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업에 대하여 8-1

3자 미팅 1

by 뽀야아빠

출장을 10일 이상 다녀왔습니다. 비행기에서 몇 자 적어두었는데... 상투적인 변명인 저장을 해놓지 않았다로 인해 올릴 글이 없어져버렸습니다. 으.... 무려 3 꼭지 정도 적었는데 비행기라서 브런치 등에 초안을 적은 것이 아니라 핸드폰 내 메모장 앱을 사용했더니 저장이 안 된 듯하네요. 심지어 지금 이 시간에 글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하여 일기장 등에 적었던 글 중에 올릴 만한 글을 좀 찾아봤는데 페북에 올리려고 적었던 초안 하나를 찾았습니다. 쪼오끔 자동차 - 자율주행 - 반도체와 연계되는 기술적인 부분이 있습니다만 괜찮지 않을까라는 게으른 신념을 가지고 저희 회사 비즈니스와 연관된 실명 정도만 수정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이게 좀 길어서 2 꼭지로 올릴 예정입니다. 담주에 2번째 것을 올리려다가 첫 번째 글은 배경설명만 있어서 아쉽지만(?) 한꺼번에 올립니다... ㅎㅎ


A사는 미국 OEM(자동차회사)의 100% 자회사인데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중 모회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Exclusive Stack(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독점 계약을 풀고 전 세계 어떤 업체든 저희 회사가 우리의 SoC와 엮어 핸들링, 판매할 수 있는 계약을 했습니다. 현재 Level2(이하 L2) 이상의 솔루션을 자동차에 탑재하는 것이 왜 어려운지를 지엽적으로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기술적으로 어쩌고 저쩌고를 하려는 게 아니고..(그걸 훠얼씬 선호합니다만.. ) 그냥 이런 부분이 있고 이 부분이 나름의 핵심이다라고 설명하려고 해요.


먼저 자율주행 시장에서 현재까지 최대 매출 및 마켓 셰어를 자랑하는 인텔의 자회사인 모빌아이가 성공한 이유는(성공,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하지만 여하튼 L2/L2+ 라면 모빌아이가 가장 잘할 겁니다) 본인들이 S/W를 만들고 이 S/W가 가장 잘 구동하는 최적화된 반도체를 설계해서 일종의 패키지로 판매했다는 부분입니다. 초기에는 ST micro와의 제조파트너십을 통해 제품을 만들기도 했죠. 모빌아이를 제외하면 현재 시장에서 적용되는 솔루션들은 S/W 별도, H/W로 대변되는 반도체 별도입니다. 이 S/W를 특정 반도체에 Porting(소프트웨어가 설계된 그대로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두 업체를 비교했을 때 강자로 치부되는 쪽이 반도체 기업이니 S/W회사는 본인들의 S/W를 타겟 반도체(주로 고객에 해당하는 Tier1이나 자동차 회사인 OEM이 선택한 제품)에 구겨 넣는 작업을 해야 하는 거죠. 노가다에 가까운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협업이 반도체 기업에게는 당연하긴 하지만 너무 많은 S/W 업체들이 요청을 하기 때문에 모든 업체들에게 적절한 서포트를 제공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게다가 반도체 회사들의 추론용 NPU(인공지능이 제대로 일하도록 만들어놓은 프로세서를 NPU라고 하고 인공지능 학습이 아닌 학습에 따른 특정 결과를 출력하는 것을 추론이라고 함)는 설계가 나름(?) 제각각이라 서포트 없이는 포팅 하는 것 자체가 정말 정말 쉽지 않습니다. 하드웨어 외에도 포팅에 사용되는 Converter/Compiler(인공지능 알고리즘들이 다양해서 이 알고리즘들을 반도체의 특정 계산 블록 내에 배치하는 데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라는 것들도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요.


그래서 유로 nCAP(유럽 내 자동차 안전 가이드라인)이나 FMVSS(미국 내 자동차 안전법)와 같은 안전 법규를 만족시키는 최적(이라고 적고 저렴한...ㅎㅎ)의 제품을 확보하려면 H/W, S/W를 Solution 즉 package의 형태로 도입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현재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인데 이걸 자율주행이라는 용어와 섞어 쓰고 있습니다만 원래 ADAS입니다) 3 대장은 nVidia, Qualcomm, Mobileye인데 거듭해서 제 페북 담벼락에 적었지만 엔비디아는 이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아닙니다. 모빌아이는 이야기했으니 Qualcomm은 어떤가 살펴보죠. 퀄컴 역시 이런 솔루션 공급을 위해 Veoneer의 S/W 파트인 Arriver를 인수해서 그들의 반도체인 Snapdragon ride 시리즈와 PKG형태로 판매를 해오고 있습니다. 헌데 요새 어라이벌이라는 이 스택이 좀 Out-date 되다 보니 반도체 판매 쪽으로 더 집중하면서 여러 S/W 회사들과의 협업으로 돌아선 상태이기는 해요. 특히 중국 S/W 회사들이 해외 판매용으로 개발을 할 때 퀄컴 제품을 많이 사용합니다.


아... 한 가지 더 말씀드려 볼게요. 만약에 어떤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하드웨어를 설계하고자 한다면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이해해야 합니다. 이해를 넘어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아야 특정 영역을 가속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만들 수 있거든요. 그러니 제품의 비밀스러운 부분을 오픈해야 하는 것이라 하나의 회사가 아니고서는 실현 불가능한 면도 있습니다.


맨 위에 이야기했던 것을 이제 좀 설명해보려고 하는데 저희 회사는 A사의 스택을 저희 특정 SoC에 포팅하여 솔루션으로서의 비즈니스, 즉 모빌아이와 유사한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허면 위에 설명한 것처럼 A사의 스택을 저희 SoC에 포팅해둔 것 정도라면 최적화와는 별개가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듯합니다. 그 정도라면 머 하러 이렇게 길게 적겠어요?(자랑할 것이 있으니 이런 글을 적는...ㅎㅎ) 반도체 회사가 소프트웨어 기업과 협업하거나 소프트웨어 회사가 유명 반도체 회사와 협업하는 그런 평범한 사례가 아니니 이리 길게 적은 겁니다.


A사는 자율주행 스택 회사예요. 헌데 자기들이 만든 이 스택을 반도체 기업이 만든 SoC들에 포팅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위에 설명드렸듯이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들처럼 포팅 시에 도움을 받기도 힘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이 SoC들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구동시키는데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도 불만이었죠. 그래서 이들은 NPU를 직접 설계하기로 합니다. IP 형태(반도체를 구성하는 기능적인 한 조각으로 보시면 됩니다)로 만들어서 SoC 업체에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거죠. 그 SoC 업체가 저희였습니다. 저희와의 협업을 통해(당시에는 아주 크~은 고객이 이 조합을 승인해서 진행) 그들의 NPU를 저희 SoC들 내부에 넣는 데 성공한 거죠. 물론 NPU만 넣으면 다 되는 것이 아닙니다. SoC 즉 AP(특정 시스템의 메인 프로세서) 내부에는 데이터가 이동하는 BUS라는 통로가 있는데 이 설계를 잘해야 병목 없이 최적으로 제품이 구동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메모리 최적화라던지... 많은 기타의 부분이 있습니다..ㅎㅎ 여하튼 A사의 스택이 구동하는 최적의 제품을 저희가 만든 거였습니다. 그래서 모빌아이 솔루션과 유사한 형태를 갖추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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