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이지 않은 감정에 아파하지마

명령이 아닌 걱정이야

by 광규
"그 감정들을 글로 써보세요. 그게 합리적인 마음인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병원을 찾았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항상 묻는 질문을 하셨다.

"달라진건 없나요?"


"요즘은 좀 어때요?"


특별한 일이 생겼다.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실 글을 쓴지는 좀 되었지만 내 마음과 경험을 이렇게 남기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는 일은 정말 특별한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글을 쓴다고 말했다.


의사선생님은 우울증 치료나 우울증 극복에 있어 글을 쓰는 일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씀하셨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해보고 그것이 정말 합리적인 마음이고 생각인지 돌아보라 하셨다.


사실 마음이란건 그렇게 합리적인게 아니다. 마음이란건 대부분 신념에 따라 움직이고 신념은 합리의 영역을 넘어서 어떤 믿음이나 신앙의 영역에서 기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말 했다.


"요즘 스스로에게 화도 많이나고, 자신을 용납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우울증을 앓으며 항상 있던 증상 중 하나였지만 어느 한 증상이 유독 심해지는 시기가 있다. 그중 이번에는 '자기혐오'라는 감정이 심화되는 시기에 접어들었음을 나는 느끼고 있었다. 다시한번 약물을 조절하고 상담이 필요한 시기가 오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럴땐 마음을 글로 써보는게 도움이 된다. 실제로 쓸만한 마음인지, 이게 정말 맞는 생각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앞전에 말했듯 마음은 대개 합리적이지 않다. 그중에서도 가장 불합리한 것이 바로 "미움"과 "혐오"라는 감정이다.


더러는 발전을 위해, 더러는 생존을 위해 그런 마음을 갖는다고 하지만 생각해보라. 생존에 위협을 당할만큼의 환경이 아닌 문명사회에서 그런 마음을 갖는다는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그리고 병적으로 집착하며 그런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어떠한 대상을 주기적으로 집요하게 상처를 주려고 하는 마음이 과연 합리적인지. 그런 대상을 만들어 죽일듯이 미워하는게 과연 옳은 생각인지를 말이다.


스스로에 대한 허들을 높여서 더 좋은 사람이 되려는건 좋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에 자신을 채찍질하며 미워하는건 옳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감정에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느냐 묻겠지만 마음에 병이든 내게 옳고 그름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그 기준을 잡는 것이 자신의 제어할 수 없는 마음에 기준을 잡는 일이 되고, 스스로 어쩔 수 없는 감정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그토록 미워하는 마음이 옳을까? 사랑이 아닌 미움이 정답이 되는 길이 있을까? 악을 미워하고 선을 사랑하는 것 외에 그것이 정답이 될 수 있을까? 잘 생각해 봐야할 문제들이 산더미 처럼 있다.


"충분히 맞는 말이 아니면 너무 아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옳은 말에 아파하면 자신이 더 성잘할 수 있겠지만, 합리적이지 않은 감정에 아파하는건 좋지 않은 연쇄작용을 만들 뿐이다. 그런식의 불합리한 혐오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을 끝도 없이 상처 입히는 일에 빠져들지 않았으면 한다.


안좋은 마음이 든다면 그것을 글로 한번 남겨보는걸 추천한다. 당신이 아프지 않길 바라기 때문에... 내가 받은 좋은 말들을 이제 나눠주고 싶다. 합리적이지 않은 마음에 너무 아파하지 말라. 미움과 혐오는 그다지 옳은 마음이 아니다. 항상 선을 사랑하고 악을 미워하는건 옳다. 그러나 인생의 문제는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쉽게 나눠지지 않기 때문에 항상 숙고하고 고민하면서 나아가야한다. 그러니 글로 남기며 자신의 생각에 대해 다시한번 재고해볼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무엇보다 당신이 아프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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