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반을 지나는 중년의 시작
40대,
불혹이라는 시기를 지나며 중년의 시기를 맞이한다.
과거 1980년대까지는 20대 초중반에 결혼을 했던 시기에는 남자는 빠르면 40대 후반, 여자는 40대 중반 정도에 벌써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그렇다면 나도 곧 할아버지? 잉?).
요즘은 40대도 30대와 마찬가지로 젊은 나이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고 앞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날수록 더 젊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이탈리아는 노인의 비율이 높다 보니 50대까지 청년으로 간주한다고 한다 ㅎ 50대에는 이탈리아로 이민을;;;).
40대의 직장에서는 과장, 차장 어쩌면 부장에 이른 경력이 10년 이상 되는 소위 MZ세대가 꼰대라고 부르는 세대에 있겠다. 어느 정도의 의사결정권을 가진, 그렇다고 C레벨은 아닌 관리자.
워라벨을 추구하는 MZ세대의 거센 도전 앞에 쓸쓸히 홀로 야근하며 잔업을 처리하는 우리 과장님, C레벨에게 실적과 성과의 압박을 받으며 스트레스로 탈모를 서서히 경험하게 되는 옆에 차장님, 이제는 더 이상 불러주는 곳이 없어서 숨죽이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명령에 순종하며 매일매일을 버티시는 부장님. 어쩌면 그래도 나는 이 어려운 경제 가운데 월급 주는 회사에 붙어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40대의 가정에서는 이제 막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를 다니는 가족 구성을 가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는 정신없는 직장생활에 육아와 양육까지 겪으며 혼돈의 카오스를 경험하고, 이 나라는 정말 아이들을 키우기 어려운 나라이구나를 되뇌며 동생의 계획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고 더 이상의 아이는 없다는 외치며 하루하루를 전쟁같이 버티고 있다. 그나마 어린이집은 오랫동안 아이들을 봐주는데 유치원 가면 그 시간이 줄어들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하교 시간이 거의 12~1시 사이여서 주변의 도움이 없이는 도저히 맞벌이를 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멘붕이 빠지게 된다. 주변에 초등학교 끝나자마자 태권도 학원 차가 와서 아이를 픽업해 가고 그리고 바로 피아노, 그다음 학습지 공부 이렇게 뺑뺑이를 돌려야만 부모의 퇴근 시간에 비슷하게라도 맞출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아이는 이미 진이 다 빠졌다.
외벌이 부부는 한 명은 자녀들을 위해 이유식을 만들어주거나, 키즈노트를 보면서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에 소소한 기쁨을 가지거나, 유치원 행사에 따라다니며 자신의 주니어가 성장하는 것을 가까이서 바라보게 된다. 또 다른 한 명은 조금이라도 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스마트 스토어를 꾸릴지, 아니면 야간에 대리운전을 더 해야 할지 고민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가정과 직장의 삶에서 40대는 굉장히 루틴 해진 자신의 삶을 발견한다.
회사-집-회사-집-회사-가끔 회식-집-회사-집....
한 달에 한 번도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힘들다.
어떤 취미도 없다. 인생의 재미가 없고 새로운 경험도 없다.
여기서 우울증도 많이 겪게 된다.
삶에서 의미를 찾기도 힘들고 가족들만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버텨간다.
한평생의 인생을 80세로 이 것을 24시간에 맞춰서 비유해 본다면,
40세는 12시, 즉 정오이다.
하루 중 가장 뜨거운 빛이 비치는 시간이다.
이 인생의 가장 정점의 시간을 우리는 자동화된 기계처럼 회사-집-회사-집을 오가며 삶을 낭비하고 있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40대의 시작, 인생의 후반기를 맞이하는, 아니 시작하는 40대에게 뜨겁고 찬란한 지금의 이 시간을 제대로 활용해 보자 라는 마음에서 시작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뒤를 이었다.
나는 어떤 사람 일까?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즐거운가?
내가 진짜 싫어하는 건 무엇일까?
나 조차도 나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나를 알고 있지만 그것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제 한 가지씩 질문을 던져가면서 나를 알아보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정리해 보자.
내가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지,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보는 나는 누구인지?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중년의 시작인데 나를 제대로 안다면 그래도 꼰대가 되기보다는 꽃중년, 미중년의 삶을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