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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리나 Nov 08. 2021

21.11.7

파란하늘. 조금은 쌀쌀한 아침 날씨.


 적막하다. 적막이 나를 감싸고 공간을 감싼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마저 공간의 적막을 깨진 못하고 있다. 나는 이 적막에 지지않으려 부단히 애쓰고 있다. 발을 굴려 리듬을 타고, 큰 박수를 쳐 적막을 깨려고 시도한다. 적막함을 좋아하지만, 손님들로 차 있어야 할 매장의 적막은 싫다. 12시 땡 치면 언제그랬냐는듯 적막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11:53am ... (정말 12시되니까 주문이 2건 들어왔다.)


 가게 앞에 주차하는 건 우리가게의 영업을 방해하는 행위다. 우리가게의 간판을 가리고, 문을 가리면 손님들은 어디로 다녀야하고 우리가게의 존재를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아침에 가게 앞에 차를 대고 "여기에 주차해도 돼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웃으며 안된다고 했지만 속으론 '이걸 질문이라고 하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이만하면 양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를 대고 어디론가 떠나버린다. 일말의 양해를 구하질 않는다. 100명중 1명만이 양해를 구한적이 있어 그게 감사해 비타500을 챙겨드렸다. 작디 작은 골목이어서 주차공간이 없는건 알고 있다. 다만 이 곳에 오는 사람들도 그 사실을 알면서도 차를 가져오는 것이다. 주변에 넓은 공영주차장이라도 생겨야하지 않나 싶지만, 이것  또한 내 욕심이다. 한국엔 차가 참 많구나.


 나는 생각보다 차분하지 못하다. 쉽게 흥분하고 심장마저 쿵쾅댄다. 어떤 부당한 일이 조금이라도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 말도 일목요연하게 못해 바로 대처하지 못한다. 그래서 늘 차분해지려고 애쓴다. '별일 아니야, 작은 일일 뿐이야, 이 또한 다 지나갈거야...' 이렇게 마음을 진정시킨다.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려고 할 때면 더 쎈 상황들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모든 순간순간들이 내게 헤쳐나갈 방법을 찾으라고 문제를 던져주는 것 같다. 그럼.. 방법을 찾아야지 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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