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이번에는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만들어둔 커리어의 길은 기둥과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구분 짓다보니 기둥과 가지라고 한 것이지 원래는 큰 방향성과 체크리스트 정도로 되어 있었습니다. 방향성은 목표와 마일스톤으로 구성되어 있고 체크리스트는 일하고자 하는 스스로의 동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특히 제 업무가 한동안 혼자 즐거워하고 혼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현타가 쉽게 오는 분야여서 체크리스트에 더 몰두를 했던 시절도 짧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간단한 마일스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만)40세 이전에 연봉 1억을 받겠다. 개인적인 성향에 기인하지만 제가 버는 총금액이 1억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직장 내에서 연봉 1억을 받는 겁니다.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었으니 쉬운 목표치는 아니였을 듯 합니다만 여튼 내가 나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이 기업에서 나에게 1억을 준다면 나의 가치를 인정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듯 하네요.
여담이지만 저는 돈을 더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이야기하는 대다수의 분들께 안타깝지만 그대의 연봉이 회사가 생각하는 그대의 가치이니 그 차이가 크다면 이직을 하는 것이 좋다라고 얘기해주곤 합니다. 회사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것, 1억을 줄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는 나의 선구안적인 능력, 그저 나이가 차서 1억을 받는 것이 아닌 40세 전에 능력을 인정받아 달성 이라는 여러 가치들의 합으로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저는 반도체 업계에 상당히 늦게 들어왔습니다. 전체 커리어도 47세인 현재 15년 4개월(링크드인이 알려주네요)입니다. 34세에 대리 3호봉이었고... 4000만원 정도 받았던 듯 한데... 6년 안에 달성해야 하는 요새말로 Challenge였죠...
일단 이 회사를 계속 다닐 생각은 당연히 없었고 만들어둔 기술 로드맵(ㅋㅋ 제가 저의 커리어에 맞는 기술의 로드맵을 만들었었습니다. 그 기술에 맞춰 이직할 회사의 종류들을 정해두었죠)에 맞춰 어떤 회사를 어떤 직책 혹은 연봉으로 이직한다면 40세에 1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달성했냐고 물으신다면 아니요라고 단박에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변명입니다만 제 판단의 어리석음이 달성 실패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이직 기회를 면접 합격까지 하고 날려버린 경우도 한 두번이 아니였거든요. 하지만 이 직장 내에서는 확실히 수직 상승을 했었습니다. 거의 매년 특진을 하고 만 40세에 신규로 런칭된 마케팅그룹의 그룹장, 부장으로 승진했거든요. 6년 만에 대리 - 과장 - 차장 - 부장이 된거죠. 그래도 연봉 1억은 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3년이 채 안되는 시간에 임원이 되었네요. 그래서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2년 갭으로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잠깐 정신없이 제 자랑을 했나봅니다. 달성한 것이 별거 아니라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는데도 자랑질은 한도끝도 없나봅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인터뷰가 하나 있습니다. 인생의 새로운 지표가 된 것이고 아직도 그 목표를 향해 저를 채찍질하고 있습니다.
저는 커리어를 늦게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많이 벌려면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으니 연봉의 절대치를 동시기에 높이는 것은 좀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서 더 오래다니겠다, 가급적이면 죽기 바로 전까지 (금전적)가치를 인정 받는 사람이 되야 겠다라고 다짐을 했었거든요. 헌데 정년퇴임이라는 것이 존재하니 이 가치를 어떻게 사회에서 정한 틀을 깨고 유지할 수 있냐가 제 최대 관심사였습니다.
먼저 한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주로 저를 책사 혹은 2인자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봤었습니다. 정보를 분석하고, 직접 문제도 처리하고 해박한 지식으로 상황을 제대로 살펴보는, 보스를 잘 모시는 책사가 제 목표였거든요. 리스크를 저 혼자서는 짊어지지만 가족과 주변인에게까지는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성향도 강해서, 그저 책임 회피의 일종일 수 있지만 사업할 생각은 지금도 없습니다. 리더가 되는 것도 리더 중 하나로 최종 결정권자가 아닌 경우에만 제가 택하는 안이었거든요.
헌데 지멘스 최초의 한국 지사장 분의 인터뷰에 놀라운 어구가 있었습니다. CEO는 일반적으로 30년의 경력이 필요하다....였습니다. 요새는 맞지 않을 수 있는데 나름 보수적인 독일 기업에선 당시 저런 이야기가 있었나봅니다. 30년? 저는 커리어를 늦게 시작했으니 조금 앞당긴다고 봐도 대략 60세에나 CEO가 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제 경력을 잘 빌드업해야겠지만 CEO는 정년에 무관하다에 먼가 탁트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외국계에서는 국내와 다르게 오너가 CEO가 아니고 월급사장의 개념이니 이걸 목표로 해서 일하는 기간을 늘리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장을 해야겠다고 결심한겁니다. 그리고 저를 돌아보니 사장으로서는 너무 모자란 스킬을 가지고 있더군요. 사장.. 멀해야 할 지 모르지만 회사의 모든 일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수퍼 제네럴리스트만 가능한 일이 사장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회사 내 각 부서의 일을 조금이라도 겹치는, 혹은 협업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배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전혀 모르는 재무회계를 앞으로 5년간 배워보겠다라는 장기 목표를 세웠습니다. 혹시 이걸 잘 이해하면 기업분석도 재무제표를 보면서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도 있었구요. 모르는 기술, 저와 관계가 없는 기술도 이해하려 했고 여길 벗어날 수도 있으니 시장 내 다른 기술업체들도 상식선까지는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분들과는 좀 다르게.. 저의 공부의 목표는 좀 다릅니다. 낯설지 않게를 목표로 하고 완전 저와 별개의 분야, 재무 회계와 같은 것은 모르는 어구가 나왔을 때 이걸 어떻게 찾아야 하고 찾은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면 공부가 된 것으로 보고 넘어갑니다. 저와 관계가 있는 분야라면 이해는 당연하고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다음으로 이행합니다.
조금 돌아왔는데, 사장이 될려는 목표로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좀 더 가까워진 듯 합니다. 위에 저 잘났다고 좀 적어두었는데... 현재 기준으로 자부심이 있는 단 하나의 것은 대리로 입사해서 편법없이 정공법으로 9년만에 임원이 되었다는 겁니다.
1억이 달성되었을 때 저는 다시 Jump-up을 기획했는데 외부요인으로 좌절하고, 코로나까지 터져서 지금 아직 이 자리에 있습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완전히 다른 업무를 했었는데 저는 즐거웠고 제 궁극적인 목표인 CEO되기를 가능성이 아닌 확신할 수 있게 된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머리 속으로 CEO가 되는 나를 그려보고 필요한 부분을 준비하고 살아가다보니 비스무리하게 길이 겹쳐지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나를 위한 투자를 꼭하시기를 바랍니다.
아... 체크리스트를 뺐네요. 별도로 이야기를 해봐야겠네요. 자기애에 빠져서 글이 길어졌습니다. 거북살스러운 내용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정리를 좀 하자면,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중간 중간에 마일스톤을 만들어두세요. 늦쳐진다고 해도 거기까지 쉼없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요.
저는 40세에 연봉 1억(임원) - 42세에 대기업의 유사 직책으로 이직 or 45세에 현 회사에서 사업부장 - 47세에 대기업에서 상무 이상의 직책 or 48세에 부사장(전무) - 52세에 대기업의 VP or 50세에 현 직장에서 CEO가 기둥이었습니다.
잘 가고 있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