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목소리

응원이 되는 말들

by 광규김

“다들 나 보고 너무 좋은 친구 데려왔대”


장장 5시간에 걸친 녹음 작업이 끝나고 녹초가 된 채로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한여름의 밤은 유난히 더웠고 그날 귀가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엔 한가득 피로가 쌓여있었다.


나를 불러준 친구에게 집에 잘 돌아가고 있냐는 말을 했더니 돌아온 대답이었다.


“작곡가 오빠랑 대표 오빠가 생각하는 캐릭터 목소리라고”


“진짜 짱”


동굴 같은. 그런 중저음의 목소리가 아니었고, 내가 듣는 내 목소리와 다른 사람이 듣는 내 목소리엔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내 목소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것. 그런 몇 안 되는 것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나만의 목소리인데 내겐 그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콤플렉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나의 목소리를 아껴주지 못했고 사람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내보이지 못했었다.


하지만 조금씩 내 목소리와 노래를 밖으로 들려줄 기회가 생길 때마다 들리는 칭찬은 언제나 목소리에 대한 것이었다.


“목소리가 참 좋아요.”


“너는 톤이 사기야.”


노래를 할 때마다, 설교를 할 때마다 사람들은 내 소리를 마음에 들어 했었다. 한동안 나는 이해하지 못했었다. 이런 씩씩하지 못한 목소리가 뭐가 좋은 걸까?


누군가는 감미롭고 부드러운 톤의 목소리를 좋아한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채로 나는 조용히 사람들 속에서 지내려고 했었다. 하지만 내 안에도 열망이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 앞에서 목소리를 내고 싶은 욕심이었다.


당신도 자신만의 것을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을까? 하지만 그런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자랑이 되는 경우가 있을까?


사람의 삶이란 참 복잡하고 알 수 없는 것이라 누군가 어찌 단정 짓지 못하는 놀라운 변화의 힘이 있다. 나도 학교에서 버스킹으로 잠시 유명해진 뒤부터 앞에서 노래를 할 수 있는 여러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 기회로 이번에 녹음을 할 수 있었고 여러 사람들과도 알고 지낼 수 있었으니 내게 목소리를 원수가 아니라 은인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우리는 뜻밖의 것들에게 빚을 지고 도움을 받고 살아간다. 비록 그것이 부끄러웠을지언정 누군가는 그걸 사랑해줄 수 있다. 나의 모습은 언제나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그대로 남들에게 비치지 않는다. 잠시 내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다.


스스로를 너무 쉽게 단정 짓지 말라. 스스로를 너무 아깝게 포기하지 말라. 자신만의 것이 무엇하나라도 있다면 그것을 보석처럼 갈고닦아라. 정말 누군가에겐 갖지 못한 보석이기 때문에 당신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와 당신의 마음에서는 사실 다르게 울려 퍼지고 있었던 마음의 소리를 소중히 여겨보길 바란다.


곧 나의 노래를 녹음할 계획인데 가능한 이곳에 올려볼 계획이다. 나의 도전과 이야기를 다시 한번 글로 써보려고 한다. 당신의 이야기는 어떨까. 내가 이제야 나만의 이야기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듯 당신도 당신만의 이야기를 사랑하며 아낄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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