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정의, 사랑의 형태, 그것의 지속성

by girok

왜 영화 대사에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사랑이 내게 찾아왔다. 사랑이 내게 걸어왔다 와 같은 대사와 설명들이 붙여진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이란 단어 자체로 놓고 보면 사랑의 온도는 따스할 것 같기도 하면서 차가울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색은 어떠할까? 사람마다 가진 개성과 특별함 조금 말하자면 한 방울로 서로가 서로에게 그 한 방울의 특별함이 담긴 마음 애정 같은 것들이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과연 사랑은 무엇일까,

늘 사랑이라 정의되었던 것들은 누군가 자주 생각이 나고 떠올려지고 보고 싶고 그려지는 것, 잠에 들기 힘든 밤 새벽에 그려지고 떠올려진다는 것, 모든 순간 시간 날에 생각하고 생각하고 그려지고 떠올려지는 것이 사랑이라면,

혹은, 힘이란 것이 바닥으로 가라앉아버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버린 날 생각이 나는 것 이것 또한 사랑의 일부가 될 수가 있을까 싶었다.

사랑의 사라는 말조차 모르는 내가 과연 지속 가능한 유한하고 때로 무한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이들은 만남의 시작부터 이별의 시간을 정해놓고 시작한다. 그런 관계는 무엇이라 부를 수 있을까.

어떤 이들은 만남의 시작부터 서로에 세상에 들어와 빠져나올 생각을 않고 영원을 약속하기도 한다.

관계마다 붙여지는 이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만남도 이별도 그들 각자에겐 유의미한 것일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사람들은 종종 내게 어떤 사람이 좋냐고 물었다. 나는 그저 다정한 사람이요라고 답했던 적이 많다.

다정은 참 예쁜 단어 같다. 관심과 애정도의 차이에서 나오는 말들에 온도와 색이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런 다정하고 밝은 사랑을 그렸던 적이 있다. 생각을 하면 이상하게 늘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날이 많다. 그런 그날 내 생각은 그날 뒤로 멈췄고 더 이상 나아가려 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이기에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누구나 아픔을 공감하고 괜찮냐고 물어온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아픔을 가진 이들은 늘 자신의 상태가 어떠한지 물어오는 질문에 설명과 해명을 해야 할 때도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나의 마음들을 늘 어딘가에 배출하며 이렇게 글을 쓰고 살았다. 요즘은 반복되는 일들을 마치고 돌아와 씻고 약을 삼키며 누워 눈을 감다 그렇게 잠에든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다.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열심히 읽어 내려가고 있지만 내 마음에는 진전이 없다. 미세한 떨림도 작은 요동조차 없었다.

최근 글에 24년도 3개월밖에 남지 않았어요. 부디 내년에도 제가 살아있기를, 살아있어서 보고 싶은 이들에게 따스한 안부를 물으며 지내고 있기를 간절히 바라요.라고 쓴 적이 있다.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동생이 눈시울을 붉히며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울음을 그치지 못한 채로 “당연하지.”라고 말했다.

그런 나는 그녀를 보며 “우는 얼굴도 예쁘네.”라고 말했다. 나를 위해 울어주고 웃어주고 마음을 써주고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들이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고 때로 눈물겹다.

사랑스러운 이들의 시선과 애정 애틋한 마음으로도 그 마음이 고마워서라도 버텨내야 하는데 점점 버텨낼 자신이 없어지고 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힘과 애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제 그 힘과 애정이 점점 바닥을 보이는 것 같다.

다시 채워서 누군가를 위해 힘을 쓰고 힘을 내고 애정을 보이고 마음을 내어주고 때로 어깨를 내어주기도 해야 하는데 이미 바닥이 난 마음을 긁고 또 긁었다. 그랬더니 되려 마음에 상처가 났다.

마음이 빗물 같다. 강하다고 생각했던 내 마음에 흠집이 났다. 깊게 패어있는 상처에 무얼 담아줄까. 햇볕 한 스푼, 바람 한 스푼, 다정한 말 한마디 이런 것들이 패어있는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을까.

지금 나의 생은 요동치는 파도 속에 있지만, 24시간 내내 그런 것은 아니다. 일을 하고 집에 와 돌아와 할 일을 하고 약을 삼키고 그렇게 가만히 누워 좋아하는 노래와 곡들을 들을 때 나는 고요해진다.

나는 참 고요하다는 말을 좋아한다. 조용하고 잠잠하며, 잔잔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운 상태 그래서 내가 평정심이란 말을 좋아한다. 고요, 침묵, 평정심과 같은 단어들이 때로 나를 대변해 준다.

늘 약을 복용하기 전 또렷한 상태일 때의 나를

기록해두기 위해 글을 작성하고 있다.

단지 내년만이 아닌 오늘 내일 살아있기 위해

이렇게 나를 다독여본다.

내게 더 해줄 말이 없다. 그저 오늘도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 하나 내일도 마찬가지일 것 사람은 살아있을 때야 비로소 빛이 난다. 아무것 하지 않아도 빛이 난다. 살아있는 그 삶과 생 자체만으로 그 자리 그대로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빛이 난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다.

빛이 나는 사람들, 눈이 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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