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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요?

일상으로의 초대

by 평범한 직장인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일반 대중들이 정치인에게 가장 크게 바라는 것은 아마도 경제 문제일 것입니다. 때문에 대중의 마음을 파악하는데 가장 민감한 정치인들은 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일꾼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 문제는 가장 우리 피부에 와닫는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너도나도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을 하고 갖가지 공약을 내세우지만, 사실 정작 그 공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경제 대통령",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등의 강렬한 문구에 사실상 많은 판단이 좌우되며, 과정보다는 결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경기는 사실 판단하기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거대한 경제를 쉽게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고, 또한 그렇게 쉽게 표현해버리면 왜곡이 심해집니다. 지표만 해도 수십 가지가 있고, 해석도 제각각입니다. 때문에 특정 몇 가지 지표를 모아서 경기가 좋다 혹은 나쁘다로 이야기하는 것은 어느 시대나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내 주위의 사람들을 지표로 삼는 것은 더 위험합니다. 자신의 주변에 몇 사람이 망하거나 부정적인 말을 한다고 경기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객관적이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거대한 경제를 딱 잘라서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왜곡도 그만큼 쉽습니다.


게다가 설사 경기가 좋다 해도 세계적인 호재에 의해 얻어걸린 것인지, 정말 정부가 잘해서인지 판단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경기가 나쁜 상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경제가 나쁜 상황에서 우리나라 성장률이 꺾였다고 비난하는 것도 논리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성장률이 꺾였는데 잘했다고 판단하기도 껄끄럽습니다. 때문에 대단한 경제 전문가가 아닌 이상 사실 경제 성과에 정부의 영향을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대단한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정부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걸까요?




아마도 과거 우리나라의 계획 경제 시절에 한강의 기적을 경험한 세대들은 당연히 정부의 역할에 대해 상당히 크게 생각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재와 부정이라는 문제가 있었지만, 정부 엘리트들의 주도하에 많은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다른 방식으로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때의 성과를 기반으로 지금 우리나라의 위상이 만들어졌고, 세계적으로도 꽤나 높은 경제 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저는 경제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을 다소 과소평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와서 일을 하다가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프로젝트를 매니지먼트하는 일입니다. 처음에는 수많은 실질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중요하지, 제가 하는 일이 프로젝트의 성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잘 돌아가지 않아 많은 매니지먼트 인력을 바꾼 적이 있었습니다.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대로였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관리자 능력에 따라 성과가 상당히 올라가는 것을 경험하고, 이를 정부와 경제 주체의 관계로 대입시켜서 생각해보니 정부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 과거의 계획 경제 시절이 아니고, 정부도 경제 주체를 매니지먼트하지는 못 합니다. 과거보다 산업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을 뿐만 아니라 복잡해졌습니다. 정부에 아무리 엘리트들이 있어도 그들의 지식만으로 전문 분야를 총괄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다양한 분야를 조율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과거의 생각으로 정부에서 경제를 통제하려 했다가 헛돈만 쓰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사실 이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시대의 방식은 마치 인터넷 메인 화면에 좋은 컨텐츠를 올리기 위해 일일이 에디터들이 읽어보고 배치시키는 식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 시대는 유튜브처럼 적절하고 공정한 알고리즘에 의해 경제가 돌아갈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시켜주는 것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가는 대기업 지원 중심인지 중소기업 지원 중심인지, 신규 창업을 어떤 기준에 따라 지원할지, 불공정한 사례를 어떻게 감지하고 막을지 알고리즘을 제시하여야 하고, 국민은 선택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당선이 되면 그 알고리즘 대로 제대로 흘러갔는지를 평가하고, 그 알고리즘대로 해도 성과가 좋지 않다고 판단이 된다면 다른 알고리즘을 선택하여야 할 것입니다. 사실 앞에서 말했듯이 성과는 상당히 주관적이라서 평가가 어렵지만, 제시한 알고리즘을 제대로 지켰는지는 어느 정도 객관적 평가가 가능할 것입니다.


선거만 하면 정책은 없고 네거티브만 있다는 비판이 항상 등장합니다. 네거티브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에게 잘 먹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치문화가 바뀌기 위해서는 많은 대중들이 더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하고, 그렇게 하더라도 선거가 자주 있지 않으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기에 바뀌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계략과 네거티브에 대중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방법으로 저는 공약 달성률과 공약의 현실성만 보고 우선 판단하자는 생각을 제안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 정당을 쳐다보지 않는다면 모든 정당은 공약을 잘 지키게 될 것입니다. 일단 모든 당이 공약을 잘 지키게 되어야 정책 및 공약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로 선거를 치르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입니다.


정치인이 공약에 신경을 쓰게 만드는 방법은 유권자가 공약에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수많은 가짜 뉴스와, 그 당이 잡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등의 불안을 조장하는 말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일관된 생각의 스펙트럼에 따라 객관적으로 공약을 분석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사회도 경제도 조금씩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진 : 볼터치를 한 채 무대에 오르겠다는 1위 공약을 수행하기 위해 준비 중인 트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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