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의 힘듦2

by 뽀야아빠

그간 적은 꼭지들에 중소기업의 한계나 어떻게 일하는지에 대해 몇 자 적어두었습니다. 골자는 이렇습니다. 망하지 않을 시장을 선정해서 그 시장 내의 플레이어에 속하는 회사를 선택하고, 본인이 생각하는 꿈이나 역할을 설정해서 그것에 맞는 일인지를 판단하고 그 일에 시간을 투자해라.. 그리고 한 회사에 계속 있는 것보다는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서 몸값을 불려라가 아마 제가 이야기한 내용의 정리가 될 겁니다.


쉽게 쉽게 적었지만 실행하기에는 어렵죠. 그리고 저 상황이 됐을 때 주변의 친구들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힘듬이 가중됩니다. 왠지 자신은 뒤쳐진 것 같고, 왠지 인생이 이리 끝날 꺼 같기도 하고... 회사에 나오면 어차피 같은 회사에 있는 주제에(?) 혹은 자기와 같은 패배자들에 불과한 상급자들이 머가 잘났다고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라는 맘이 들기도 하고, 더나아가 세상을 탓하기도 합니다. 현실의 힘듬과 마음의 삐뚫어짐이 계속 가중되는거죠. 이때 본인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에휴 말이 쉽지 왠만해서는 이 굴레에서 바로 빠져나오는 것은 어려울 꺼예요.


그래도 주변을 둘러보고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나를 "긴 호흡"으로 봐야 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혹은 내가 가고 싶은 회사를 가기 위해 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메워야 하나를 깊게 고민하셨으면 해요. 그리고 시간을 긴 호흡으로 길게 투자하는 겁니다.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지만 전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절대 "짧은 시간"으로 상황을 보지 않습니다. 길게 길게 봅니다. 예를 들어 언어를 해야 겠다 라고 생각하면 5년 열심히 해보자. 5년 후의 나는 그래도 몇 마디라도 하겠지 라는 계획을 만들고 하루에 30분 정도 어떤 것을 매일 하겠다 라고 세부 계획을 만들죠. 하루에 1시간 혹은 하루에 2시간과 같이 어쩌면 못 이룰 계획을 절대 절대 세우지 않습니다.


이직도 마찬가지죠. 어떤 회사를 가야겠다라고 하면 그 회사에 가기 위해 내가 무엇이 부족한가를 찾아보고 그 무엇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나름의 긴 시간을 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공부하죠. 제 경험입니다만 이직 준비는 3년이면 어떻게든 되더라구요. 타겟 회사가 몇 개 있다면 부족분에 대한 공통분모도 있으니 여하튼 대략 3년 투자하면 대부분 갈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3년이라는 시간을 무언가를 위해 매일 일정 시간 투자하는 건데... 못 이룰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매일 매일 조금씩 하면 됩니다. 별거 없고 몸은 그렇게 힘들지 않을꺼예요. 그렇게 정한 시간들이니까요. 그리고 시간 투자를 결정하면 나는 그 시간후에 더 나은 내가 되어 있을테니 그 과정 동안의 마음의 힘듬도 조금 덜하지 않을까요?


슬픈 경험 하나 공유해드립니다. 제 주변에는 정말 어린 나이에 성공하신 분들이 나름 많았던 듯 합니다. 제가 회사 생활을 30살 넘어 시작했는데(정확하진 않습니다) 당연히 저도 자격지심에 휩쌓여 있었고 주변 탓, 세상 탓도 하면서 나 자신 건사하기도 힘들었지만 이상하게 그 맘의 왜곡을 가속화 시키는 성공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습니다. 몇몇 분 이야기를 하면 흰 면티를 도매하시던 분이 있었는데 2002년 월드컵 때 갑자기 붉은색 티를 전 국민이 찾으면서 붉은 티는 일찌감치 다 팔렸고 염색이라도 해서 붉은 티를 만들어야 하니 흰 티가 대박이 난거죠. 그 때 버신 돈으로 큰 고기집을 열고 외제차를 타셨던 분이 있습니다. 또 기름을 제거하는 거름 종이(?) 던가를 수입해서 파시던 분이 있는데 태안 사태 때 이걸로 큰 돈 버셔서 건물 올리신 분도 계셨죠. 무엇보다도 벤쳐 열풍 때 저와 같은 나이인데 상장으로 100억 넘게 버셨던 분도 계셨죠. 지금 시세로는 몇 백억일겁니다. 당시에 강남 아파트가 5-6억 하던 시절이었으니 ㅋㅋ.. 나라를 빛낸 기업인에 선정되신 분들도 많으셨구요. 위에 언급하신 분들은 지금 어떨까요? 인생 끝까지 봐야 합니다. 몇몇 분들은 요새도 만나지만 그건 정 때문일겁니다. 예전 이야기 들어 드리고 술 사드리고 머 그러고 있습니다. 슬픈 일이죠.


제 친구들은 저 빼고 10명 중에 8명은 대기업 다녔습니다. 전 회사 생활을 늦게도 시작했고 첫 회사가 4-5명 일하는 무역회사여서 버는 돈이 친구들의 반도 되지 않았죠. 아마 친구들이 월 200-300만원 벌때 전 120만원이던가로 기억합니다. 친구들 만나는게 부끄러웠던 적도 있습니다. 밥 얻어먹고 술 얻어마시고 그랬으니까요. 지금은 아마도 비슷하거나 제가 쪼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술과 밥을 제가 사거든요. ㅎㅎ 중소기업을 다니는 것을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좃소라고 비아냥되는 현실이 있지만 그 현실을 나의 현실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세상 길게 끝까지 살아봐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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