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같은친구예요

사람을 참 좋아하는

by 광규김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한 형제의 이야기가 나왔다. 다른 이들을 만날 때마다 그 친구의 이름이 언급되면 나를 많이 보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들었다. 언제나 그 말을 들었다.


그날은 무더운 여름의 이야기였다. 우리가 시간을 내서 따로 만난 첫 번째 일이자 입대를 앞두고서 서울에 있는 인연들을 정리하고 있던 내게 일어난 작은 이벤트였다. 그동안 기회가 허락해주지 않아 미루고 미뤄왔던 그 형제와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잠실에 있는 카페에 앉아 커피를 한잔 마시며 그간의 이야기를 나눴다. 그도 나와 같은 길을 가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당혹감을 숨길수가 없었다.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하시려는 걸까요. 참 쉽지 않은 길인데."


세상에 쉬운 길은 없지만, 일부러 낮은 곳을 향하는 일은 흔치 않았다. 몸과 마음의 가난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누가 선뜻 그것을 소명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나는 언제나 진로 상담을 해오는 이들이 내가 있는 길로 오겠다고 하면 만류를 해왔다.


[사랑이 있기 때문에]

그러나 끝내 말릴 수 없는 까닭은 그 모든 이들의 마음엔 멈출 수 없는 사랑이 있어서였다. 사람을 깊이 사랑하고 아끼지 못하면 결코 와선 안될 그런 길로 오늘 또 한 친구가 발을 들이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의 첫 고백을 떠올린다. 서투르지만 뜨거웠던 말괄량이 같은 고백을


그의 고백도 그랬었다. 나보다 더욱 순수하고 더 주변을 아끼는 마음에 오히려 대가 도전을 받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사랑은 그렇게 또 다른 사랑을 만나야 더욱 인격적으로 깊어지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찾아주고 기억해준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기뻤다. 누군가 자신을 좋아해 준다는 일은 우쭐하면서도 가슴 부풀어 오르는 경외를 느끼게 한다. 그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을 지키며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내가 대단해서 좋아해 주는 게 아니다. 나보다 나를 좋아해 주는 마음이 더 크고 위대하다. 나는 그것을 절대 잊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왔다.


[나는 잘해준 게 없는데]

"저는 그 친구에게 그렇게 잘해준 게 없는데도 말이에요"


"강아지 같은 친구라서요. 사람을 참 좋아해요."


그래서 더 상처를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더 조심해서 좋은 사랑으로 세상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의 직업은 그렇게 자신만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내어주는 일을 한다. 나를 좋아해 준 이유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내가 나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이 사실 어떤 기적보다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내가 나이기 때문에 너를 사랑할 수 있는 일은 실로 위대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랑을 받는 기회도 살면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누구나 갈망하는 사랑이지만 누구에게나 임하지 않는 그것을 우린 기적이라 부른다.


강아지는 결코 내가 굉장한 사람이라 좋아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이 더욱 감동적이며 감사한지도 모르겠다. 그대에게도 그런 사랑이 늘 함께하기를 바란다. 때로는 정말 이유 없는 사랑이 사람을 살리고 힘이 나게 하는 일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아픈 마음은 이유 없는 사랑에 춤춘다. 그것이 용기가 되며 사랑이 주는 믿음에 아픔에 스러진 마음은 다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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