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자극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지요. 비즈니스에서 조용할 날이 있다는 건 어쩌면 안 좋을 수도 있긴 하네요. ㅎㅎ 변수 하나를 열심히 제거하면 또 다른 변수 2개가 발생하는 것이 현실에 가깝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용한 날들이 어쩌다가 며칠이라도 지속되면 자극 거리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특별히 어떤 자극이 아니라 가만히 앉아서 혹은 누워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병 같은 것이 발생하는 거죠.
그래서 무언가를 하기 시작합니다. 공부를 더 하던, 취미생활을 하던 열심히 바쁘게 사는 나를 칭찬하면서 열정 열정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으며 나를 채찍질하죠. 저 역시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저렇게 살았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병이라도 생길까 계속 움직였죠. 몇 년 전 체력이 좀 떨어진 듯해서 잠자는 시간을 5시간에서 6시간으로 바꿨지만 그마저도 잘 지키지 못하며 무언가를 계속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했었습니다. 심지어 좀 쉴까라는 생각이 들면 게을러진 거라고 스스로를 비난하기까지 했죠. 그와 동시에 쉬거나 노는 주변 동료들을 보면 맘속으로 그렇게 해봐라 금방 도태될 거다 라며 비웃기도 했고요.
제가 이제 50살입니다. 작년 말 무렵이던가 그간 하던 것들을 접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것은 최대한 하지 않았죠. 스페인어 공부라던지 피아노를 다시 배우겠다든지 마눌님의 성화에 힘입어 골프를 좀 배워볼까라던지... 이런 것들을 결국 전부 접었습니다. 저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거든요. 번아웃 증상까지는 아직 아니었지만 비스무리하게 가고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에 실내 자전거를 50분을 타는데 이것도 35분 남짓으로 줄이고... 하루에 2만 보는 넘게 걸었는데 이것도 1만 보 수준으로 줄였죠. 체력이 한계치에 걸려 있었던 듯했습니다. 매번 외치던 파이팅도 더 이상은 외치지 않습니다.
저렇게 해서일까요? 삶이 좀 더 여유로워졌습니다. 짜증을 내는 횟수도 줄었습니다. 별다른 일이 없어도 지루해하거나 또 뭔가를 찾지도 않아 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일이 발생하면 좀 더 집중해서 처리하는 듯합니다. 제 주변에 저보다 조금 연배가 높으신 분들 중 공황장애를 겪으셨거나 지금도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모두들 저렇게 자신을 갈아 넣으신 경험이 있으신 분들입니다. 그분들을 만나면 항상 이야기 듣는 것이 '나 자신을 너무 다그치지 말아. 나를 조금 더 아껴줘야 해...' '사람은 배터리를 가지고 있는데 정신과 육체가 모두 같은 배터리를 쓰고 있는 거야.. 그 양이 정해져 있어서 충전을 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 방전될 거다'라는 말들이죠.
일상이 자극으로 가득 차 있을 때, 그 일상만이 옳은 것이라 믿고 있을 때, 바로 그때 자신을 돌아보지 못한다면 번아웃으로 가지 않을까 하네요. 자극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지금은 생각하지만 아마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자극이든 열심히든 포기하지 못할 듯합니다. 주변의 이야기도 왜... 그렇게 못 들었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