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게벳의 노래
- 염평안
작은 갈대상자 물이 새지 않도록
역청과 나무진을 칠하네
어떤 맘이었을까
그녀의 두 눈엔
눈물이 흐르고 흘러
동그란 눈으로
엄마를 보고 있는
아이와 입을 맞추고
상자를 덮고 강가에 띄우며
간절히 기도했겠지
정처 없이 강물에 흔들흔들
흘러 내려가는 그 상자를 보며
눈을 감아도 보이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겠지
너의 삶의 참 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맡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주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
그가 널 구원하시리
그가 널 이끄시리라
그가 널 사용하시리
그가 너를 인도하시리
너의 삶의 참 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맡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주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
교회도 다니지 않는 사람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기도인 듯 한 이 노래를 듣고 마음이 빼앗겨 버렸다.
거친 세상으로 아이를 내보내며 아이가 잘 자라길 바라는 믿음과 기도가 온전히
아이에게 닿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지 않을까?
아이가 다니는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에는 삶을 배워가는 이동학습의 일환으로
5월이면 5일간의 남해바래길 걷기 과정이 있다.
중1 소년 소녀들의 바래길 걷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한때 국토대장정을 떠나는 사람들을 보며 부러움과 가슴 떨림으로 응원하며 함께 꿈꾸던 엄마 대신
중1 소녀가 대신 걷게 된 것이다.
학교 프로그램 중 엄마 입장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었다.
평소 걷기를 너무 싫어했던 아이라 막상 닥치니 걱정이 되었다.
첫날 학교에서 출발해 숙소까지 무려 30km를 걸었다고 한다.
발목도 아프고 물집도 잡혔지만 다들 포기하지 않고 걸었다고 전해주신 선생님의 글귀를 보고 뭉클했다.
첫날엔 호기롭게 출발하여 길가에 핀 예쁜 꽃들도 눈에 들어왔겠지.
저녁엔 같은 방을 쓰는 친구들끼리 야식으로 나온 2인 1 닭 치킨과 함께 소주잔에 콜라도 따라 마시고.
진짜는 둘째 날부터였다.
12시도 안 된 시간 아이에게 톡이 왔다.
‘걸어 다니는 중에 죽을 것 같은데 어떡하지’ 이 말속에 극한의 힘듦이 느껴졌다.
이러다 딱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나 보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어제는 첫날이라 아이들이 그런대로 걸었는데
둘째 날 몸과 마음이 더 무겁고 힘든 모양이다.
당연하지, 어른들도 쉬이 도전하지 않을 힘든 길을 걷고 있는 너희들인데.
그런 아이들을 이끌고 힘을 주시며 같이 걸어주시는 선생님들은 또 얼마나 힘드실까?
선생님이 올려주신 오늘의 사진들을 보니 걷는 아이들에게서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다.
힘든 소녀에게 내가 지금 해줄 수 있는 건 힘내라는 응원 그것밖에 할 게 없었다.
반 친구 어머니들이 사다주신 ‘설레임‘을 먹으며 아이들이 선생님들께 질문을 하더란다.
왜 이동 학습하는 거예요?
왜 이렇게까지 걸어야 해요?
눕기 좋아하고 마음과는 다르게 한창 게을러질 나이,
왜 걸어야 하는지 스스로 납득되지 않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나이 14세 아이들이니 오죽할까?
남편이랑 이야길 나누며 부모는 절대 줄 수 없는 걸
선생님들 반 친구들과 함께 라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란 걸 알았다.
절대 사서 고생을 부모는 시키지 못하니까.
아이들이 길 위에서 걷는 순간순간 각자의 자리에서 부모님들이 마음으로 함께 걷고 있다는 걸 안다.
몸으로 함께 해주는 게 편하지 대신해줄 수 없고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이 더 힘들다는 걸 안다.
‘집에 가고 싶다 근데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스토리에 이렇게 적어 올린 아이.
분명 너무 힘들지만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있는 게 느껴져 더 안쓰러웠다.
아이들 모두 속으로 겉으로 쌍욕이 난무하는 피바다의 마음이겠지만
어른들이 이런 경험을 하게 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는 걸 짐작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 답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