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7. 우리의 꿈(방꾸쟁이 이예닮)
□ 그냥 계속 걸어갑시다!
방꾸남과 꿈속으로 떠나는 여행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실제 여행을 해오면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정말로 꿈속을 여행한 듯했고, 여행이 끝나니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 듯했다.
꿈을 찾기 위해 시작한 약 6개월 동안의 여정이 끝나간다. 그럼에도 현재의 나는 아직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히 모르겠다. 그런데 그냥 몇 가지를 해내기로 결정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야.’라고 스스로에게 속삭여보는 중이다. 혹시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버킷리스트가 참 많다. 수십 가지를 넘어서 수백 가지는 되는 듯하다. 이처럼 꿈이 많은데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은 조금 모순인 것도 같다. 아무래도 그냥 나는 나를 잘 모르겠다. 아마 죽을 때까지 그럴 테지! 사람의 마음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헷갈릴 때는 누가 뭐래도 경기청년 갭이어 프로그램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김FT님의 말씀을 따르는 게 좋은 것 같다. “Just Keep going! 그냥 하면 돼요. 맞다고 생각하는 일이면 그냥 하세요.”
가장 먼저 이룰 수 있는 버킷리스트에 도전하고,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꿈으로 다가가는 첫 계단에 발부터 딛어야겠다. 그렇게 그냥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게 나의 커리어가 되고 직업이 되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점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 중요한 것은 나와 대화할 수 있는 약간의 여유
이번 여행을 통해서 얻은 것들 중 하나는 ‘나 자신과의 대화 시간’이었다. 회사를 다닐 때는 회사 일에 치여 나를 돌볼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나 퇴사 후 여행을 하면서 ‘나는 누구인지’, ‘나는 언제 즐거움을 느끼는지’,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등을 충분히 살펴볼 수 있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6개월이 된 지금에서야 스스로 내 몸과 마음을 돌봐줄 여유가 생긴 듯하다. 여유가 생기니 삶이 눈에 띄게 행복해졌다. 사회생활에 너무 지칠 때면 때로는 잠시 멈추어 여유를 갖고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나에게는 돈을 조금 더 벌거나 직장에서 더 나은 위치를 차지하는 것보다 ‘나와 대화할 수 있는 약간의 여유’가 더 중요한 듯싶다.
□ 나에게 여행이란 무엇일까?
첫째로, 여행은 꿈이다. 여행은 ‘배불리 먹고’, ‘편히 자고’, ‘즐겁게 노는 것’과 같은 우리의 ‘이상’을 나의 곁으로 끌어오는 행위이다. 동시에, 회사나 가정과 같은 현실로부터 잠시 멀어져 시간을 보내는 행위이다. 낯선 세계, 환상의 세계로 발을 내딛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여행을 마치고 회사와 다시 가까워지면 우리는 마치 꿈에서 깨 현실로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둘째로, 여행은 내가 돈을 버는 이유이다. 나는 퇴사 후 처음 여행을 떠날 때, 단순히 일상의 무게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일과 사람에 치여있던 나에게 여행은 잠시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는 탈출구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여행은 단순한 탈출구 이상이었던 것 같다. 여행은 나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었고, 너무나 많은 질문과 깨달음을 얻게 했다. 특히 여행 중 만난 사람들을 인터뷰할 때마다 여행은 일상의 탈출구보다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매번 나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열어주었던 것이다.
나는 원래 돈을 버는 이유를 ‘생계’, ‘소비’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행을 하다 보니, 내가 돈을 버는 이유가 ‘새로운 경험’이었음을 알게 됐다. 새로운 사람과의 밥 먹는 경험, 새로운 곳에서 잠을 자는 경험, 새로운 지역의 문화를 체험해보는 경험 따위가 나의 마음을 마구 간지럽혔다. 다음 날 아침에 눈 뜨는 게 너무 기대됐던 날도 있었다. 즉, 내가 지난날 동안 ‘생계’를 유지하고 목숨을 부지해온 목적, 물건이나 서비스를 ‘소비’해온 목적은 ‘새로운 경험’에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그것들이 내 가슴을 뛰게 했던 것 같다. 따라서 이제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는 ‘새로운 경험’이 됐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여행이 제격일 듯하다.
그렇다면, 새로운 경험을 할 때 내 가슴이 뛰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 성장할 때 느끼는 짜릿함인 것 같다. 나는 새로운 경험에서 깨달음을 얻고, 깨달음에 의해서 일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할 때 짜릿함을 느껴왔던 것 같다. 일상이 달라 보이는 것이 마치 새로운 세상에 다시 태어난 듯한 기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기분은 꿈에서 느낄 수 있는 몽환적임과도 비슷한 것 같다.
□ 나는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할까?
인터뷰를 다니면서 ‘나는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죽음을 거의 친구처럼 가까이 두고 계시는 어르신을 많이 만나오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어르신들과 죽음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면, 죽기 싫다는 느낌보다는 ‘이 정도 살았으면 갈 때가 됐지 뭐’라는 느낌의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런 어르신들을 보고 있자 하니, ‘나도 죽을 때 저렇게 쿨하게 죽고 싶다. 아무 미련 없이 다 내려놓고 편안하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부터는 마음 편히 죽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해봐야겠다.’라고 결심했다. 후회하지 않기 위함이다. 어르신들께서는 죽음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한이 없는 게 좋다고 하셨다. 즉, 후회스러운 일이 없는 게 도움이 된다고 그러셨다. 그리고 독자분들께서도 들어보셨겠지만, 후회라는 것은 어떤 일을 행했을 때보다 행하지 않았을 때 강하게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해보고 싶은 걸 해보는 삶’, ‘지금처럼 계속해서 방황하고 꿈꾸는 삶’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혹여나 삶이 각박하여 잠시 꿈꾸는 것을 잊는다면 이 책을 보며 기억을 되새기려고 한다.
앞으로 내 인생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은 안 되지만 기대가 된다. 물론 기대되는 날만 있진 않을 거다. 미래가 오는 게 두려운 날도 있을 것이다. 방황하는 자신이 싫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런 삶 자체가 싫을 것 같진 않다. 아니, 오히려 좋을 것 같다. 미래는 언제나 새롭고, 새로운 경험은 나를 가슴 뛰게 하니까! 그러니까 고민되더라도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일단 해보자.
■ 다음 이야기(2026.1.4.일 업로드 예정)
□ Chapter7. 우리의 꿈(방꾸쟁이 이예닮 편)
"방황을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 방꾸녀 예닮이 말하는 방황,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받는 시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