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는 이야기
얼마 전부터, 만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녀는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그녀의 웃음은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저 또한 그녀 덕분에 행복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이런 그녀는 24년이라는 시간을 종교인으로서 살아왔습니다. 일요일마다 종교활동에 참여하고, 종교활동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신께 기도합니다.
하지만 저는 25년이라는 시간을 무교인으로서 살아왔습니다. 일요일이면 못다 한 자기계발을 하고, 저만의 관계에 충실하며, 자신과 대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저는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믿고 싶은 것을 믿고, 믿고 싶지 않은 것을 믿지 않도록 말입니다. 서로에게 믿거나 믿지 않는 것을 결코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서로를 알아갈수록, 그녀와 제 삶이 뒤섞여 갈수록, 각자가 갖는 믿음에 대해서 더 많이 듣고 접하게 되었습니다. 의도했든 아니든 우리의 만남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이와 동시에, 제가 그녀의 믿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오늘이 그랬습니다.
제가 저만의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활동하듯, 그녀는 종교에서의 커뮤니티 활동에 활발히 참여합니다. 종교활동이란 저에겐 굉장히 생소한 문화이자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입니다. 접해본 적이 거의 없을뿐더러 저는 종교를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가 제게 오늘 종교활동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다행히도 슬픔의 눈물은 아니었습니다. 어쨌거나 그녀는 저에게 이런저런 상황을 설명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종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저는 그 상황도, 그녀의 마음도 감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 꽤 속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속이 갑갑해졌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했습니다.
"네가 그렇게 얘기해도 내가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마땅히 해줄 말이 생각나지 않아. 더 많이 이해하고 네 상황에 더 적절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는데 대답해줄 말이 생각나지 않네 ㅎㅎ. 그냥 들어주는 것밖에는 할 수 없을 것 같아! 내가 지금 가장 아끼는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것 중 하나에 대해서 내가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게 속상해 :-)"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사실 오늘 나도 나의 이런 이야기를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어. 그런데 이해받고 싶다거나 오빠가 받아들여주길 원해서 말한 건 아니고 그냥 이런 나의 모습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싶어서 말한 거였어! 오늘 충분히 내 이야기 잘 들어줬고 그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고마워 :) 그러니까 속상해하지 마 ㅎㅎ. 오빠한텐 낯선 문화니까."
이해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용기 내 이야기해준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저라는 남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 것에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런 그녀 덕분에 오늘 '사랑'이라는 것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오늘의 제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이런 것 같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서로의 모든 것을 그 자체로 받아들여줄 수 있는 것.'
'한 사람을 둘러싼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로 받아들여줄 수 있는 것.'
연인은 때때로 하나처럼 행동하기도 하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오감에 의하면, 하나처럼 느껴지는 연인 또한 결국 분리된 개체입니다. 한 사람과 한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잘 맞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이해할 수 없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걸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게 사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어야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연애라는 게 바로 '내가 과연 상대방을 사랑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기이자 사랑의 시작점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사랑할 사람을 찾아갈 수 있는 오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슬픔, 고통, 행복,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오늘에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좋을 때다.'라고 느끼고 있는 스물 여섯의 오늘, 세상에 감사하며 좋을 때를 더 만끽해보도록 하겠습니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