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냐? 나도 아프다.
명퇴를 결심한 2024년 여름부터, 그동안 방치해 두었던 치료들을 시작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큰 문제없으면 그냥 버티던 것들을, 하나하나 치료하고 멀쩡하게 놀고 싶어서다.
먼저 발바닥에 오래된 사마귀 제거를 시작했다. 너무 크고 깊어서 냉동질소를 쏘는 치료를 2,3주마다 한 번씩 1년째 받고 있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알았으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 같다. 방문한 김에, 아주 어려서부터 머리에 손톱만 하게 돋아난 것을 의사에게 보였다. 이것도 그냥 사마귀라고 했다. 냉동치료 2번 만에 깨끗이 나았다. 엄마가 "어려서 생긴 태열 자국이다"라고 해서, 머리 깎을 때마다 불편하게 50대 중반이 되도록 살아왔는데, 이렇게 한 방에 허무하게 낫다니.
어려서부터 충치가 많아서, 무려 십 수개를 아말감으로 때웠다. 치과의사 말로는 아주 잘 관리한 것이라고 한다. 엄마가 치아로 고생을 많이 해서, 자식들은 치과에 바로바로 데려갔다. 그래서, 땜빵은 많아도 관리가 잘 된 것이라고. 그런데, 그중에 이젠 나이가 들어서 어금니 근처 치아 하나가 쪼개지려고 한다. 크라운을 씌우라는데, 신경을 죽이고 긁어내야 한다고 한다. 아, 뭔가 무지 무섭다. 그러느니, 이번에 그냥 임플란트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고서는 3,4달 동안 더 버티다가 다른 치과를 찾아갔다. 이 병원은 검사를 하더니, 5개를 크라운 해야 한단다. 다시 원래 치과로 돌아갔다. 여기서는 일단 한 개만 치료한다. 영화에서 고문할 때마다, 왜 이에 갈아버리는지 알 것 같다. 건치 이병헌이 부럽다.
저번에 허리가 아파서 말년의 삶을 당겨서 체험한 얘기는 이미 썼는데, 허리 아파 치료받으러 간 김에 무리하게 운동하다 다친 어깨에도 주사치료를 받았다. 또 그 김에, 만성적인 손목통증도 치료받으려고 했는데, 현재는 특별한 염증이 보이지 않는다며 아플 때 다시 오란다.
몇 주 전에는 갑자기 XX이 열이 나면서 붇고 아파서 병원에 갔다. 정관수술한 사람이 심하게 무리해 운동하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단다. 수술한 지는 20년이 됐고, 전혀 열심히 운동하지 않았는데, 이상하다. 무려 12일간의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얼마 전부터 양쪽 팔과 곳곳이 가렵다. 마당 잔디 깎으려고 창고를 뒤지면서 먼지 알레르기가 생긴 건가 했는데, 그런 것 치고는 너무 오래 계속 가렵다. 그냥 버티고 있다. 히트상품 '발을씻자'로 열심히 잘 씻고 있는데, 왼쪽 발바닥에는 갑자기 무좀이 생겼다. 글을 쓰다 보니, 아주 곳곳이 더럽구나.
왜 은퇴를 앞두니까 갑자기 곳곳이 고장이 날까? 그냥 늙어서 그런 건가? 누구 말로는, 직장 생활하면서 긴장했던 마음이 풀리면서 아프기 시작한 것이라는데, 직장 생활하면서 하나도 힘들지 않았는데 이상하다. 100세 시대라는데, 살살 달래가면서 써야 한다. 같이 잘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