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여섯 가지 니즈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도 이유가 있고,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에게도 이유가 있다. 사랑을 느끼는 것에도 이유가 있고, 화를 내는데도 이유가 있다. 무엇이 우리가 하는 행동을 결정하고 특정 감정을 느끼도록 할까?
클로이 마다네스와 토니 로빈스의 인간 욕구 심리학에 따르면 모든 사람의 행동은 여섯 가지 니즈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한다. 우리의 목표나 욕망, 바람들은 문화권에 따라,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 여섯 가지 기본 니즈는 우리가 누구인지와는 상관없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니즈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살아간다. 따라서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고 싶다면,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니즈들을 잘 알고 적용해보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
여섯 가지 니즈(Six Human Needs)
#1. 확실함/안정(Certainty)
첫 번째 니즈는 안정감이다.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기를 원하고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하며, 편안함을 추구한다. 안정의 욕구는 우리의 생존과 관련이 되어있다. 우리 뇌는 원시인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항상 위험을 예측하고 피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상황을 통제하려고 하고, 예측하기를 원하며, 두려운 일은 피하려고 한다. 우리는 안정이나 확실함을 느껴야만 한다. 물론 안정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당장 오늘 잠자리와 식사만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수백억의 재산이 있어도 안정감을 못 느낄 수 있다. 안정감을 추구하는 방식은 강박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많은 운동선수들이 강박증에 가까운 징크스들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안정감을 다른 수단을 통해서 추구하기 때문이다.
추가. 안정감은 주로 편안함과 안정, 안전, 예측, 보호 등과 관련이 있다.
#2. 불확실성/다양성(Uncertainty/Variety)
두 번째 니즈는 불확실성이다. 안정되기만 삶은 재미가 없다. 안정감이나 확실함만을 위하여 매일 같은 일만 하는 사람은 없다. 매일 같은 영화만 본다고 생각해보자. 우리가 보게 될 내용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알겠지만 지겨움을 느끼지 않고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 우리에게는 다양성과 불확실성에서 오는 즐거움이 필요하다. 새로 나온 영화도 봐야 하고, 다양한 음식도 즐겨야 하며, 여행도 가야 한다. 불확실성이 가져다주는 '서프라이즈'는 삶의 즐거움이 된다.
하지만 불확실성/다양성은 즐거움으로만 다가오지 않는다. 우리가 원치 않는 다양성은 문제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는 일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안정감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정감과 불확실성 사이에는 상충되는 면이 있다. 극도로 안정감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불확실성은 스트레스로 다가올 뿐이다. 반대로 극단적으로 불확실성의 니즈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결코 하지 못할 일들을 할 수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거나, 즐거움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3. 중요함(Significance)
세 번째 니즈는 중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니즈이다.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누구나 자신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며, 존중받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우리는 이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 성장하려고 노력한다. 다른 사람들을 깎아내리기도 한다. 심각하게 자신의 존엄이 훼손되어 중요함이라는 니즈에 심각한 결핍을 느끼는 사람들은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다른 니즈들 또한 심각한 결핍 상태에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불러올 수 있다.)
추가. 우리는 보통 무엇인가를 성취함으로써 중요함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중요함의 니즈는 성공과 많은 관련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 니즈의 결핍이 성공으로 가는 원동력이 된다. 누군가에게는 성공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이 중요함의 니즈를 훼손함으로써 무언가 시도를 하는것 조차 두려워하는 자존감 낮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이 니즈는 보통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서 추구된다.
#4. 사랑과 교감(Love/Connection)
모든 사람들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니즈가 있다. 단순히 이성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도 사랑의 니즈를 충족시켜준다.
사랑의 니즈는 종종 중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니즈와 충돌한다. 어떤 사람들이 자신의 중요성을 느끼기 위하여 다른 사람들을 폄하한다.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것은 가장 빠르게 중요함의 니즈를 채울 수 있는 방법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누군가를 무시하면서 동시에 상대방에게 사랑받기는 힘들다.
여기까지 네 가지 니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구해야만 하는 니즈이다. 안정과 다양성, 중요성, 사랑 이렇게 네 가지 니즈는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든지 이 니즈들은 반드시 어느 정도는 충족시키려고 한다. 나머지 두 가지 니즈는 우리가 삶의 충족감을 느끼기 위해서, 자아실현을 위해서 필요한 니즈이다.
#5. 성장(Growth)
인생이 만족스럽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장해야 한다. 토니 로빈스는 성장은 곧 행복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는 삶의 어떤 영역에서든 성장하게 되면 기쁨과 즐거움을 느낀다. 경제적인 성장, 더 좋은 인간관계, 좋은 몸매를 가지는 것, 인격적인 성장 등 어떤 면에서든 발전하고 나아지는 것은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6. 기여(Contribution)
삶을 충족시켜주는 또 다른 니즈는 기여에서 오는 즐거움이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세상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노력을 하는 것은 아주 큰 충족감을 준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선행위를 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이 니즈는 자아실현과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공헌하기를 원하는 것도 이러한 니즈가 뒤에 있기 때문이다.
여섯 가지 니즈니즈가 같은데 왜 행동은 다르게 할까?
사람들은 모두 같은 니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행동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사람은 안정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강박적으로 청소를 하는데, 다른 사람은 가족들이 잘 지내는 것을 확인하기만 해도 된다.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니즈의 우선순위
같은 니즈를 추구하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서로 다른 행동을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우리가 여섯 가지 니즈에 각기 다른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최고의 가치로 두지만 어떤 사람들은 안정감을 가장 먼저 추구한다. 안정을 사랑보다 위에 두는 사람은, 상대방에게서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신도 호감이 있더라도, 상대로부터 안정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자신에게는 사랑보다 안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어떤 니즈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는지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진다. 안정을 최고의 가치로 두는 사람들은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서 항상 상황과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려고 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이 사람이 사는 세계는 점점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통제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니 인간관계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게다가 불확실한 일들은 시도도 하지 않을 것이다. 불확실성은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확실히 할 수 있는 일만 한다는 것은 성장의 기회도 적어짐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치를 가진 사람들의 미래는 성장이나 다양성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사람들과 절대로 같을 수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요성과 안정을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니즈로 여기고 살아간다. 사랑이나 기여보다도 개인의 자존심이나 안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러한 가치가 추구되는 세상은 어떠한지 생각해보자.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반목들이 이러한 니즈들을 우선적으로 추구한 결과일 수도 있다. 이 여섯 가지 니즈를 처음 알았을 때 나 또한 안정, 성장, 중요성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있었다. 돌아보면 안정과 중요성을 추구하는 것은 인생에 그렇게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다.(물론 어떻게 니즈를 충족시키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비슷하게 인생에 별 도움이 안 되도록 이 니즈를 채우려고 한다.) 게다가 안정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 니즈의 모순이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리도 없다.
* 토니 로빈스는 자신이 가치를 두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가치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그냥 넘기시지 말고 스스로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니즈는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또한 니즈의 우선순위가 현재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미래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만약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어떤 니즈에 가치를 두어야 할지 생각해보고 앞으로는 새로운 두 가지 니즈를 추구하기로 결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니즈를 추구하는 수단의 차이
사람들이 다른 행동을 하게 되는 다른 한 가지 이유는 각 니즈를 추구하는 방법이 서로 다르다는 데 있다. 살아오며 경험한 것에 따라 그리고 보고 듣고 배운 것에 따라 니즈를 추구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같은 중요성을 추구하는데도 어떤 사람은 타인을 헐뜯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끼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을 희생하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소방관들이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이러한 니즈를 추구하는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니즈를 추구하는 방법에는 생산적인 방법과 중립적인 방법, 파괴적인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생산적인 방법으로 니즈를 추구한다는 것은 자신이나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행동으로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항상 공부할 때 미래에 대한 안정감을 느낀다면 이 사람의 인생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파괴적인 방법으로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은 폭력이나, 술, 도박처럼 자신의 인생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들을 사용하는 것이다. 특히 폭력, 범죄 같은 수단으로 니즈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뿐만 아니라 타인의 인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게다가 파괴적인 방법으로 니즈를 추구하는 경우에는 그 만족감이 지속되는 시간이 아주 짧다. 그 행동을 할 때만 잠깐 만족스럽고, 지속적인 니즈 결핍 상태에 있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점점 더 과격하거나 파괴적인 수단으로 니즈를 채우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일의 결과는 결코 좋을 리가 없다.
모순된 방법이나 불가능한 방법으로 니즈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이 사랑의 니즈를 추구하기 위해서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들어줘야 한다는 이상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사람이 사랑의 니즈를 만족스럽게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따라서 같은 니즈를 추구하더라도 이왕이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어떻게 어떠한 방식으로 니즈를 충족시킬 것인가는 인생의 경험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자신의 결심도 큰 영향을 준다. 바로 위에 램프의 지니를 만나야만 사랑을 경험할 만한 사람이 생각을 바꿔서 상대방에게서 크던 작던 호의적인 행동을 받으면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자신이 상대방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 줄 수 있을 때 사랑의 니즈를 채우기로 한다면 인생이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다.
* 이 여섯 가지 니즈와 관련된 내용들은 개인적으로 정말 공감한 부분이 많고, 인생에 있어서 꼭 알아야만 하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니즈들을 잘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저 또한 여전히 공부를 하고 있고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이 여섯 가지 니즈의 관점으로 볼 때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에서 보이는 것이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 글을 보셨다면 과거의 경험을 이 니즈들의 관점으로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더 알고 싶으신 내용이나 피드백이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댓글이 부담스러우시면 dkpot83@naver.com으로 메일 주세요. 제가 아는 한에서 최대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