수 있다! 늘 생각하고 꿈꾸자... 결국 돈얘기로 마무리가 되는구나.


주식을 투자하고 있다. 알체라라는 종목에 거금을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근데 저번 주 부터 시작해서 야금야금, 가끔은 쭉쭉 오르더니 이제 본전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수익이 나지않을 때 빼지 않으면 잃는건 아니라지만 의도치않은 장기 투자가 되어버린 현실. 주식을 가볍게 하더라도 공부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늘 든다. 현재 알체라의 시장 상황은 좋아보인다. 19억 계약도 맺고, 호재 기사들이 눈에 보인다. 영업이익은 아직 믿을만한 수준은 안되지만 얼굴인식, ai 기술등을 볼 때 미래가치가 있어보인다. 38,950원으로 끝난 오늘의 알체라. 내일의 알체라가 기대된다.


고요한 지금. 해가 저물고 있다. 지금 시간의 고요함은 혼자 갇혀있는 느낌이 들게 한다. 이 적막을 깨고자 나는 혼잣말을 하거나 박수를 세게 친다. 그러면 한결 나아진다. 어딘가 빠져있던 정신이 다시금 돌아오게끔 한다. 부단히 노력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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