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인생 콘텐츠 이야기

나를 성장시킨 것들

by 평범한 직장인

지금은 핸드폰 없이 하루를 사는 것도 힘듭니다. 유튜브를 보면서 재미와 지식을 얻고, 틈틈이 게임을 하기도 하고, 메신저와 SNS 통해 여러 사람들과 소통을 합니다. 문득 내가 자라던 시절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어릴 적 어른들이 TV가 없었던 시절 이야기를 하면 상상하기 힘들었는데, 제가 어느새 요즘 세대들이 상상하기 힘든 시절에 살았다고 생각을 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래도 제가 기억이 가능한 어린 시절에 집집마다 테레비는 기본적으로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텔레비전에 중독되어, 공부를 하지 않고 텔레비전을 보는 것을 죄악시하는 풍조가 있었네요. 인기 많은 드라마가 시청률 40%가 넘는 것은 예사였고, 본방사수라는 말도 없었습니다. 공중파 방송밖에 없기 때문에 재방송을 하는 경우도 드물었으니, 당연히 본방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고 싶은 방송을 하는 시간에 외출을 해야 하면 어쩌나 싶지만, 녹화를 하면 됩니다. 집집마다 비디오테이프 정도는 다 있었고, 예약녹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조금 번거로워도 나중에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방송만 보지는 않았습니다. DVD방은 없었지만, 비디오 대여점이 있었거든요. 이미 빌려간 비디오는 비디오 곽을 거꾸로 놓습니다. 인기가 많은 신작은 여러 개를 구비해 놓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비디오곽이 뒤집혀 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요즘은 가족끼리 방에 박혀서 핸드폰만 보지 말고 같이 티비를 보며 대화를 하자는 말을 한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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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음악이라는 마약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노래방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집에서 노래를 불렀고, 지금은 심각하게 다루는 층간 소음을 발생시켜서 주의를 받은 적도 몇 번 있었네요.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앨범을 사거나 카세트테이프에 녹음을 하는 방법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라디오를 많이 듣게 되었죠. 앞뒤 잡음이 들어가지 않게 좋은 타이밍에 녹음 버튼과 녹음 정지 버튼을 누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노래 인트로에 DJ가 맨트를 하면 짜증이 났습니다. 제 방에는 그렇게 녹음된 카세트테이프가 100개 넘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 없었기 때문에 노래 가사를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듣기만으로 모든 노래 가사를 정확히 알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모든 노래의 앨범을 살 돈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동네 문방구 앞에 쌓아놓고 주 단위로 무료로 배포하던 노란 종이가 구원자였습니다. 무슨 전화노래방 같은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기억하는데, 전화를 걸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광고효과는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노란 종이에는 당시 최신 인기가요 1곡의 악보와, 5~6곡의 가사가 적혀 있었습니다. 매주 그 종이를 보고 최신 가요를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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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 책을 많이 읽었다는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많은 책을 읽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린 시절에는 닥치는 대로 이런저런 책을 많이 읽었고 약간의 활자 중독 증상도 있습니다. 사실 지금 시절에 태어났다면 책을 그렇게 많이 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매체가 많아진 지금, 책이 아닌 다른 것을 봤을 가능성이 높았겠죠. 책중에 가장 재미있는 만화책도 엄청나게 많이 읽었습니다. 거의 고등학생 때까지 매일 2~3권은 본 것 같네요. 그렇다고 덕력이 높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많은 책을 볼뿐, 내용도 금방 까먹고, 세세한 부분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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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면서 영화도 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책에 비해 시간 조절을 할 수 없는 영화를 많이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만화책을 애니메이션보다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런지 심각한 영화보다는 그냥 쉴 새 없이 웃기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딱히 영화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가지지도 않습니다. 그냥 아무 기대 없이 가면 영화는 평가보다 훨씬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철저히 유희로만 영화를 보는 저지만, 가끔 뒤통수를 치는 듯하는 영화들이 나옵니다. 분명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빨려 들어가 보게 되고 여운이 남는 영화가 몇 편 있습니다.




대학 시절에 스타 크래프트를 빼놓을 수는 없겠네요. 텔레비전, 음악, 책, 영화 등은 하나의 장르인데, 게임이라는 장르 중에 스타 크래프트는 워낙 특별했기 때문에, 스타 크래프트 장르라고 말해도 될 정도입니다. 스타는 정말 혁명적인 게임이었고, 10년이 넘도록 인기가 줄지 않았으며, 수많은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결국 스타리그는 지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제 세대 남자들 대부분 그 시절 이야기에 공감할 것입니다.


유튜브 영상은 독자를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대부분 짧고, 자극적입니다. 훨씬 재미있지만 막상 기억에 남는 콘텐츠는 주로 팟캐스트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굳이 긴 콘텐츠를 찾아 집중해서 보지 않고 듣기만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라디오를 많이 듣던 세대라 그런지 유튜브를 더 많이 봄에도, 음성으로만 하는 방송이 더 끌리는 것은 뭔가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리워하는 마음일까요? 사실 팟캐스트는 디지털이지만.




누구나 자신의 삶을 한번 돌아보면 자신을 키운 콘텐츠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콘텐츠에 영향을 받아 지금의 자신이 만들어졌습니다. 요즘 세대별 라떼 콘텐츠, 복고풍 콘텐츠가 인기가 많죠? 저도 한 번 유행에 편승해서 "라떼는 말이야"를 한번 시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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