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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축복 Aug 08. 2023

시작하는 글

안녕하세요? 이 글은 30대에 남편과 사별하고 미망인이 된 한 여성이 4년이 가까워오는 시간 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이별의 슬픔, 치유, 그리고 어른들의 이별과 또 다르게 아이가 겪어야만 했던 이별이야기를 기록하는 글입니다.


상상도 해 본 적 없었던 “사별”이 인생에 미쳤던 영향, 그리고 그 일 뒤에 아이가 커가면서 아빠라는 존재의 부재 속에서 겪는 일을 엄마의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찬찬히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죽음이란 개념조차 모르던 3살 여자아이가 7살이 되는 동안 겪었던 한부모 가정의 이야기.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회적인 단어, 한부모가정. 참 쓰기 싫은 단어이지만 상황을 잘 반영해 주는 단어라 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네요.


3년 8개월 전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은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그때 저는 서른일곱이었고, 저희 딸은 고작 세 살이었습니다. (2023년 새롭게 바뀐 한국나이로 치면 그보다 어린 두 살에 속하네요.)


봄에 태어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 “봄이”만을 남긴 채 남편은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아빠는 한창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4월에 태어나 “봄”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아빠의 부재를 일찍 겪어낸 탓인지 또래 아이들보다 예민한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입니다.  6살 때  엄마가 부른  “유리의 성” 노래를 듣고 눈물을 쏟았던 아이입니다. 그땐 이 노래가 그렇게 슬픈 노랜지 몰랐습니다. 노래가 자신 없는 제가 연애할 때 남편에게 잘 보이려고 불렀던 노래이지요. 그냥 ,,, 남성 키의 노래라 , 여자인 제가 부르기에 무리가 없어서 결혼 출산을 하기 전에 노래방에 가면 다른 여자가수 노래보단 이 노래를 불렀었는데,,,. 앞으로 노래방에 가면 이제 다시는 부르지 않을 생각입니다.


유리의 성 ( 가수 : K2)


모두 지난 일인데 이미 넌 내 곁에 없는데

이제는 받아들여야 하는지..

(중략)

추억은 아주 잠시 나를 위로할 뿐

우리 이별뒤로 사라져 가고

하지만 내가 믿고 싶은 건 단 하나

이 세상이 끝나며


다시 만날 거야 저 하늘 위에서

그토록 바라던 유리의 성을 지어서

그때는 너의 손 놓지 않을게

마음껏 울어도 돼. 너의 눈물 닦아 줄 테니..


제가 무남독녀 외동딸에 남편은 친누나 한 명뿐이라 봄이에게는 삼촌이나 이모 같은 핏줄이라고는 친고모뿐입니다.


하지만 봄이에겐 지금도 “형수님 형수님~ “하며 전화를 걸어오며,,, 친삼촌처럼 딸을 아껴주고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마다 후배인 태환이 삼촌이  있습니다. 삼촌이랑 밥도 먹고 오락실 코인노래방도 가기도 합니다.


삼촌은 버스킹 공연에 초청될 정도의 실력으로 노래를 잘 부릅니다. 하루는 삼촌이 성시경의 “한번 더 이별 ”을 들려주려다 봄이가 눈물을 글썽여서 못 불렀어요.


한번 더 이별 (가수 : 성시경)


(중략)

못 본 척 나의 눈물 가려주던 친구들은

이제는 웃으며 그 얘기를 꺼내고

나도 웃음으로 받아줄 수 있었던 오늘

우리 한번 더 이별할까요


얼마 전 아이가 몸이 좀 아플 때, 제가 아이에게 아파도 괜찮다고, 어디든 뭐든 불편한 거 얘기하라고 하자 아이가 울더라고요.


“봄아, 왜 그래? 울지 말고 엄마한테 말해봐 “라고 묻자

봄이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내가 아프면 엄마가 고생이잖아,,,”


이럴 땐,,,,참,,,,세상의 웃음보다는 슬픔을 먼저 알고, 사랑보다 결핍을 먼저 알게 된 건 아닌지 ,,, 엄마의 마음도 무너져 내립니다.


그래도 엄마이기에,,, 이별의 슬픔에 오랫동안 빠져있을 틈도 없이 엄마이기에 탈탈 털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엄마였기에 오늘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내일을 향해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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