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육손이네 김장 분가 체험기
2020년도 김장은 코로나 덕문에 온 가족이 모이는 일은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동생 내외와 김장을 하였습니다.
장모님 댁은 이웃의 도움을 받아서 김장을 하였지요. 자장면과 짬뽕 탕수육으로 파티를 열었습니다.
동네 이웃들과 잔치하는 날과 같았습니다. 김장하는 일도 여럿이 이 모여 품앗이를 하게 됩니다. 김장하는 이들의 식사 준비 상차림은 잔칫상과 같아요. 추운 계절이기 때문에 따듯한 국물로 동태 탕을 선호합니다. 돼지고기
수육도 빠질 수는 없습니다.
일하는 인원에 따라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할 때도 있지요. 올해 육손이의 김장은 분가했습니다.
가족이 4명이지만 동태 탕과 돼지고기 수육을 준비하였어요.
이틀 동안 몸무게가 2킬로나 늘었습니다. 체중계 숫자를 보면 먹는 것을 줄여야 하지만,
배추절임과 돼지고기 수육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2019년에는 어머니와 형제 3집이 함께 김장을 했습니다. 고모네 단독 주택에서 김장을 준비했었죠.
고모네 밭에서 키운 배추와 고추를 샀어요. 밭에서 직접 배추를 따오는 거지요.
경운기 운전은 경험이 많은 고모부 역할입니다. 허리 디스크 수술로 움직임이 불편하지만 경운기 운전을
담당했습니다. 김장하러 오면서 시장에서 동태와 삼겹살을 준비했어요.
술은 소주와 막걸리로 구색을 맞추었습니다.
배추를 자르고 절이기 시작합니다. 어머니는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 배추를 넣고. 소금물에 담그고 꺼내서
소금을 뿌렸습니다. 켜켜이 쌓아 놓은 배추 위로 소금을 조금 더 뿌려줍니다. 배추 절이는 것이 마무리되면서
동생과 제수씨와 아내 등이 함께 움직입니다. 배추 속을 넣을 재료를 준비했어요. 파를 다듬고, 마늘은 껍질을 벗기고 씻어줍니다. 갓은 깨끗이 씻어서 잘라주지요. 무는 수세미로 닦아서 씻어 줍니다.
무를 채칼로 미는 것을 했지요. 동생은 군 복무 시절 식당 사병 근무 경력이 있었어요. 야채를 칼로 써는 일을 잘합니다. 요리사 같은 손놀림이 난타 공연을 보는 듯합니다. 어머니는 육수를 준비하였죠. 북어 대가리와 무 다시마로 육수를 우려냅니다. 찹쌀 풀을 준비했지요. 고모네에 없는 야채와 재료는 농협 마트에서 사 왔습니다.
김장 속 재료 준비를 마치고 취향에 따라 소주와 막걸리를 마십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국과 밥을 준비합니다. 동태 탕에 반주를 하게 됩니다. 쌓여 있는 이야깃거리를 내어 놓게 되지요. 얼근해지면 스마트 폰을 켜고 노래자랑을 시작하였습니다. 제수씨가 선창을 하고 난 뒤, 돌아가면서 노래를 하라고 요청하네요. 노래와 이야기로 떠드니 출출 해집니다
누군가 튀긴 통닭이 먹고 싶다고 말을 하는 순간 전화로 주문을 하지요. 맥주와 통닭을 먹으면서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절이는 상태를 보아서 배추를 위와 아래를 바꾸어 줍니다. 아래에 눌린 배추와 위에 있는 배추의 절임 상태를 같이 맞추어 주는 것이지요.
다음 날 아침 6시 일어나 고양이 세수를 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절인 배추의 소금 끼를 걷어 내는 것이죠
새로운 물을 받아서 세 번을 헹구어 줍니다. 1번 통에서 애벌 씻기, 2번 통에서 두 번 씻기를 합니다. 3번 통에서 마지막 헹굼을 했습니다. 씻어낸 배추는 차곡차곡 쌓고 물기를 빼줍니다. 아침을 가볍게 먹습니다. 김장 속을 준비합니다. 무채와 야채를 큰 통에 넣고 고춧가루를 뿌립니다. 육수와 찹쌀 풀, 멸치 액젓, 소금을 넣고 버무려 줍니다.
속이 준비되면 배추 꼭지를 다듬어서 날라 주는 일은 담당했습니다. 뺀질이처럼 뒤로 빠지는 것이죠. 김치 버무리는 이에게 배추를 전달합니다. 어머니는 배추와 속을 잘 버무린 김치를 통에 넣습니다. 김장이 끝나면 각자 몫 따라 차량에 실어 둡니다.
점심은 반주 없이 먹습니다. 코로나 발생 직전 연도에는 모여서 김장을 했었지요. 김장을 한 지 1개월도 안되어
배추가 흐물흐물 해졌어요. 어머니는 많이 속상해하였지요.
"소금이 좋은 것이 아니면 그럴 수 있다."
"배추가 얇아서 그럴 거야"
" 배추를 키울 때 가뭄으로 집에서 호수를 연결해 수돗물을 많이 주어서 그런가"
여러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어머니는 배추 30포기를 사서 김장을 다시 했지요. 같은 소금을 사용했지만 배추가 무르지 않았어요.
"내년에는 마트에서 배추를 살까 봐! "
"그래 바꾸지 뭐 " 2년 동안 배추가 물렀으나, 고모의 체면을 생각해서 올해는 김치를 사서 먹는다고 말했어요.
2020년 11월 진위면 농가에서 배추를 구입했습니다. 어머니는 70포기를 담가 동생과 나누었습니다.
배추 포기가 큰 것이 많아서인지 큰아들 몫으로 3통을 남겨 두었어요.
"김장을 한다고 말을 안 했으면 그냥 얻어먹는 건데"
"김장을 한다고 했으니 안 할 수도 없고 고민되네"
아내는 김치 만들기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어머니 주도로 한 김장 보조 역할에서 독립하는 것이죠. 배추는 평택시 진위면의 한 농가에서 사 왔습니다. 상품의 배추는 일찍 판매된 것 같았어요. 배추 포기가 중품 정도인데 25포기를 구입했습니다.
밭에서 직접 싣고 온 것입니다. 포기당 1천 원꼴로 계산되네요. 퇴근 후에 차에서 배추를 아파트 베란다로 올려놓았습니다.
" 밤에 배추를 절 일 거야?"
"아니 낮에 절 일 거야!"
"그럼 저녁에 버무리게 되나"
"토요일은 절이고 일요일 낮에 김치 속을 넣어야지"
편안하게 반주로 막걸리를 마시며 쉬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8시 일어나서 김장 행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배추를 잘라서 전달하면, 아내는 배추를 소금물에 넣습니다. 배추를 차곡차곡 쌓으면서 소금을 뿌립니다.
25포기를 자르고 절입니다. "아이고 허리야!"
"김치가 3통이나 있는데 하지 말 걸" 김장도 힘든 노동입니다. 몸의 여기저기가 삐걱거립니다.
"괜히 김장한다고 했나." 속을 만들 재료를 사러 나갔습니다. 가까운 야채 가게에서 무와 골파를 구입했어요.
"골파 량이 부족해 더 사 와야 할 것 같아"
"중앙시장에 가서 사 오면 될 것 같아"
"집 청소할 테니 다녀오셔" 무를 씻고 나서 갓과 골 파를 사야 합니다. 동태 탕 재료와 수육 거리 돼지고기를
사 올 것입니다. 무 20개 수세미로 문질러 씻었습니다. 배추를 절이면서 떨어져 나온 쪼가리가 50리터 봉투로
가득했습니다.
걸어서 시장을 갈까? 버스를 타자. 시장은 많은 사람들로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김장 준비를 하는 사람들과 반찬거리를 사러 온 사람들일 것입니다. 야채 가게에서 갓, 골파, 대파, 쑥갓, 미나리를 삽니다.
생선 가게에서 동태를 봅니다. 세 마리 6천 원 토막을 쳐주는데 미더덕이 없어요. 다른 가게에는 3마리 오천 원이고 미더덕이 있었어요. 동태는 그대로 비닐봉지에 담아 주었습니다. 미더덕이 4천 원 동태보다 비싸네요. 퍼주는 것이라면 2천 원어치 살려고 했는데 포장이 되어있네요.
카톡에 적힌 재료를 사고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합니다.
일요일 아침 8시 일어납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소금에 절인 배추를 씻었습니다. 절임 통에서 헹구고 1번 통으로
던집니다. 아내는 1번 통에서 씻고 2번 통으로 옮깁니다. 2번 통에서 헹구어 3번 통으로 옮겨 주었습니다.
세 번째 통에서 씻은 배추를 바구니에 쌓았습니다.
"아이고 허리야"
" 배추 꼭지를 따서 두 군데로 나눠요"
가운데 쌓아 놓은 배추를 중심으로 양쪽에서 배추 꼭지를 따면서 옮겨 쌓지요. 두 시간 동안 물이 빠지도록
기다려 줍니다. 배춧국에 밥 한 숟가락 말아먹습니다. 스마트 폰으로 김치 버무리는 장면을 찍을 준비를 하였습니다.
아내는 " 나오면 안 돼 편집 잘해"
"동영상 편집은 왕초보인데 걱정되네"
스마트폰 동영상 촬영을 누르고 김치 속을 버무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무채를 쏟고 고춧가루를 뿌립니다.
섞어주는 작업은 마당쇠 몫입니다. 찹쌀 풀, 새우젓 생강즙 차례로 넣으면서 섞었지요. 갓 골파를 넣고
다시 버무립니다. 잠깐이지만 허리에 통증이 오네요, 김장으로 배추 25포기 하는데도 만만하지 않군요.
아내가 주방장이고 나는 보조 일꾼입니다. 절인 배추 하나씩 잡아서 속을 넣어 김치로 변신시키는 일은 큰 애와 함께 합니다. 통에 담는 것은 아내 담당이지요.
김장 김치 속 만들기 레시피는 개인의 취향이나 집집마다의 특성이 따로 있나 봅니다. 달라지는 것은 속을 만드는 양념이 변화가 많은 부분입니다. 어머니에게 어깨너머로 배우긴 했지만 인터넷 검색으로 레시피를 살폈습니다. 재료는 눈으로 보아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굴이나 생새우를 넣는 경우가 되겠지요.
아내는 양념을 준비할 때 믹서와 재료를 넘깁니다. 마늘을 갈고 생강을 갈았습니다. 생강은 섬유질이 많아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립니다. 새우젓을 한 공기 정도 갈았습니다. 일 년 중에 큰 행사 중에 하나를 해냈어요.
힘든 노동 후에 소주 한 잔으로 피로를 녹여냅니다.
"나중에 딸들한테 김치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어머니는 작년에 혼자서 30포기를 했었는데 상상이 안 되네"
"둘이서도 25포기도 힘든데"
"너희들이 사다 먹어라!"
"그래도 김치를 만들어서 주는 것이 좋겠지"
소주 한 잔에 마음은 백 번도 더 변합니다.
김치를 100포기 이상 해온 어머니의 노고를 생각해 봅니다. 힘든 노동을 어떻게 견디었을까?
한국인의 식단에 없어서는 안 되는 김치입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서 김치를 안 먹는 사람도 생겼지요.
김치가 장독에 가득하고 곡간에 쌀이 있으면 걱정을 내려놓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머니 세대였습니다.
어머니는 지금은 혼자 살림을 하고 있습니다. 동생은 같은 아파트 다른 라인에 살고 있어요.
장남과 막내는 따로 나와 살고 있지요. 막내는 빨래며 밥을 챙겨 주는 나이 든 어머니의 불편함을 덜어 주고자
했습니다. 어머닌 쌀을 5포 정도를 방앗간에서 한 번에 구입합니다. 어린 시절 배고프게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쌀이 가득하고 김장김치를 준비하면 든든하다고 합니다.
농법이 옛날에 비해 발달하였고, 공장에서는 김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장 기간도 길어졌지요.
김장 김치를 만드는데 고민하지 않는 집도 많아졌습니다. 야채도 때때로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김장에는 추억이 버무려져 있는 것입니다. 김장 양념에는 부모님 회상 한 바가지 곁 들여질 것입니다.
자녀들과 새로운 추억거리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김장하는 일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녀가 자라서 김장을 할 때면 어린 시절 부모를 도와 손을 빌려주던 때를 떠올릴 것입니다.
김장은 개인의 역사가 이어지는 통로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