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9일(수) 로마 시내 투어
6시 30분에 일어나, 어제 먹다 남은 김치찌개와 자투리 밑반찬에 계란 프라이를 해서 아침으로 먹었다. 이번 여행기간 중에는, 밥은 거의 내가 준비하지 않는다. 17년 동안 밥을 했는데, 설마 40일 안 한다고 까먹진 않겠지. 8시 30분에 Termini(터미널) 기차역 앞에서 로마 시내 투어 집결지로 이동했다.
9시간 동안, 아주 열심히 돌아다녔다. 콜로세움과, 기독교를 공인했던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개선문, 영화 벤허에서 본 것 같은 엄청난 규모의 트랙 같은 대전차 경기장, 원래 로마의 상수도 혹은 하수도 뚜껑이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는 ‘로마의 휴일’에 나와 유명해진 진실의 입.
초기의 지하교회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부활을 믿는 기독교인들의 지하무덤이었다는 카타콤베에 들렀다. 지하 예배당의 걸개그림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촬영 금지라 사진을 남길 수 없어 너무 아쉬웠다.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했다는 캄피돌리오 언덕과 광장, 고요하고 뙤약볕이 쨍쨍했던 로마의 건국의 중심부 ‘포로 로마노’, 베네치아 광장,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기념관도 들렀다.
마치 경희대 본관 건물을 떠오르게 하는, ‘만신전’이라는 의미의 ‘판테온’은 돔형 천장에 9m 직경 홀이 있었다. 원래는 신전이었는데, 성당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판테온 앞 식당에서 가이드 분이 점심시간을 주었다. 프랑스에서 들렀던 레스토랑에서처럼 많은 양이 나올 거라 기대했다. 그런데, 너무 조촐하게 나와서 우리에게 큰 실망과 배고픔을 안겨주었다.
조각을 하는 데만도 38년인가 걸렸다는 트레비 분수에서, 아이들은 각각 1,2센트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빌었다. 포세이돈이 중심에 위치한 트레비 분수에 얽힌, 진짜 창문이 아니라 조각된 가짜 창문이 있다던지, 조각가에게 밉보인 이발사에게 한 사소한 복수라든지 하는 뒷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내가 이름을 알만한 관광지마다 관광객들이 정말 바글바글했다.
난파선 조각 분수가 있는 스페인 광장을 들러, 유명하다는 커피점에서 0.9유로짜리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로마에서 제일 유명한 3대 아이스크림 가게 중 하나에서, 원래는 쌀맛이 유명하다지만, 수박맛과 복숭아맛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딸들도 1개씩, 두 배 무게의 아빠도 1개. 이거 불공평한 거 아닌가? 원조가 이탈리아라고 주장하고 있는, 유일한 피노키오 전문 기념품 가게에도 들렀다.
가이드 관광은 단체 프로그램이다 보니, 일정에 쫓기는 느낌이 있어서 사진을 찍기만 해도 여유가 부족하다. 하지만, 햇볕이 내리쬐는 로마의 하루 동안, 어쨌든 중요한 방문지는 다 돌아본 것 같아서, 힘들지만 나름 꽉 채운 것 같은 하루였다. 2만 5 천보 정도는 걸었나 보다.
1일 지하철 패스를 산 김에, 관광 후 아시안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거의 떨어져 가는 김치와 참기름, 그동안 못 먹었던 두부와 만두, 떡국떡, 미역, 라면 등 필요한 식재료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아, 당분간 식재료 걱정은 덜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