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속도는 누구나 다르다. 자신만의 속도가 있다. 25년을 지나오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들을 알고 깨닫고 배웠다. 시행착오를 거쳐 진짜 내 모습과 마주하게 되면 자신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나는 그랬을까?
25년은 유독 내게 아프고 슬픈 한 해였다. 누군가 그랬다. 언제는 안 그랬냐고 말이다. 그 말도 맞다. 그러나, 조금씩 늘 차이가 존재했기에 늘 같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사람이 어떻게 365일 내내 힘들겠는가 힘든 순간들이 많아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것이다. 나 또한 그랬을 것이고, 무기력으로 힘들어했기에 가을의 초입에 들어설 때쯤 그 깊이는 깊어져갔고, 겨울이 되었을 때 나는 무기력에 잠식당한 것 같았다.
항상 생각하는 것들은 많은데 실제로 실천하는 것은 몇 안 된다. 매일 무기력과 싸우고 지고를 반복하지만, 나만이 지키려고 하는 작은 루틴을 행하는 일을 중단하지 않고 이어나가는 것 이런 작은 행위들이 내겐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징조라고 말하기엔 거창하지만.
많은 일들이 나를 통 안에 가두어놓고 24시간 굴리는 것 같았다. 그 속에서 오는 무기력, 불안, 고뇌 여러 감정들 지나고 보니 참 잘 버텼다. 애쓰고 애썼다고.
어느덧, 26년이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났다. 요즘 내 1차 목표는 건강관리다. 한의원에 다니기 시작한 뒤로 식단부터 매일 내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나를 돌보고 있다. 그동안 다른 이들에게 쏟아낸 감정들 어쩌면 이것 또한 노동이 아닐까? 정신노동 육체노동 물론 애정이 없었다면 할 수 없었을 일들도 많다. 이제 그 노동들에서 벗어나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조금 더 나를 이성적으로 보기 위해 나를 가끔은 분석하기도 한다. 강한 긍정도 강한 부정도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있는 듯 없는 듯 뜨뜻미지근한 사람이고 싶다.
지금의 나는 아직도 무기력과 싸우고 있지만, 괜찮다. 나는 잘 지낸다. 진심으로. 25년의 이야기들은 25년에 묻어두고, 새로운 마음으로 26년을 맞이하며 그저 순간순간에 충실한 나이고 싶다.
첫 과제를 무사히 마치길 바라며, 올해는 어떤 장면과 순간이 모여 내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줄지,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나갈지 기대가 된다. 정말 감정 일기장 같은 이곳. 이 퍽퍽하고도 메마른 이 시대에 조금의 용기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