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만화]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다

슬램덩크

by 평범한 직장인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로 기억합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농구 붐이 일고 있었습니다. NBA에는 마이클 조던을 비롯하여, 사킬 오닐, 찰스 바클리 등 어마어마한 선수들이 활약을 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한국 농구계에는 연세대 독수리 5인방이 놀라운 실력과 외모로 지금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손꼽아 기다리면서 보던 드라마 마지막 승부가 5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농구 인기를 견인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농구 붐에 방점을 찍은 것은 슬램덩크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어린 세대는 아마 TV 애니메이션으로 더 유명할 것 같은 슬램덩크는 제 어린 시절을 지배한 만화책이었습니다. 몇 번을 다시 봤는지 모르겠고, 다시 볼 때마다 재미있고 새로운 책이었습니다. 슬램덩크에서 만든 명언도 많아서 지금도 가끔 여기저기서 쓰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슬램덩크 명언 모음이라던지, 슬램덩크를 분석한 자료는 인터넷에 너무나도 많이 있기 때문에 괜찮은 유튜브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https://youtu.be/okeNgIWtPhQ

3편으로 되어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정말 만화를 좋아했던 저에게 슬램덩크가 특별났던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주인공 이외의 캐릭터에게도 각각의 삶을 보여줍니다. 과거의 만화는 대부분 주인공과 조연급 인물 몇 명의 삶만은 보여주며, 그 이외의 캐릭터는 단지 주인공과의 관계를 위해 캐릭터만 부여한 채로 만화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슬램덩크는 누가 봐도 주인공은 강백호이지만, 저는 강백호보다 서태웅을 더 좋아했고, 북산고 농구부 모두 뚜렷한 개성을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상대팀, 잠시 스쳐 지나가는 팀의 사람까지도 특징을 부각했습니다. 엑스트라인 백호 군단의 이용팔, 노구식, 김대남조차 지금도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요 줄거리 중간중간에 살짝 그들의 인생도 드러날 정도로 섬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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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다니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심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학창 시절보다 더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게 되며 직급이 존재하다 보니 친구 관계가 되기 어려운 사람이 많고, 이에 한번 얘기만 해보고도 "뛰어난 사람", "별 도움이 안 되는 사람", "열정은 있지만 능력이 부족한 사람", "좀 이상한 사람" 등으로 사람을 분류하게 되고 그 사람에 대해 더 이상의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필요 없기 때문이죠. 그렇게 기계화된 평가를 통해 일을 처리해내고, 그 사람의 캐릭터에 따라 대응을 하게 됩니다. 안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도 소위 "남의 집 귀한 자식"이고 사연이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그런 식의 사람 관계에 익숙해져서 타인에 대한 생각이 좁아집니다. 이 만화를 보고 나서 모든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역사가 있고, 생각이 있음을 항상 생각하며 단정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나 중심의 세계관에서 다양한 중심의 세계관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된 것이죠.




슬램덩크는 정말 명장면이 많은데, 특히 작가의 작화 실력이 점점 늘어 산왕과의 대결 마지막 장면, 대사 없이 그림만으로 긴박한 상황을 나타낸 부분은 정말 수 없이 본 최고의 명장면입니다. 슬램덩크를 보면 왠지 유노윤호 못지않은 열정이 생기는 느낌입니다. 청소년 권장 도서가 돼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대부분의 인기 만화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슬램덩크는 앞으로 풀어갈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에 연재 종료가 아쉽다는 말이 많지만, 마지막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을 만큼 최고의 엔딩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인기를 이용하고자 2편을 내지 않고, 폐허 학교 칠판에 슬램덩크 그 후 이야기를 살짝 그린 것은 캐릭터에 대한 무한한 상상을 할 수 있게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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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 어린 시절 연재하던 만화 중에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드래곤볼이었습니다. 아이큐 점프를 누군가가 사면 5~6명이 둘러앉아 봉인되어 있던 드래곤볼 페이지를 칼로 찢어서 두근두근 한 마음으로 보던 기억이 나네요. 드래곤볼 외에도 만화를 좋아해 대여점에서 고등학생 때까지 만화책을 많이 빌려보던 기억도 납니다. 재미있고 의미 있는 많은 만화가 있었지만, No.1은 역시 슬램덩크입니다. 마지막으로 슬램덩크와 관련된 재미있는 영상 소개를 하며 마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qQUEI8uzU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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